“슬럼프 극복 위해 홀로 뉴욕으로”…‘10주년’ 이진아가 전한 ‘도시의 속마음’[SS인터뷰]

유다연 2023. 9. 19.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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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이진아. 사진 | 안테나


[스포츠서울 | 유다연인턴기자] 2012년 SBS ‘K팝스타2’를 통해 혜성같이 등장했다. 2013년 첫 앨범을 낸 뒤 벌써 가수 생활 10년차. 그 사이 평생의 반려자를 만나 결혼했지만 가수 이진아는 극심한 슬럼프에 시달렸다. 그는 “머릿 속 기준은 한없이 높아지는데 실력이 받쳐주지 못한다는 괴리감에 제 자신이 너무 미웠다”고 고백했다.

슬럼프 탈출을 위해 그가 택한 방법은 여행이었다. 매니저도, 배우자도 없이 홀로 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뉴욕의 저렴한 숙소를 구해 식비를 줄여 곡을 만들었다. 어느 재즈 바에서 빌리 하츠라는 드러머의 연주를 들은 뒤 ‘유레카’를 외쳤다. 이진아는 “아! 나도 저렇게 음악 하면 되는데”라며 무릎을 탁 쳤다. 장장 50일간에 걸친 뉴욕 여행의 깨달음이었다.

한국으로 돌아온 뒤 앨범작업이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지난 13일 세상에 나온 그의 정규3집 ‘도시의 속마음’은 이런 과정을 거쳐 빛을 보게 됐다. 지난 2018년 정규 2집 ‘진아식당 풀 코스’(Full Course) 이후 5년만이다.

“앨범마다 하고 싶은 말이 많았어요. 이번에 감사하게도 회사가 정규 앨범으로 발매할 기회를 줘서 한 곡으로 설명이 되지 않는 것들을 여러 곡을 통해 들려드릴 수 있게 됐어요.”


가수 이진아. 사진 | 안테나


앨범명인 ‘도시의 속마음’처럼 앨범의 주제는 도시다. 이진아는 “앨범을 만들 때 전략적으로 만드는 스타일이 아닌데 지금까지 만든 곡을 보니 ‘도시’를 주제로 한 곡이 많아서 선택하게 됐다”며 “개인적인 제목을 달까 하다가 원래의 저처럼 친절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도시’를 택했다”고 설명했다.

타이틀곡은 ‘미스터리 빌리지’(Mystery Village)다. 영화 ‘눈먼 자들의 도시’에서 영감을 얻은 곡이다. 노래 속 화자인 작은 소녀가 모두가 눈을 감고 있을 때 홀로 눈을 떠 타인을 돕는다는 내용을 담았다. 노래 가사에 등장하는 사람들이 저마다 꼭 쥐고 있다는 ‘신비로운 거울’은 스마트폰을 의미한다.

이진아는 “사람들이 휴대전화나 인터넷 등에 휘둘릴 수 있지만 나쁜 가치관에 영향을 받거나 자신을 잃지 말았으면 좋겠다는 의미를 담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제가 생각하는 이성적인 ‘미스터리 빌리지’는 지금과 같으면서 사랑이 더 많은 도시”라고 덧붙였다.

앨범에는 스텔라 장, 박문치, 사라 강 등 다양한 아티스트가 참여했다. 특히 앨범 마지막 트랙인 ‘말’에는 소속사 안테나 식구인 이효리와 이상순이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말’이라는 곡에 이효리 선배의 보컬이면 사람들 마음에 더 와닿을 것 같다고 생각했어요. 마침 이효리 선배님이 제 개인 채널에 댓글을 달아주셔서 용기를 얻어 바로 연락드렸죠. 선배님도 평소 생각하던 주제라며 흔쾌히 수락해주셨어요. 그 주 주말에 바로 제주도에 내려가 녹음했죠. 이상순 선배님이 기타까지 연주해 준 뜻깊은 노래입니다.”

가수 이진아. 사진 | 안테나


지난 2019년 피아니스트 신성진과 결혼한 이진아는 “이번 앨범에 남편이 스트링(현악) 편곡을 해준 덕분에 좀 더 편하고 세세하게 요구할 수 있었다”며 “제가 자신감이 떨어질 때마다 좋다고 얘기를 해준 덕에 앨범을 완성할 수 있었다”고 고마운 마음을 표현했다.

싱어송라이터로서 이진아의 목표는 듣는 이에게 위로를 주는 곡을 만드는 것이다. 그는 “많은 분께서 위로가 됐다고 해주시니 이뤘다고 생각하고 싶다”며 “저를 다그치면서 제작하는 것도 있지만 저의 부족한 점을 받아들이면서 자연스럽게 흘러가면 음악을 더 잘할 거 같다”고 전했다.

이번 앨범을 발매하며 이진아는 “‘도시의 속마음’을 통해 새롭게 저를 아는 분들이 생기면 하는 마음이 있다”며 “다른 나라에서도 제 인지도가 높아져서 여기저기 다니면서 공연을 하고 싶다”는 목표를 공개했다. 벌써 10년차 가수지만 30대의 목표는 없다며 “재즈 피아노도 더 공부하고 싶고 가스펠, 재즈 연주곡, 혹은 다른 이들과 함께하는 앨범도 발매하고 싶다”고 배시시 미소지었다.

willow6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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