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육아·불혹에도 신들린 디그, 김해란 "항상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윤승재 입력 2023. 9. 1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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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란. KOVO 제공


35경기 133세트. 39세 김해란(흥국생명)이 지난 시즌 코트에서 보낸 시간이다. 가장 많은 경기를 뛰었던 2017~18시즌(30경기)보다 5경기에 더 나섰고, 120세트를 넘게 소화한 것도 지난 시즌이 처음이었다. 출산에 육아, 무릎 부상까지 안고 있던 베테랑 김해란은 디그 2위(세트당 5.609개) 수비 2위(세트당 7.797개) 등 개인 호성적과 함께 팀의 정규시즌 우승을 이끌며 화려한 시즌을 보냈다. 

하지만 김해란은 만족할 수 없었다. 팀이 통합우승에 실패했기 때문.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한 흥국생명은  챔피언결정전에서 한국도로공사에 덜미를 잡혔다. 팀원 모두가 아쉬운 눈물을 흘리고 있을 때 김해란도 뜨거운 눈물을 쏟았다. “마지막이 너무 아쉬워서 눈물밖에 안 났다”라고 말한 김해란은 “악몽을 꾼 것 같다. 생각하고 싶지 않은 시즌이다”라며 지난 시즌을 돌아봤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김해란은 다시 새 시즌을 준비한다. 김해란은 구단과의 인터뷰를 통해 “지난 준우승을 계기로 조금 더 긴장해야 할 것 같다. (새 시즌은) 더 잘 준비해야 할 것 같다”라며 자신을 채찍질했다. ‘불혹’ 시즌을 맞는 입장에서 그는 “아본단자 감독님이 특별히 체력관리를 해주신다. 작년에도 몸 관리를 많이 받아서 몸이 좋았는데 마지막이 아쉬웠다. 이번 시즌엔 작년보다 몸 관리를 더 잘해서 시즌을 잘 치르고 싶다”라며 각오를 전했다. 

불혹의 나이에도 신들린 디그로 흥국생명을 우승시킨 김해란. KOVO
2022-2023 프로배구 V리그 포스트시즌 여자부 흥국생명과 도로공사의 챔피언결정전 5차전 경기가 6일 오후 인천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렸다. 아본단자 감독이 리베로 김해란을 보며 엄지를 들어보이고 웃고 있다. 인천=김민규 기자 mgkim1@edaily.co.kr /2023.04.06/


현재 김해란은 흥국생명의 전지훈련지인 일본에 있다. 흥국생명은 14일부터 20일까지 일본 효고현에서 전지훈련을 진행한다. 코로나19 이후 5년 만에 재개된 해외 전지훈련. 김해란은 “오랜만의 해외 전지훈련이라 기분이 좋지만, 훈련을 해야 하는 입장이라 긴장도 된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5년 전과는 상황이 다르다. 지금은 집에서 자신을 기다리고 있을 아들이 있다. 그는 “아들과 일주일간 떨어져 지내는 게 아쉽고 보고 싶다”라면서도 “오랜만에 이렇게 떨어져 있어야 엄마의 소중함을 알 것 같아 괜찮다”라고 말했다. 

김해란. KOVO
김해란. KOVO


2020년 4월 은퇴를 선언한 김해란은 그해 12월 아들을 낳은 뒤 2021~22시즌 시작과 함께 코트에 복귀했다. 출산과 육아로 1년을 쉬었다. 이후에도 김해란은 훈련과 경기, 육아를 병행하며 정신없는 시간을 보냈다. 김해란은 “운동이 끝나면 육아를 해야 한다. 아기를 위해 시간을 많이 못 보낸다는 미안한 마음도 있다. 연습이 끝난 후에는 무조건 집으로 빨리 달려가려고 한다”라며 고충을 토로하기도 했다. 

그만큼 어려운 ‘엄마 선수’의 길. 많은 선수가 스포츠와 육아 병행을 두고 은퇴를 고민한다. 먼저 이 길을 걷고 있는 김해란이 고민하는 후배들에게 조언을 해줄 수 있지 않을까. 이에 김해란은 “아직 (선수들과) 깊은 속 얘기를 아직 한 적이 없다”라면서도 “(육아로) 그만두려고 하는 선수들에겐 지금 이 (육아) 생활이 정말 좋다고 말하고 싶다. 정말 행복하고 좋은데, 좀 더 깊게 생각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만큼 김해란은 치열하게, 그리고 간절하게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불혹이 다가오고 있어 더더욱 그렇다. 그는 “늘 마지막이라는 마음가짐이 있어서 매일이 소중하다. 이 하루가 다시는 돌아오지 않기 때문에 매일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라고 말했다. 김해란은 “지난 시즌은 아쉽게 끝나서 올해는 통합우승이 목표다. 아프지 않고 후배들과 모든 경기를 뛰는 것이 목표다”라며 새 시즌 각오를 다졌다. 

김해란. KOVO


윤승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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