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시진핑 의중 파악” vs 中 “군사력 염탐”… ‘그림자 첩보전’ 격화
對中 인적정보망 복원에 박차
中, AI기술 등 동원-주요 인사 포섭
習, 도감청 우려 휴대폰 등 사용 제한
특히 미국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동태 및 의중 파악, 중국은 미국의 군사력 실태를 집중적으로 염탐하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7일 진단했다. 이에 시 주석이 도·감청을 피하려고 휴대전화 등 각종 전자기기 사용을 제한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중 갈등의 최전선인 대만에 대해서는 미국은 ‘시 주석이 정말 대만을 침공할 의향이 있는지’, 중국은 ‘미국이 진짜 대만을 지킬 의지가 있는지’를 파악하는 데 주력한다고 분석했다.
● 美, ‘反시진핑 中 엘리트’ 활용
앞서 CIA의 대중국 휴민트는 2010∼2012년 중국에 발각돼 와해됐다. 번스 국장은 올 7월 중국 관련 휴민트 역량 재건에 “성과가 있다”고 밝혔다.
NYT에 따르면 CIA가 새로 구성한 휴민트에는 중국공산당 관계자 등 고위 엘리트가 상당수 포함됐다. 반대파를 철저히 탄압하는 시 주석의 권위주의적인 통치 행태가 미국의 정보원 포섭에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시 주석을 포함해 공산혁명 원로의 후손을 뜻하는 정치 파벌 ‘태자당’ 관계자들조차 사석에서는 시 주석에게 반감을 표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이를 통해 미국은 올 2월 중국 정찰풍선의 미 영공 침범 사태 당시 시 주석이 군 수뇌부로부터 관련 사실을 미리 보고받지 못했다는 점을 파악했다. 시 주석은 이후 고위 장성 등에게 거센 불만을 표하며 이들을 질책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시 주석은 정찰풍선 사태로 중국 방문을 앞둔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의 방중이 취소될 것을 염려했다. 실제 블링컨 장관은 방중을 전격 취소했고 넉 달 후 중국을 찾았다.
● 中, AI로 美 스파이 감지
이런 미국에 맞서 중국은 AI, 소셜미디어 등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전직 미 정보요원은 NYT에 “중국이 미국 첩보원의 얼굴과 걸음걸이를 감지하는 AI 체계를 보유했다”며 해당 첩보원이 변장을 해도 파악할 수 있을 정도라고 전했다. 이로 인해 과거에는 중국의 감시를 피하기 위한 사전 준비에 불과 몇 시간이 필요했지만 이제 최소 며칠이 걸린다고 했다.
중국 국가안전부는 링크트인 등 서구 소셜미디어를 활용해 미 정부기관, 정보기술(IT) 기업, 방산업체 등에서 정보원을 모집하려는 시도도 벌이고 있다. 미 고위 관계자, 군인, 민간인에 대한 포섭 시도 또한 치열하다. 최근 미 법무부는 중국이 빌 클린턴 행정부에서 CIA 수장을 지낸 제임스 울시 전 국장을 2016년 미 대선 당시 포섭하려고 시도했다고 밝혔다. 당시 미 정계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당시 공화당 대선 후보가 집권하면 울시 전 국장이 미 정보당국의 수장으로 재기용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기에 충격을 줬다.
중국은 자국 민간인 및 외교관을 동원해 미 주요 군사기지를 ‘도촬’(도둑 촬영)하고 전자기파 수치도 측정했다. 올 8월에는 미 해군 기밀을 중국에 넘긴 혐의로 미 해군 병사 2명이 기소됐다. 미 정부 관계자는 “최근 1년간 파악한 중국의 첩보 활동만 10여 건에 이른다”고 했다.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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