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코 인사이드] KB스타즈 2년 차 안정현이 보여주고 싶은 모습
본 인터뷰는 7월 중하순에 진행했으며, 바스켓코리아 웹진 2023년 8월호에 게재됐습니다. (바스켓코리아 웹진 구매 링크)
청주 KB스타즈 안정현은 처음 접하는 비시즌 훈련에 연일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지독한(?) 훈련에 눈물이 나기도 했다는 그는 비시즌에 소화 중인 일정을 소개하며, 차기 시즌 각오를 단단히 했다.
“일단 기본적인 것부터 집중해서 하려고 해요. 기회를 받아서 코트로 들어가게 된다면, 감독님께서 저한테 바라시는 역할을 최대한 잘 수행하고 싶어요. ‘리바운드를 잡아라. 수비를 잘하고 와라’ 등의 지시사항을 충실히 해내서 믿음을 드릴 수 있는 선수가 되고 싶어요. 궂은일부터 착실히 하고, 팀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선수가 되겠습니다”
먼저 휴가 이야기부터 해보고 싶어요. 어떻게 보냈나요?
쉬면서 못 만났던 가족들과 친구들을 만났어요. (모교인) 선일여고에 가서 동생들이랑 운동도 했고요.
프로 입단 후 첫 비시즌 훈련 중입니다.
소집 후에 체력 훈련을 2주 정도 했어요. 처음 서킷 트레이닝을 하고 나선 한 번 울었어요(웃음). 진짜 힘들기도 했고, 마음처럼 안 되니까 답답하고 속상해서 그런 것 같아요. 인터벌 트레이닝 강도도 정말 높았어요. 그래도 마음가짐을 '해보자'라고 바꾸니까 버텨지더라고요. 미리 겁먹은 거에 비해선 잘 이겨낸 것 같다고 생각해요.
5월에는 어떤 일정을 소화했나요?
5월 초엔 워크숍에 가서 팀원들과 가까워지고, 팀워크를 맞추는 시간을 가졌어요. 이후엔 연습 경기를 하면서 본운동을 진행했고, 22일부터 열흘 동안 대만으로 전지훈련도 다녀왔어요. 대만에선 (대만 여자 농구팀) 케세이라이프와 연습 경기를 하거나 볼 운동을 했어요.
지난 6월 24일엔 트리플잼에도 참가했어요.
첫 경기였던 태국팀 슛 잇 드래곤즈(해당 대회 준우승)와의 경기에선 패했고, 두 번째 경기였던 삼성생면전에선 승리했어요. 저희가 속했던 B조 팀들이 모두 1승 1패를 했는데, 다득점 규칙에서 밀려서 토너먼트 진출엔 실패했어요.
3대3 대회는 처음인가요?
네. 3대3 자체를 처음 해봤어요. 5대5와는 확실히 다르더라고요. 첫 경기에선 어디에 있어야 할지도 몰랐고, 많이 헤맸어요. 경기 끝나고 언니들이랑 "이렇게 해보자. 저렇게 해보자"라며 이야기를 나눈 덕분에 다음 경기에선 괜찮아진 것 같아요. 관중들도 많았고, 색다른 경험이었어요.
트리플잼 이후엔 ‘W리그 서머캠프 2023 in 다카사키’에 다녀왔고요.
대회 끝나고 천안에서 연습 경기와 본운동을 하다가 13일에 출국했어요. 서머캠프 후에는 지역을 이동하면서 샹송과 아이신 등의 일본 팀과 연습 경기도 치렀어요. 경기가 없는 날엔 볼 운동과 웨이트 트레이닝을 했어요.
이번 비시즌엔 주로 어떤 훈련을 하고 있나요?
수비 연습을 많이 하고 있어요. 픽 게임 등에서 나올 수 있는 다양한 수비를요. 운동 초반엔 수비 위주로 하다가 공격까지 맞춰보고 정리하는 식이에요.
감독님과 코치님에게서 자주 듣는 이야기가 있다면.
수비와 리바운드, 박스 아웃 등 기본적인 것부터 하라고 말씀하세요. 그리고 수비할 때의 행동과 자세를 상세하게 짚어주세요. 2대2 상황에선 제가 수비를 먼저 보는 입장이니 토킹을 적극적으로 하라고도 하셨고요.
데뷔 첫해였던 2022~2023시즌 소감도 궁금해요.
관중석에서만 프로 경기를 보다가 프로 선수가 되니 신기하기도 했어요. 저도 뛰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고요. 제일 기억에 남는 순간은 정규리그 마지막 홈 경기예요. 이전까진 가비지 타임에 들어가도 슛을 넣지 못했는데, 그날 기회가 왔어요. '마지막 홈 경기니까 넣으면 좋겠다'라고 생각하고 있던 참에 말이죠. 같이 들어갔던 양지수 언니가 저한테 "볼 잡으면 자신 있게 하고 싶은 대로 해"라고 했어요. 볼이 왔을 때 언니 말이 생각나서 돌파하고 점퍼를 쐈는데, 그게 데뷔 득점이 됐어요. 언니가 좋은 말을 많이 해줘서 자신감을 가지고 잘 할 수 있었어요.
고등학교와 프로 무대는 다르죠. 어느 점에서 가장 큰 차이를 느꼈나요?
일단 힘이 달라요. 처음에 딱 '와, 힘이 진짜 세구나'라고 생각했어요. 몸싸움도 그렇고, 수비도 타이트해요. 수비할 때 조직적으로 움직이는 것 등 모든 면에서 달랐어요. (공격은요?) 고등학교 땐 한 명이 볼 잡으면 1대1을 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프로에선 2대2를 많이 하더라고요. 볼 없는 움직임도 많고요. 전체적으로 따로 노는 게 아니라 하나의 팀으로 유기적으로 움직이는 게 차이였어요.
숙소 생활도 처음이라고요.
모든 게 처음이라 걱정을 많이 했어요. '잘 버틸 수 있을까?'라고 생각했는데, 언니들이 편하게 잘 해줘서 적응을 빨리했어요. 제 룸메이트였던 (이)혜주도 적응하는 데 많이 도와줬어요.
유급해서 이혜주 선수와는 친구겠네요. 선일여고 동기인 성혜경 선수와 프로에서도 한솥밥을 먹고 있죠. 서로에게 힘이 좀 됐나요?
네. 서로 제일 잘 아니까 의지가 많이 됐어요. 적응을 마칠 때쯤엔 "우리 생각보다 잘 버티고 있다"라고 얘기하기도 했고요(웃음).
구력이 짧은 편이라고 들었어요. 농구는 언제 시작한 거죠?
세 살 터울의 오빠(안정욱, 고양 소노)가 먼저 농구를 하고 있었어요. 처음엔 농구에 생각이 없었는데, 엄마랑 오빠 경기를 따라다니면서 관심을 갖게 됐어요. 그래서 엄마한테 저도 농구를 하겠다고 말씀드렸는데, 많이 반대하시더라고요. (왜요?) 엄마도 대학까지 운동을 하셨었거든요. 힘든 걸 아니까 시키고 싶지 않다고 하셨어요. 생각보다 더 힘든 거라면서 말이죠.
그럼 농구는 어떻게 하게 된 거예요?
엄마랑 오빠가 다 반대해서 안 하다가 우연히 테스트를 받았어요. 오빠 동기의 사촌 동생이 정예림(부천 하나원큐) 언니였는데, 그때 예림 언니가 숭의여중에서 농구를 하고 있었어요. 오빠 동기의 아버지께서 "딸도 (입단) 테스트를 받아보는 게 어떻겠냐"라고 하셨고, '테스트니까 한 번 가보자'고 해서 엄마랑 같이 다녀왔어요. 그다음 날에도 오라고 하셔서 갔고, 그렇게 자연스럽게 하게 됐어요(웃음). 그때가 중학교 2학년이었어요.
전학을 간 건가요?
네. 태릉중학교를 다니다가 중학교 2학년 여름에 숭의여중으로 전학했어요. (당시에 키는 어느 정도였나요?) 한 173~4cm 정도 됐었어요.
숭의여중을 졸업한 후엔 선일여고로 진학했습니다. 고등학교 시절도 짧게 돌아볼까요.
제가 농구를 늦게 시작해서 기본기가 많이 부족했어요. 1학년 때 계셨던 박민혜 코치님으로부터 유급을 권유받았어요. 저도 미래를 생각하고, 가족들과 상의해서 유급을 결정했고요. 학교 수업에 안 들어가니까 오전 시간이 비었는데, 그때 박민혜 코치님께서 팀 훈련이 없는 오전 시간에 매일 나오셔서 1대1로 가르쳐주셨어요. 스크린 거는 것부터 피벗 등 기본부터 착실히 배웠어요.
3학년 때는 오충열 코치님의 지도를 받았죠?
네. 사실 제가 오충열 코치님 오시기 전까진 소위 저질 체력이었어요. 경기를 조금만 뛰면 금방 지쳤었죠. 한계일 줄 알았던 제 체력이 코치님의 훈련으로 좋아졌어요(웃음). 그리고 코치님 덕분에 자신감도 많이 얻었어요. 코치님께서 "잘하는데 왜 그러냐. 떨지 말고, 자신감을 가져라"라고 말씀해주셨어요. 경기을 많이 뛰면서 실력이 늘어가는 것도 보였어요. 박민혜 코치님과 오충열 코치님 모두 감사한 분들이에요.
안정현 선수의 장점도 소개해주세요.
미드-레인지 점퍼가 나쁘지 않은 것 같아요. 지금 포지션을 5번 가까이 보고 있는데, 외곽슛을 던질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고요. (전체적으로 슛에 자신이 있는 거네요?) 슛 연습을 많이 해서 그런 편이에요.
보완하려고 하는 점은요?
제가 포스트업 할 때 힘으로 밀면서 들어가는 게 아직 부족해요. 실전에서 부딪쳐 봐야 늘 것 같아서 연습 때 효과적으로 밀고 들어갈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어요. 웨이트 트레이닝도 더 열심히 하고 있고요. 그리고 로테이션 수비할 때 한 명이라도 구멍 나면 전체적으로 안 되는 거잖아요. 예전보다 나아진 것 같긴 하지만, 여전히 미숙해요. 수비에서도 발전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팀에서 본받고 싶은 선배 한 명을 꼽자면?
(김)민정 언니요. 시즌 때나 운동할 때 보면 움직임이 정말 좋아요. 여러 상황에서 노련한 모습을 저도 배우고 싶어요.
곧 2023~2024시즌이 개막합니다. 차기 시즌엔 어떤 모습을 보여주고 싶나요?
일단 기본적인 것부터 집중해서 하려고 해요. 기회를 받아서 코트로 들어가게 된다면, 감독님께서 저한테 바라시는 역할을 최대한 잘 수행하고 싶어요. ‘리바운드를 잡아라. 수비를 잘하고 와라’ 등의 지시사항을 충실히 해내서 믿음을 드릴 수 있는 선수가 되고 싶어요.
안정현 선수를 응원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각오 한 마디.
남은 비시즌에 안 되는 점을 보완하고, 박신자컵도 준비할 예정이에요. 리바운드 같은 궂은일부터 착실히 하고, 팀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선수가 되겠습니다.
사진 = WKBL 제공
일러스트 = 정승환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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