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만 믿고 3배 베팅했는데”…개미들, 대만발 악재 된서리

김제림 기자(jaelim@mk.co.kr), 문지웅 기자(jiwm80@mk.co.kr) 2023. 9. 18. 2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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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SMC 수요부진으로 시설투자 장비납품 연기
삼성·하이닉스 뚝…KRX반도체 지수도 3.3%↓
서학개미 몰린3배 레버리지 SOXL 8.6% 하락

세계 최대 반도체 위탁생산업체인 대만 TSMC가 시설투자 장비 납품을 연기했다는 소식에 국내외 반도체 관련주들이 된서리를 맞았다. 반도체 업황 조기 반등을 예상하고 3배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를 대거 사들인 투자자들은 큰 낭패를 보게 됐다.

18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는 2.5%, SK하이닉스는 2.78% 하락했다. 특히 한미반도체가 7.02%, HPSP는 6.08% 하락하는 등 반도체 소부장주들이 급락했다. 이로 인해 KRX반도체 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3.26% 내렸다. 이날 외국인들은 삼성전자 1108억원, SK하이닉스 359억원 등 코스피에서만 3666억원을 순매도했다.

지난 15일 미국 증시에서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가 3% 하락한 것이 반도체 투자심리에 악영향을 줬다. TSMC가 불안한 수요를 이유로 장비 업종에 대한 납품 연기를 요청했다는 소식에 TSMC가 2.43% 하락했다. 장비업체인 ASML(-4.06%), 램리서치(-5.08%)는 더 큰 폭으로 떨어졌다.

이날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 3배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인 SOXL을 대거 매수한 서학개미들은 하루만에 8.6% 평가손실을 기록하게 됐다.

이 ETF는 최근 1주일내 서학개미들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ETF이기도 하다. 서학개미는 연중 미국 장기채 ETF 투자를 많이 해왔지만 장기 국채 금리가 좀처럼 떨어지지 않는 상황에서 반도체 경기 바닥론을 예상하고 SOXL 투자를 늘려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달 들어 반도체 관련주를 꾸준히 사들여왔던 투자자들도 단기 손실이 불가피하게 됐다. 9월 들어 외국인과 기관들은 반도체 업황 턴어라운드와 AI발 반도체 수요 회복에 대한 기대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순매수했다.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대만 TSMC. [사진 출처=AFP 연합뉴스]
증권가에서도 최근 반도체주 비중확대 의견을 제시하는 보고서가 다수 나왔다. AI 수요에다 기존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 반등까지 감안할 때 본격적인 상승 사이클에 접어 들었다는 기대에서다. ‘지금 반도체 안 사면 뭐 사시게요(15일, 한국투자증권)’를 비롯해 삼성전자의 이익 개선으로 코스피가 대형주 주도의 상승장이 될 것이라는 ‘2023년 종목장은 끝났다(15일, 한화투자증권)’나 메모리반도체의 네번째 빅사이클이 시작됐다는 ‘Happy new Big Cycle(18일, 다올투자증권)’ 등의 보고서들이 반도체 업황의 강한 반등을 전망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분기 실적 발표에 이어 TSMC는 AI 반도체 수요 증가가 다른 부문(휴대폰, 랩탑 등)의 수요 부진을 상쇄하기는 어렵다는 상황을 재차 확인시키자 반도체 업종 전반에 대한 심리가 얼어붙었다.

다만 일시적인 투자 심리 위축에도 불구하고 이미 공급업체들의 감산이 진행된 메모리 반도체는 가격 반등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라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의 주가는 중장기적으로 볼 때는 바닥을 이미 친 것이란 반론도 여전히 만만치 않다.

지난 15일 미국 증시에서는 지수·선물 만기에 따라 변동성이 컸지만 오히려 이번 조정이 성장 가능성이 높은 반도체 업종에 투자할 수 있는 기회라는 얘기다.

KB증권은 “D램은 3분기부터 고부가 제품 생산 비중 확대로 2분기에 실적 저점을 이미 확인했고, 낸드는 4분기 가격인상과 재고축소 효과로 수익성이 3분기 저점을 확인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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