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이사는 해임, 여권 이사는 직무수행 정지···방문진에 무슨 일이

김기범 기자 2023. 9. 18. 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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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중 방송문화진흥회 이사가 18일 오전 정부과천청사 방송통신위원회 앞에서 해임 절차 진행 관련 입장 표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화방송(MBC)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의 이사가 18일 10명에서 8명으로 줄었다. 여권 추천인 김성근 이사는 직을 수행할 수 없게 됐고, 야권 추천인 김기중 이사는 해임됐다. 방문진 이사회 여야구도는 3대 5로 여전히 야권이 우세하다. 당분간 MBC 사장 교체 등은 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2부(정용석 부장판사)는 이날 권태선 방문진 이사장이 방송통신위원회를 상대로 “방문진 보궐이사 임명처분의 효력을 멈춰달라”며 낸 집행정지 신청을 인용했다. 이에 따라 권 이사장 후임으로 임명됐던 김성근 이사는 당분간 직을 수행할 수 없게 됐다.

권 이사장은 방통위가 지난달 자신을 해임한 뒤 김성근 이사를 후임으로 임명하자 각각의 처분을 취소해달라는 취지의 행정소송을 내고 집행정지도 신청했다.

법원은 지난 11일 해임처분에 대한 집행정지 신청을 인용했다. 이에 1심 본안 사건 선고일로부터 30일이 되는 날까지 해임 효력이 정지됐고 권 이사장은 직에 복귀했다.

후임이 이미 임명됐는데 권 이사장이 복귀하면서 방문진 이사는 법정 인원인 9명을 넘어 10명이 됐고 ‘위법’ 논란이 일었다.

앞서 이날 오전 방통위는 방문진 김기중 이사를 해임했다. 방통위는 정부과천청사에서 전체 회의를 열고 김기중 이사의 해임안을 의결했다.

방통위는 “(김기중 이사가)독립적으로 수행돼야 할 MBC 특별감사 업무에 참여해 MBC 감사 업무의 공정성을 저해하고 독립성을 침해했다”며 “MBC 사장 선임과정에 대한 부실한 검증과 MBC 사장에 대한 부실한 특별감사 결과에 대한 관리·감독 의무를 해태해 선관주의 의무와 충실의무를 위반했다”고 밝혔다. 또 “MBC의 경영성과 등을 적절하게 관리·감독하여야 함에도 과도한 MBC 임원 성과급 인상과 MBC 및 관계사의 경영손실, 공모사업 운영의 객관성 결여를 방치하는 등 MBC와 관계사 경영에 대한 관리·감독을 소홀히 했다”며 “이에 더 이상 방문진 이사로서 정상적인 직무 수행을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판단돼 행정절차법에 따른 사전통지 및 청문을 거쳐 해임하기로 의결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방통위원은 윤석열 대통령이 임명한 이동관 위원장과 여권 추천 위원인 이상인 부위원장 등 2명뿐이다. 이날 회의도 2인 체제로 열렸고 김기중 이사의 해임안은 전원 일치로 통과됐다. 앞서 김기중 이사는 이상인 부위원장이 해임안 의결에 참여하는 것에 기피 신청을 냈지만 방통위는 “해임절차의 지연을 목적으로 함이 명백한 경우에 해당한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김기중 이사는 이날 전체 회의가 열린 정부과천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미 권태선 방문진 이사장에 대해 법원이 해임 처분의 효력을 정지했다”며 “권 이사장에 대한 해임 사유와 나의 해임 사유는 완전히 같다”고 주장했다. 그는 “해임 처분을 강행한 것은 방통위원장의 법적 의무를 위반한 것이고 그에 따른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며 “방통위원이 바뀌었다고 방송 이사들의 임기를 함부로 흔들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김기중 이사는 바로 해임 처분에 대한 취소소송과 집행정지 신청을 법원에 냈다.

김성근 이사의 직무 정지와 김기중 이사 해임으로 방문진 이사는 8명이 됐다. 방문진 내 야권 추천 이사는 5명으로 여권 추천 이사(3명)보다 많다. 다만 권 이사장의 의결권 인정 여부는 오는 19일 열릴 방문진 이사회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김기범 기자 holjja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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