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성 '지쳤다', 풀타임 2루수+톱타자 '이중고' 속 9월 1할 타율 추락... 휴식 부여해도 '백약이 무효'
김하성은 18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의 링센트럴 콜리세움에서 열린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 2023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원정경기에서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당초 김하성은 이날 경기에서 1번 타자 겸 2루수로 선발 출전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경기 시작 직전 돌연 라인업이 바뀌었고 샌디에이고는 주릭슨 프로파를 1번 타자로, 매튜 배튼을 2루수로 내보내며 김하성의 공백을 메웠다.
경기 내내 김하성은 모습을 드러내지 못했다. 특히 샌디에이고가 소토의 멀티홈런 활약을 앞세워 10-1로 승리하면서 김하성이 경기에 나올 일도 없었다. 프로파와 배튼은 교체 없이 9이닝을 풀로 소화했다.
뭐가 됐든 김하성의 현재 상황이 그리 좋지 않은 건 사실이다. 9월 들어 김하성은 13경기에 출전, 타율 0.167(54타수 9안타), 6타점, 7도루, OPS 0.417을 기록 중이다. 2루타 이상의 장타는 하나도 나오지 않고 있고, 볼넷(6개)과 도루를 제외하면 눈에 띄는 스탯도 없다.
시즌 내내 쉼 없이 달려온 김하성은 지친 기색이 역력하다. 지난 14일 샌디에이고 유니온-트리뷴과 인터뷰에서 그는 "정말, 정말 (시즌이) 길다. 갈아 넣고 있다. 그래서 나는 쌩쌩한 상태를 유지하고 높은 수준의 플레이를 펼치고 팀의 승리를 돕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걸 하려고 노력 중이다. 체력을 유지하는 게 내가 할 일"이라고 밝혔다.
2021년 메이저리그 진출 후 김하성은 쉬지 않고 달려왔다. 특히 지난해에는 유격수로만 1263⅓이닝을 소화했는데, 이는 KBO 리그 시절 커리어 하이(1209⅓이닝, 2015년)를 넘어선 수치다. 올해도 18일 기준 그는 1178⅓이닝에서 수비를 나서고 있는데, 2루수(795⅔이닝)와 3루수(245⅓이닝), 유격수(137⅓이닝) 자리에서 돌아가며 나오고 있다. 팀의 남은 12경기에서 풀타임을 소화한다면 지난해 기록을 넘길 수 있다.
물론 이렇게 어려움을 겪고 있음에도 김하성의 2023시즌은 주목할 만하다. 올해 143경기에 나온 그는 타율 0.265, 17홈런 58타점 81득점 36도루, 출루율 0.356, 장타율 0.407, OPS 0.763을 기록 중이다. 야구통계사이트 베이스볼 레퍼런스의 WAR(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은 5.7로 내셔널리그 5위에 올라있다. 팬그래프에서도 4.4로 리그 19위에 위치했다. 그만큼 김하성은 리그 최상위권 선수로 등극한 것이다.
메이저리그의 빡빡한 일정과 많은 경기 출전 속에 김하성은 점점 성적이 떨어지고 있다. 하지만 빅리그 3년 차인 김하성에게는 이마저도 배울 점이 된다. 2년 연속 풀타임을 소화 중인 김하성이 다음 시즌에는 어떤 식으로 체력 관리를 할 지 지켜볼 일이다.
양정웅 기자 orionbear@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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