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한 만큼의 스토리와 재미…로맨틱 코미디 영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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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뭘 한다고? 결혼? 하지 마. 연애만 해. 아니 연애도 하지 마. 연애하면 결혼할 수도 있으니까."
변호사 정열(강하늘 분)이 얼른 결혼하고 싶다는 후배의 말을 듣고는 손을 내젓는다.
영화는 정열과 나라의 갑갑한 결혼 생활을 비추는 데 긴 시간을 할애한다.
본격적인 이야기라 할 수 있는 두 번째 결혼생활의 분량은 짧은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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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오보람 기자 = "뭘 한다고? 결혼? 하지 마. 연애만 해. 아니 연애도 하지 마. 연애하면 결혼할 수도 있으니까."
변호사 정열(강하늘 분)이 얼른 결혼하고 싶다는 후배의 말을 듣고는 손을 내젓는다. 그는 예쁘고 털털한 나라(정소민)를 만나 결혼했지만, 서로에게 신물 나 이혼을 앞둔 상태다.
둘은 법원에 이혼 의사를 밝히고 30일의 조정 기간에 들어간다. 그러나 함께 차를 타고 오다 교통사고가 나면서 계획은 틀어진다. 사고로 동시에 기억을 잃은 두 사람이 서로가 누군지는 물론이고 가족도 알아보지 못하게 됐기 때문이다.
양가 부모는 정열과 나라를 함께 있도록 해 기억을 되살려보려 한다. 그렇게 부부의 두 번째 결혼 생활이 시작된다.
남대중 감독이 연출한 로맨틱 코미디 영화 '30일'은 예상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 스토리가 전개된다. 운명적 사랑이라 믿었던 사람과의 순탄치 않은 결혼 생활, 서로를 헐뜯으며 깊어지는 갈등, 그러다 결국 이혼. 하지만 다시 한번 사랑에 빠지는 과정을 밟는다. '내 아내의 모든 것'(2012), '나의 사랑 나의 신부'(2014) 등 여러 한국 영화도 비슷한 이야기를 다뤘다.
익숙한 스토리이기는 하지만 아는 맛의 무서움도 어느 정도는 가지고 있다. 군데군데 코믹한 대사와 조연·단역의 통통 튀는 매력이 재미를 준다. 정열과 나라의 어머니 역을 각각 소화한 조민수와 김선영 또한 피식하고 웃음 짓게 한다.
이에 비해 주인공인 정열과 나라는 다소 상투적인 캐릭터다. '개천 용' 정열은 뒤끝이 길고 찌질하다. '금수저' 나라는 괄괄하고 매일 같이 술을 마신다. 완전히 다른 두 사람의 결혼 생활은 싸움의 연속이다.
법정에서도 둘은 과거를 회상하며 서로를 헐뜯는다. 누가 더 잘못했는지 경쟁이라도 하는 듯하다. 판사들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영화는 정열과 나라의 갑갑한 결혼 생활을 비추는 데 긴 시간을 할애한다. 사고가 나기까지 약 30분간 이어지는 이들의 싸움을 보다 보면 피로감이 몰려올 수 있다.
본격적인 이야기라 할 수 있는 두 번째 결혼생활의 분량은 짧은 편이다. 그래서 정열과 나라가 다시 사랑에 빠지게 되는 과정 또한 갑작스럽게 다가올 수 있다. 뜸 들인 시간이 상대적으로 긴 데다 회상 신이 많아 둘의 현재 로맨스에는 눈길이 잘 가지 않는다.
10월 3일 개봉. 119분. 12세 이상 관람가.
ramb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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