得보다 失될라… 증권사 계륵된 `CFD`
키움·삼성·한투 등 다수는 미정
장벽 높아지며 투자자 관심 줄고
자기자본 100%내 관리도 부담
업계 "당분간 계산기 두드릴 것"
이달 들어 재개된 차액결제거래(CFD) 서비를 놓고 증권사들의 눈치작전이 여전하다. 중소형사의 경우 신규 수익 창출 면에서 기회가 될 수 있지만 대형사 입장에서는 부담이 큰 '계륵'에 불과할 수 있어서다.
이 가운데 중소형사인 하이투자증권이 신규 사업자로 참전하면서 증권사들의 서비스 재개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근 관련 규정 개정으로 진입 장벽이 높아지면서 개인전문투자자의 반응도 뜨뜻미지근한 만큼 결국 각 사 이해관계에 따라 재개 여부가 달라 질 것으로 보인다.
18일 하이투자증권은 국내 주식 CFD 서비스를 오픈한다고 밝혔다. CFD 신규진입 사업자가 등장한 건 지난해 2월 SK증권과 KB증권이 새롭게 CFD 사업을 개시한 이후 약 1년 7개월 만이다.
CFD는 지난 4월 주가 폭락사태의 배경으로 지목되면서 잠정 중단됐다가 이달 1일부로 서비스를 개시했다. 서비스 개시와 함께 CFD 서비스를 재개한 증권사는 교보·메리츠·유안타·유진투자증권 등 4곳이다.
기존 CFD 서비스를 제공하던 증권사 중 교보증권 다음으로 거래 규모가 컸던 키움증권과 삼성증권을 비롯해 신한·하나·한투·DB·KB·NH증권 등은 재개 시기를 두고 아직 눈치를 살피는 분위기다.
지난해 2월 CFD 사업을 개시했던 SK증권은 주가 폭락사태 이후 CFD 사업을 아예 철수했다. 실익이 없다는 판단에서다. 자기자본이 10조원대로 국내 증권사 중 규모가 가장 큰 미래에셋증권은 아예 CFD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았다.
CFD에 대한 개인전문투자자들의 관심이 예전 같지 않다는 점도 사업 재개를 망설이게 하는 이유 중 하나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4일 기준 증거금을 차감한 CFD 명목잔고 합계는 6413억원으로, CFD 거래 재개 직전인 지난 8월 31일(6510억원) 대비 1.5% 감소했다. 증거금을 포함한 금액은 1조2768억원으로 집계됐다. 앞서 주가 폭락 사태로 CFD의 거래가 중지되기 전인 3월 말(2조8000억원대)과 비교하면 절반 이하로 쪼그라든 상황이다.
서비스 재개와 함께 개인투자자의 접근 문턱이 높아진 영향이다. 이번 규정 개정으로 개인 전문투자자 중에서도 '5년 내 1년 이상 고위험 투자상품 월말평균 잔고가 3억원 이상'인 투자자만 거래 가능하도록 진입 장벽이 높아졌다. 당초 5000만원에서 6배나 높아진 셈이다.
조건을 충족하지 못하는 투자자가 CFD 대신 증거금 약 40%를 내면 증권사로부터 투자금을 빌릴 수 있는 신용공여로 눈을 돌릴 가능성도 크다. '빚투'(빚내서 투자)의 지표가 되는 신용융자 잔고는 15일 기준 20조2786억원으로 연중 최고치 20조5573억원(8월 17일)에 근접했다.
최유준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4개월 간 신규거래가 중단된 영향도 있지만, 잔액 증가 속도는 4월 사태 당시 시장에 줬던 충격이 큰 데다가 요건 강화로 투자자 재유입이 더딜 전망"이라고 진단했다.
증권사 입장에서는 CFD 취급 규모를 신용공여 한도에 포함해 자기자본의 100% 이내로 관리해야 한다는 점도 부담이다. CFD는 장외파생상품으로 차액만 정산하는 서비스이기 때문에 자기자본 규모까지만 서비스할 수 있는 신용융자와는 달리 금액에 제한이 없었다. CFD 운용 자금이 클수록 수수료도 상승하는 구조였지만 개정 이후에는 공여 한도도 신경쓰게 된 것이다.
다만 개인의 공매도를 가능케하고 고액 자산가가 절세 수단으로도 이용해온 CFD 서비스를 중단하기에는 여전히 망설여 진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서비스 재개 여부를 확정하지 못한 한 증권사 관계자는 "CFD 관련 수수료가 증권사 수익 구조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아니지만 막상 빠지면 아쉬운 '계륵' 같은 존재"라면서 "각 증권사 특성에 따라 CFD 재개가 리스크일 수도 있고 기회가 될 수도 있어 당분간 열심히 계산기를 두드리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신하연기자 summer@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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