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넷플릭스, 3년분쟁 끝내고 '파트너' 됐다 [SK-넷플릭스, 적에서 동반자로]

망 사용료 둘러싼 소송 모두 취하
SKB-SKT-넷플릭스 전략적 협력

SK브로드밴드와 넷플릭스가 망 사용료를 둘러싸고 3년 넘게 끌어온 소송전을 끝내고 손을 잡았다.

SK텔레콤·SK브로드밴드와 넷플릭스는 18일 "고객 편익 강화를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면서 "양측은 이번 파트너십을 계기로 앞서 있던 모든 분쟁을 종결하고 미래 지향적 파트너로서 함께하기로 뜻을 모았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양측은 서로를 상대로 제기했던 부당이득 반환과 채무부존재 확인 소송을 취하키로 했다. SK 측은 "전략적 파트너십을 통해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 고객들이 스마트폰과 IPTV 등에서 편리한 시청경험 및 결제방식으로 넷플릭스를 즐길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고, 번들요금제를 비롯한 다양한 상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양측 간 소송전은 대규모 트래픽을 유발하는 글로벌 콘텐츠사업자(CP)에 대해 새로운 망 이용질서를 구축하는 시도라는 점에서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았다.

SK브로드밴드가 지난 2019년 방송통신위원회에 망 사용대가 협상 재정을 신청하자 넷플릭스는 2020년 4월 서울중앙지법에 채무부존재 확인 소송을 제기했다. 2021년 6월 열린 1심에서는 넷플릭스가 패소했고 항소를 제기해 항소심이 진행 중이었다. 또 SK브로드밴드는 넷플릭스에 망 사용대가를 청구하기 위해 구체적인 망 사용대가 지불금액을 정해달라며 '부당이득 반환' 반소를 제기한 상태였다.

그동안 SK브로드밴드는 급증하는 트래픽 수요를 감당하려면 넷플릭스 등 글로벌 CP가 인터넷서비스제공업자(ISP)에게 망 사용료를 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반면 넷플릭스는 자체 네트워크인 오픈커넥트어플라이언스(OCA)를 통해 무정산 방식으로 연결되므로 최종 이용자와 CP 모두에게 대가를 받으려는 행태는 이중과금이라고 맞서 왔다.

하지만 양측이 3년6개월가량 계속된 소송전에 극심한 피로감을 느끼면서 상호 합의하에 소송 취하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

소송에서 핵심 쟁점이 됐던 넷플릭스 자체 네트워크인 OCA에 대해 넷플릭스 측은 "3사가 안정적인 고객경험을 위해 OCA의 배치를 포함한 협업을 계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넷플릭스는 OCA를 무상제공할 방침이다. 그동안 SK브로드밴드는 KT·LG유플러스와 달리 유일하게 넷플릭스를 IPTV에서 제공하지 못하며 미디어 경쟁에 어려움을 겪었다. 소송 대응으로 인한 전반적인 회사 역량 소모도 문제였다.

넷플릭스도 이미 1심 판결로 '망 이용은 유상'이라는 사실이 세계시장에 각인되는 데 큰 부담을 느낀 것으로 분석된다. 2·3심에서도 패소할 경우 한국시장에서 확실한 전례를 만들며 해외시장에서 망 사용대가 관련 소송과 법제화가 이어질 것을 우려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