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v서도 넷플릭스 본다… SKT·SKB 결합상품 내년 출시 [SK-넷플릭스, 적에서 동반자로]

김준혁 2023. 9. 18.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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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간 법적 분쟁에 부담 증가
양측 전략적 협력으로 윈윈
글로벌 시장서 참고사례 될듯
3년 넘게 망 사용료를 놓고 분쟁을 벌여온 SK브로드밴드와 넷플릭스가 손을 잡으면서 SK텔레콤의 5G(5세대) 이동통신 및 IPTV 서비스에도 넷플릭스 콘텐츠가 들어간다. 이번 합의는 양측의 정무적 이해관계를 고려해 성사된 것으로 분석되는 가운데, 국내외로 논쟁이 확산된 '망값 분쟁'도 새로운 국면을 맞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치권은 근본적 제도개선을 지속적으로 추진한다는 분위기다.

■넷플 콘텐츠 내년 상반기 출시

18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 넷플릭스는 소송을 취하하고, 전략적 협업을 체결했다. 지금까지의 갈등 관계를 전략적 협력 관계로 전환한 것이 골자다.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는 이번 협업을 계기로 이동통신·IPTV 서비스에도 넷플릭스 콘텐츠를 번들요금제 등의 형태로 탑재, 내년 상반기부터 출시할 예정이다. KT와 LG유플러스가 제공하는 서비스와 유사한 형태가 될 것으로 보인다.

SKT는 통신 구독 결합상품인 'T우주'에도 넷플릭스 결합상품을 신설, 넷플릭스가 최근 출시한 광고형 요금제 관련 상품도 내놓을 예정이다. SK텔레콤·SK브로드밴드는 이외에도 인공지능(AI) 컴퍼니 전환을 위해 향후 다른 글로벌 기업과의 전략적 제휴를 포함한 협력을 지속해 나갈 예정이다.

극적으로 도출된 이번 합의는 장기간 법적 분쟁으로 재정·법적 리스크가 증가하는 가운데서 양측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SK텔레콤·SK브로드밴드 입장에선 현 정부가 미국과의 우호적 관계를 중시하는 상황에서 넷플릭스 등 미국 빅테크(거대 기술기업)와 분쟁을 지속하는 점이 부담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넷플릭스도 현재 한국뿐 아니라 유럽연합(EU)에서도 망 인프라 투자에 대한 공정한 분담을 촉구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에서 SK텔레콤·SK브로드밴드와의 협력으로 관계 및 여론을 전환하고 입법 리스크를 줄이는 것이 더 유리하다고 판단했을 것으로 분석된다. 이로써 국내에서 망값 분쟁과 관련해 직간접적 반대 여론전을 펼쳐 온 구글 유튜브, 트위치 등도 한숨 돌리게 됐다. 업계 관계자는 "장기간 분쟁으로 누구에게도 득이 될 게 없던 상황"이라며 "이번 합의는 서로에게 '윈윈'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불방식 등 망 분쟁 새국면

앙숙 관계이던 SK텔레콤·SK브로드밴드와 넷플릭스가 돌연 손을 잡으면서 '망 분쟁'도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양측은 전략적 파트너십 내용 외 구체적인 계약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이를 두고 업계는 이번 합의가 단순히 통신·콘텐츠 협력뿐 아니라 지금까지 통신업계가 주장해 온 직접지불 등의 방식을 통한 대가 지불에도 의견이 모아졌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업계는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가 준비 중인 망 인프라 공정 분담 법안에도 이번 합의가 영향을 끼칠지 이목을 집중하는 모양새다.

업계 관계자는 "계약 내용에 지금까지 양측이 해온 주장들을 반영한 나름의 합의 내용이 들어갔을 것"이라며 "최근 전 세계적으로도 주목을 받은 분쟁이다 보니 글로벌 시장에서도 참고 사례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날 로이터통신, 알자지라 뉴스, 닛케이아시아 등 해외 언론도 이번 합의를 조명했다.

국내 정치권은 글로벌 동향을 지켜보며 제도개선을 지속적으로 점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분쟁은 갈등 끝에 민간 협상영역이 작동하면서 마무리됐지만, 추후 같은 인터넷제공사업자(ISP)와 빅테크 간 비슷한 분쟁이 일어날 가능성은 남아 있기 때문이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조승래 의원은 "양사의 원만한 문제 해결을 환영한다"면서도 "망 사용대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근본적 제도개선은 여전히 필요하다. 미국과 EU 등 글로벌 동향에 발맞춰 국내에서도 제도 정비가 제대로 이뤄질 수 있도록 계속 살펴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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