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점 위기 '세 번'이나 넘겼는데…'4⅔이닝 무실점' 중이던 류현진은 왜 교체됐을까? 사령탑이 답했다

박승환 기자 2023. 9. 18.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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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토 블루제이스 류현진./게티이미지코리아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종합적으로 판단했다"

토론토 블루제이스 류현진은 18일(이하 한국시각)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의 로저스센터에서 열린 2023 메이저리그 보스턴 레드삭스와 홈 맞대결에 선발 등판해 4⅔이닝 동안 투구수 83구, 6피안타 2볼넷 2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투구 내용만 놓고 본다면, 토미존 수술을 받고 복귀전을 치렀던 볼티모어 오리올스와 맞대결을 보는 듯했다. 당시 류현진은 5이닝 동안 무려 9개의 피안타를 허용하면서 4실점(4자책)을 기록하며 복귀전에서 패전의 멍에를 썼다. 하지만 좋았을 때의 폼을 되찾는 과정은 그리 오래걸리지 않았다.

류현진은 클리블랜드 가디언스를 상대로 시즌 두 번째 등판에 나섰고, 4이닝을 노히트로 막아내는 저력을 선보였다. 그리고 시카고 컵스와 맞대결에서 5이닝 2실점(비자책)을 마크하며 무려 444일 만에 감격적인 승리를 맛봤고, 신시내티 레즈와 다시 만난 클리블랜드를 연달아 잡아내며 개인 3연승을 질주했다.

3승 1패 평균자책점 2.25로 최고의 한 달을 보낸 류현진은 9월에도 좋은 흐름을 이어갔다. 그는 커리어 내내 성적이 좋지 않았던 콜로라도 로키스 홈 구장인 쿠어스필드에서 5이닝 2실점을 마크, 오클랜드 어슬레틱스와 맞대결까지 5이닝 2실점 투구를 선보였다. 그리고 직전 등판에서는 아메리칸리그 타격 1위 텍사스 레인저스를 상대로 퀄리티스타트(6이닝 3자책 이하)까지 수확하는 기쁨을 맛봤다.

토론토 블루제이스 류현진./게티이미지코리아
토론토 블루제이스 캐반 비지오./게티이미지코리아

훌륭한 투구에도 불구하고 아쉬움이 있었다면, 9월에는 세 번의 등판에서 모두 승리와 연이 닿지 않았다는 점이었다. 그리고 이 흐름은 18일로도 이어졌다. 하지만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이날 류현진의 투구는 불안했다. 6피안타 2볼넷으로 무려 8명의 주자를 내보낸 까닭. 그럼에도 불구하고 4⅔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낸 것은 '위기관리 능력'이 돋보였던 대목이 아닐 수 없었다.

이날 경기 초반은 수비의 도움이 컸다. 1회 선두타자 세단 라파엘로의 안타성 타구에 우익수 캐반 비지오가 '슈퍼 다이빙 캐치'를 선보였고, 2회 무사 2, 3루의 실점 위기에서는 유격수 보 비셋이 타자주자가 아닌, 홈으로 질주하는 라파엘 데버스를 지워내며 류현진의 어깨에 힘을 실어줬다. 류현진도 야수들의 도움에 완벽하게 부응했다.

류현진은 3회에도 시작부터 2개의 안타를 맞으면서 불안한 스타트를 끊었지만 무사 2, 3루 위기에서 얕은 뜬공과 3루수 땅볼로 빠르게 아웃카운트를 쌓으며 무실점으로 이닝을 매듭지었고, 4회 1사 1, 2루에서는 병살타를 유도해내며 무실점 순항을 이어갔다. 하지만 5회를 넘기지 못한 것은 아쉬웠다.

1회 삼자범퇴를 기록한 뒤 2~4회 매 이닝 실점 위기를 맞았던 류현진은 5회에도 마찬가지로 안타와 볼넷을 허용하면서 2사 1, 2루 위기를 자초했다. 앞선 투구 내용을 고려했을 때 이번에도 위기를 넘어설 확률이 높았지만, 경기 초반 류현진을 상대로 2루타를 기록한 바 있는 애덤 듀발의 타석에서 토론토는 한 발 빠른 움직임을 가져갔다.

토론토 블루제이스 류현진./게티이미지코리아
토론토 블루제이스 존 슈나이더 감독./게티이미지코리아

숱한 위기 속에서도 4⅔이닝 무실점을 기록하던 류현진을 조기에 강판시킨 이유가 무엇일까. 존 슈나이더 토론토 감독은 경기가 끝난 뒤 '류현진을 교체하게 된 것은 많은 주자와 강한 타구를 허용하는 등의 내용 때문이었냐'는 질문에 "보스턴은 7명의 우타자를 배치했다. 류현진은 위기를 극복하려고 했다. 이는 류현진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고 말 문을 열었다.

4이닝 연속 실점 위기, 메이저리그로 복귀한 이후 최다 투구수가 86구에 불과했던 것, 경기 결과까지 모든 것을 고려하면 류현진의 교체는 합리적이었다. 사령탑도 이를 종합적으로 고려했다. 슈나이더 감독은 "류현진은 (위기) 상황에서 공을 던질 수 있지만, 그의 투구수와 이전 이닝에서 보여줬던 것들을 종합적으로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승리 요건을 갖추기까지 아웃카운트 1개만 남겨둔 상황에서 마운드를 내려간 것은 팬들과 류현진의 입장에서는 분명 아쉬움이 뒤따르는 결정일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류현진은 경기가 종료된 뒤 현지 언론들과 인터뷰에서 '선수가 받아들여야 한다'며 덤덤한 소감을 밝혔다.

미국 'CBS 스포츠'는 류현진의 보스턴전 선발 등판이 끝난 뒤 "안정적인 존재감을 보여줬다"고 칭찬했고, 'MLB.com' 토론토 담당 키건 매티슨은 "류현진이 약간의 주자를 내보내고, (수비의) 도움을 받았지만, 그래도 여전히 건재했다"며 "류현진의 복귀는 알렉 마노아가 부진하면서 제한된 선발 로테이션을 감안할 때 매우 가치가 있다"고 호평했다.

한편 토론토는 19일 하루 휴식을 취한 뒤 20일부터 다시 아메리칸리그 와일드카드 결정전 경쟁을 이어간다. 선발 로테이션을 고려했을 때 류현진은 오는 24일 탬파베이 레이스를 상대로 선발 등판할 예정이다.

토론토 블루제이스 류현진./게티이미지코리아
토론토 블루제이스 류현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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