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株로 몰려간 투자자 …"은행 배당수익률 8% 넘네"

배당 관련 지수들 고공행진
이달 코스피보다 큰폭 앞서
외국인도 금융株 쓸어담아

테마주 열풍이 잠잠해지고 주식시장이 소강 국면에 접어들면서 안정적인 수익률을 가져다줄 배당주에 투자금이 몰리고 있다. 시장금리를 웃도는 배당수익률을 앞세워 자급 유입이 이뤄지며 지수 대비 초과 성과를 이어가고 있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S&P ESG 고배당 지수'는 이달 들어 전 거래일까지 4.88% 상승해 테마 관련 지수 가운데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코스피 고배당50 지수도 3.3% 올라 같은 기간 코스피 수익률인 1.76%를 앞섰다. 반면 테마주 열기가 식으면서 성장주 중심인 코스닥은 이 기간 3.16% 하락했다.

배당 관련 지수들이 고공 행진하는 이유는 대표 배당주인 금융사들이 강세를 지속하고 있기 때문이다. 'KRX 보험' 지수는 이 기간 10.42% 상승해 업종별 지수 가운데 가장 좋은 성과를 냈다. 'KRX 300 금융' 지수와 'KRX 은행' 지수가 각각 6.07%, 5.74% 올라 뒤를 이었다.

고금리 기조가 계속되는 가운데 증시가 혼조를 이루면서 섣부른 매수에 나서기보다 안정적인 수익을 보장하는 배당주에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금융주들의 올해 예상 배당수익률은 현재 3.98% 안팎인 국채 10년물 금리와 큰 격차를 유지하고 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전날 기준 BNK금융지주의 올해 예상 배당수익률은 9.03%에 달한다. DGB금융지주와 IBK기업은행도 8.97%, 8.88%로 9%에 육박하고 있다. 우리금융지주(8.73%) JB금융지주(8.25%) 하나금융지주(8.13%) 등도 8%가 넘는 배당수익률이 기대되는 종목이다.

삼성증권(6.97%) NH투자증권(6.81%) 등 올해 실적이 회복되고 있는 증권사를 비롯해 현대해상(6.8%) 삼성화재(5.84%) 등 보험사도 배당수익률이 높은 수준을 나타낼 것으로 전망된다.

배당을 줄이고 보수적인 경영을 권고했던 금융당국 입장이 바뀔 수 있다는 관측도 영향을 미쳤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이달 해외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열린 투자설명회(IR)에서 금융사들의 시장 친화적인 배당정책에 대해 자율성을 보장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도 금융주를 대거 담고 있다. 외국인은 이 기간 하나금융지주(532억원) 우리금융지주(499억원) 신한지주(325억원) 삼성생명(197억원) BNK금융지주(131억원) 메리츠금융지주(127억원) DB손해보험(126억원) 등을 순매수했다.

[강민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