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도 반한 '투자형' ISA … 삼성전자·美ETF 많이 담았다

'투자형' 가입자 절반이 청년층
재테크 필수 아이템 자리매김
신탁형·일임형 ISA와 다르게
국내주식·ETF 직접투자 가능
순익 200만원까지 비과세혜택
올해 투자금액 2조원 더 늘어

다양한 자산에 투자하면서 절세 혜택을 동시에 누릴 수 있는 대표 계좌인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를 활용한 투자액이 꾸준히 커지고 있다. 전체 ISA 계좌 규모가 22조원에 이르는 가운데 특히 국내 주식과 상장지수펀드(ETF)에 직접 투자가 가능한 투자중개형(중개형) 성장세가 가팔랐다.

1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신탁형·일임형·투자중개형으로 구분되는 ISA 계좌의 전체 투자금액은 7월 말 기준 21조7579억원으로 증가했다. 가입자 역시 479만명까지 늘었다.

신탁형·일임형 ISA와 달리 국내 주식이나 ETF에 투자할 수 있는 중개형 ISA 성장세가 가파르다. 중개형 ISA 계좌 투자금액은 지난해 말 6조4810억원에서 올해 7월 말 기준 8조2874억원으로 28% 증가했다. 같은 기간 신탁형 ISA 투자금액은 12% 늘어나는 데 그쳤고 일임형 ISA 투자금은 오히려 줄어들었다.

중개형 ISA는 젊은 투자자들이 자산 증식을 위해 활용하는 대표 계좌로 인식되면서 20·30대 가입자가 꾸준히 유입되고 있다. 7월 말 기준 중개형 ISA에 가입한 30대 투자자는 약 86만명으로 50대(81만명)보다 많다. 20대 가입자도 약 73만명에 이른다. 전체 가입자 371만명 가운데 20·30대 투자자 비중이 43%를 차지하고 있다. 중개형 ISA 계좌에서 주식과 ETF에 투자한 금액은 7월 기준 5조6187억원으로 전체 투자액의 약 70%에 달한다.

박두성 금융투자협회 자산관리(WM) 팀장은 "중개형 ISA는 일임형·신탁형과 달리 다양한 자산에 직접 투자가 가능한 만큼 거래 편의성 측면에서 젊은층의 선호도가 높은 것"이라며 "자산 증식을 위해 ISA 계좌를 개설하는 사회 초년생들이 증가하면서 효과적인 핵심 투자 수단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말했다.

증권사 중 가장 많은 고객을 확보한 삼성증권의 중개형 ISA 가입자는 이달 13일 기준 97만288명으로 100만명을 코앞에 두고 있다. 투자금액 역시 최근 1조8000억원을 돌파했다.

투자자들은 절세 효과를 기대하고 우량주를 비롯해 고배당주와 해외 주식형 ETF에 집중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증권의 중개형 ISA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보유한 종목은 국내 시가총액 1위인 삼성전자로 우선주를 포함한 금액이 2196억원에 이르렀다. 투자금액 기준 2위인 포스코홀딩스(532억원)보다 4배나 많은 액수였다. 대표 고배당 종목으로 꼽히는 인프라 투자회사 맥쿼리인프라 투자금 역시 500억원이 넘었다. 또한 투자자들은 SK텔레콤(235억원) 네이버(221억원) 등 우량 종목 위주로 투자하고 있었다.

ETF 투자에도 적극적인 모습이다. 상위 투자 종목 10개 가운데 3개가 ETF였는데 해외 주식형 ETF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국내에 상장한 해외 주식형 ETF에 투자할 때 매매차익과 배당금에 대한 세금(15.4%)을 아낄 수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투자 가능 자산도 점차 확대되고 있다. 기존에는 채권형 펀드나 채권 ETF를 통해 채권을 간접적으로 보유할 수 있었지만 올해부터는 실물채권에 직접 투자가 가능해졌다.

2016년 투자자가 운용 지시를 하거나 운용사가 관리하는 신탁형과 일임형 ISA가 나왔지만 예·적금 위주로 투자돼 수익률이 저조하다는 문제가 제기됐다. 가령 2020년 말 기준 ISA에 투자한 자금 가운데 예·적금 투자금액이 70%를 훌쩍 넘었을 정도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2021년 2월부터 투자자가 직접 운용할 수 있는 중개형 ISA에 가입이 가능해지면서 그해 말 가입자가 233만명까지 증가했다. 출시된 지 1년도 안 돼 신탁형(84만명)과 일임형(25만명)을 압도한 것이다.

ISA는 비과세 혜택을 받으면서 예·적금은 물론 국내 주식과 펀드, 리츠, ETF, 주가연계증권(ELS) 등 다양한 금융자산에 투자할 수 있어 만능통장으로도 불린다.

만기 시 과세소득 손익을 통산해 순이익은 200만원까지 비과세 혜택을 얻을 수 있다. 서민형과 농어민형은 금융소득 400만원까지 비과세 대상이다. 과세 한도 초과분은 9.9% 저율로 과세하는 만큼 세제 혜택을 누릴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연간 2000만원까지 납입이 가능하며 5년간 최대 1억원을 납부할 수 있다. 다만 의무가입 기간 3년을 유지해야 만기 도래 시 순이익의 200만원에 대해 비과세 혜택을 적용받을 수 있다.

ISA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를 의미하는 ISA는 2016년 3월 신탁형과 일임형이 도입됐다. 이어 2021년 2월 국내 주식과 ETF에 실시간으로 투자가 가능한 투자중개형이 출시됐다. ISA는 예·적금과 펀드 등 다양한 금융상품에 투자할 수 있다.

[김정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