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팬 180만명 홀린 블랙핑크의 금의환향
34개 도시·66회 공연 매진
기와 조명 등 무대 연출에
'뚜두뚜두' 등 팬들 떼창
재계약 논란속 원팀 강조
"앞으로도 블랙핑크 될것"
"앞으로도 멋있는 블랙핑크가 돼보도록 하겠습니다."
17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K팝 그룹 블랙핑크의 두 번째 월드투어 마지막 공연. 멤버 제니가 이렇게 말하자 관객석에서 유독 큰 환호가 터져 나오는 듯했다. 지난달 데뷔 7주년 기념일을 보냈지만 여전히 소속사 YG엔터테인먼트와의 재계약 여부가 확정 발표되지 않은 상황에서 멤버들이 직접 '원팀' 기조만큼은 못박은 것이기 때문이다. 일부 멤버의 재계약 불발설 등 루머도 쏟아지고 있지만 YG엔터 관계자는 "재계약과 향후 활동 계획은 확정된 바 없으며 협의 중"이라는 입장이다.
멤버들은 무대 위에선 계약 여부 등에 상관없이 한층 성장한 퍼포먼스 역량과 여유로운 무대 매너를 뽐냈다. 이번 공연은 지난해 10월 서울 KSPO돔에서 시작해 11개월간 이어진 월드투어 대장정의 마무리였다. 블랙핑크는 북미·유럽·아시아·오세아니아·중동 등 34개 도시를 돌며 총 66회차 공연에서 매진 행렬을 기록했다. 지난 7월엔 파리에서 'K팝 걸그룹 최초 유럽 스타디움 공연장 입성'이란 기록을 세웠고, 8월 미국 뉴저지·라스베이거스·샌프란시스코·로스앤젤레스 등에서도 수만 명 규모 대형 스타디움에서 단독 콘서트를 열었다. 이 기간 동원한 관객은 전 세계 180만명에 달했다.
이날 공연 역시 매진이었다. 실내 공연장으로는 국내 최대 규모인 고척돔에 하루당 1만7500명, 양일간 총 3만5000명의 관객이 몰렸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중국·일본·동남아시아 등 여러 나라에서 팬들이 총집결했다. 멤버 제니와 로제는 종종 눈물을 삼키는 듯한 모습도 보였다.
로제는 "이렇게 많은 분이 마지막 공연까지 응원하러 와주셔서 감사하다"며 "마지막이지만 영원히 이럴 것만 같다는 느낌만 든다. 행복하다"고 말했다. 제니는 "말이 1년이지 정말 다사다난했다. 정말 많은 비행기에서의 시간과 이동이 있었다"며 "그래도 멤버 넷이 서로를 이끌어주는 마음이 있어서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고 했다.
리사는 직접 자신의 스마트폰에 써왔다는 팬들에 대한 짧은 편지글을 읽었다. 그는 "블링크(팬클럽명)와 함께여서 다양하고 대단한 공연장에서 무대를 할 수 있었다"면서 "이런 멋진 경험을 하게 해주신 블링크, 너무나 사랑하고 저의 20대를 함께 빛내주셔서 감사하다"고 했다. 지수도 "아무도 안 아프고 건강하게 마무리할 수 있어서 다행"이라는 소회를 전했다.
이날 공연은 관객 입장이 지연되며 시작 시간도 20분가량 뒤로 밀렸지만, 이후엔 사고 없이 2시간 동안 진행됐다. 전곡 반주를 밴드 세션이 라이브로 했고, 맞춤형 편곡과 레이저·폭죽을 활용한 다양한 무대 연출로 현장 열기를 끌어올렸다. 4명의 멤버 중에서도 특히 로제는 반주를 뚫고 나오는 큰 성량을 자랑하며 라이브 현장감을 살렸다. 또 하나의 관전 요소는 한옥 기와를 본뜬 무대 조명 장치였다. 앞서 지난 4월 세계 최대 음악 축제로 꼽히는 미국 코첼라 페스티벌에 헤드라이너로 올랐을 때 선보인 것을 국내에서 처음 재현했다. 멤버들은 '핑크 베놈' '하우 유 라이크 댓' '휘파람' '킬 디스 러브' '불장난' 등 수많은 히트곡의 퍼포먼스를 전통적 미를 뽐내는 기와 모양 무대를 배경으로 선보였다. '러브식 걸스' '셧 다운' '뚜두뚜두' 등 글로벌 히트곡에선 여지없이 떼창이 나왔다.
개인 무대도 인상적이었다. 제니는 곡 '솔로'에서 넓은 무대에 댄서 없이 홀로 올라 춤을 췄다. 곧이어 미발표곡 '유 앤드 미'에선 남성 댄서와 듀엣 댄스를 소화했는데, 배경을 가득 채운 보름달 위로 실루엣만 보이게끔 해 몽환적인 느낌을 배가했다. 로제의 '온 더 그라운드' 무대는 클라이맥스에서 가장 화려한 군무를 추는 연출법을 뒤집고, 한 박자 적막 후에 땅에 누워 춤을 추는 연출로 더 극적인 분위기를 만들었다. 지수는 자신의 발표곡 '꽃'으로 개인 무대를 꾸몄고, 리사는 금색과 돈 모양 종이가 흩날리는 가운데 '머니'를 불러 랩·춤 실력을 뽐냈다.
[정주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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