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설과 대보름·단오 등 대표 명절 5개, 국가무형유산 된다

문화재청, 한식·동지 포함 지정예고
“가족·지역 공동체로 전승된 고유성·다양성 인정”

국가무형유산으로 지정 예고된 ‘추석’을 상징하는 추석날 보름달 풍경(왼쪽)과 충남 당진 남이흥 종가의 송편빚기. 사진 국립민속박물관. 문화재청 제공

대표적 민족 명절인 ‘설과 대보름’, ‘한식’, ‘단오’, ‘추석’, ‘동지’가 국가무형유산이 된다.

문화재청은 “우리 민족의 5개 대표 명절 ‘설과 대보름’ ‘한식’ ‘단오’ ‘추석’ ‘동지’를 신규 국가무형유산으로 지정 예고한다”고 18일 밝혔다.

문화재청은 “무형유산 정책이 전문 기능·예능을 보유한 전승자 중심에서 온 국민이 함께 전승해온 공동체의 생활관습으로 확대됐다”며 “지난해 ‘한복 생활’, ‘윷놀이’에 이어 가족과 지역 공동체의 생활관습으로 향유·전승돼온 명절을 국가무형유산으로 지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설날 차례를 지내는 모습과 정월 대보름 민속놀이의 하나인 달집태우기 .사진 국립민속박물관. 문화재청 제공

이번에 지정 예고된 ‘설과 대보름’은 음력 정월 초하루에서 보름까지로 한 해의 시작을 기념하는 명절이며, ‘한식’은 동지 후 105일째 되는 날이자 성묘·벌초·제사 등의 조상 추모의례를 중심으로 전승되고 있다. ‘단오’는 음력 5월 5일로 다양한 놀이와 풍속이 펼쳐지며, ‘추석’은 음력 팔월 보름인 날로 강강술래부터 송편까지 다양한 세시풍속을 보유하고 있다. 팥죽으로 유명한 ‘동지’는 전통적 24절기의 22번째 절기로 1년 가운데 밤이 가장 길고 낮이 가장 짧은 날이기도 하다.

문화재청은 현지·문헌 조사와 전문가 자문 등 국가무형유산 지정 조사 결과 이들 5개의 명절은 국가무형유산으로 지정할 가치가 충분한 것으로 평가됐다고 밝혔다. 지정할 만한 근거로 이들 명절문화가 삼국시대에 성립해 고려시대에 제도화된 이후 지금까지 고유성·다양성이 전승되고 있다는 점, 의식주와 의례·예술·문화상징뿐 아니라 전 세계의 명절 문화와의 비교 등 다양한 학술연구 주제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 우선 꼽혔다.

한실날 성묘 모습(왼쪽 위)과 단오에 빚어 먹는 수리취떡(위 오른쪽), 동지의 상징인 팥죽(아래). 사진 국립민속박물관

이어 달 제사를 지내는 중국·일본과 달리 조상 숭배 의례가 이루어지는 ‘추석’, 팥죽을 나눠먹으며 액운을 막고 가족 공동체의 화합을 도모하는 ‘동지’ 등과 같이 우리 명절만의 고유성·대표성을 확인할 수 있다는 점, 가족과 마을(지역) 공동체를 중심으로 떡 만들기 등 명절별로 다양한 무형유산이 전승되면서 문화적 다양성·창의성에 기여하고 있다는 점, 신년을 기념하는 인류의 보편적인 특징과 성묘와 차례(설·한식·추석)·국가공휴일(설·추석)·문화상징(단오·동지) 등 지속가능한 요소 등도 국가무형유산으로 지정할 가치가 충분한 것으로 평가됐다.

문화재청은 “5개 명절이 국가무형유산으로 지정됨에 따라 개인화가 가속화되는 오늘날에 가족과 지역공동체의 가치를 회복하고, 역사와 문화를 담은 교육 분야와 다양한 놀이 프로그램 개발 등 각종 문화콘텐츠 분야·학술연구 분야에서 활발하게 활용돼 명절의 높은 문화유산적 가치를 확산하는 데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문화재청은 5개 명절에 대해 30일간의 지정 예고기간을 통해 각계 의견을 수렴한뒤 무형문화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지정 여부를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도재기 선임기자 jaekee@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