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홈쇼핑, KT스카이라이프 ‘방송중단’ 예고…‘블랙아웃 도미노’?

김미영 2023. 9. 18.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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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출수수료 부담에 롯데홈쇼핑에 이어 현대홈쇼핑도 '방송 중단' 카드를 꺼내들었다.

유료방송 사업자와의 송출수수료 협상이 교착상태를 벗어나지 못하자 내린 결정이다.

홈쇼핑과 유료방송 사업자간 송출수수료 갈등 고조에 정부가 '중재'를 자처하고 나섰지만 업계에선 회의적 반응이 주를 이룬다.

홈쇼핑업체들이 최근 줄줄이 방송 송출을 중단키로 한 건 유료방송 사업자와의 송출수수료 합의가 불발돼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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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홈쇼핑 “내달 20일부터 방송중단 예정” 공지
롯데홈쇼핑도 내달 1일부터 딜라이브 강남 방송중단 예고
‘MBL방식’ 분쟁조정위 제시한 과기부…업계 ‘회의적’
“극적 협상타결로 블랙아웃 막을 가능성 아직 있다”
[이데일리 김미영 기자] 송출수수료 부담에 롯데홈쇼핑에 이어 현대홈쇼핑도 ‘방송 중단’ 카드를 꺼내들었다. 유료방송 사업자와의 송출수수료 협상이 교착상태를 벗어나지 못하자 내린 결정이다. 홈쇼핑과 유료방송 사업자간 송출수수료 갈등 고조에 정부가 ‘중재’를 자처하고 나섰지만 업계에선 회의적 반응이 주를 이룬다.
현대홈쇼핑 사옥(사진=연합뉴스)
현대홈쇼핑은 다음달 20일부터 위성 방송 업체 KT스카이라이프로의 방송 송출을 중단할 예정이라는 내용의 공지문을 18일 홈페이지에 게재했다. 이에 따라 큰 변동이 없다면 전국에서 KT스카이라이프로 유료 방송을 보는 시청자들은 내달 20일부턴 현대홈쇼핑 채널을 볼 수 없게 된다.

앞서 롯데홈쇼핑도 다음달 1일부터 케이블TV 사업자인 딜라이브 강남 케이블티브이에 방송 송출을 중단할 예정이라고 공지했다.

홈쇼핑업체들이 최근 줄줄이 방송 송출을 중단키로 한 건 유료방송 사업자와의 송출수수료 합의가 불발돼서다. TV 시청인구는 줄고 이커머스의 위협에 매출은 떨어지는데도 송출수수료 부담은 계속 늘자, 아예 방송을 포기하겠단 지경에 이른 셈이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홈쇼핑업체들의 송출수수료는 2조4101억원으로, 방송매출액 대비 비중이 64.9%에 달한다.

홈쇼핑업체와 유료방송사업자간 송출수수료 갈등이 극단으로 치닫자, 최근 과학기술방송통신부가 분쟁중재위원회를 가동하겠다고 나섰다. 분쟁 조정 방식으로 소위 ‘MLB방식’을 제시하며 업체들의 참여 동의서를 받는 중이다.

MLB방식은 미국 프로야구에서 선수와 구단 간 연봉 입장차가 클 때 활용하는 방식으로 분쟁중재위가 홈쇼핑업체와 유료방송사업자의 주장을 각각 듣고 보다 합리적이라고 판단되는 사업자의 제시안을 채택하는 식이다. 절충 아닌 승자독식 구조다. 2020년 CJ ENM(035760)과 딜라이브가 수신료 인상 갈등을 겪으며 송출 중단 위기까지 갔던 때에도 이 방식이 적용됐고 다수결을 통해 CJ ENM 주장이 받아들여졌다.

이는 과기정통부가 재정비한 ‘홈쇼핑 방송 채널 사용계약 가이드라인’ 상의 대가검증협의체와는 성격이 다르다. 대가검증협의체는 양측의 송출수수료 고려요소인 홈쇼핑 판매액, 유료방송 가입자 수, 시청율 등을 따져 협상이 원활히 이뤄지도록 돕겠단 취지다. 이에 비해 분쟁조정위는 일방적으로 한쪽 손을 들어줘 갈등을 종결하겠단 것이다.

다만 업체들은 두 가지 방식 모두 탐탁치 않아 하는 모습이다. 대가검증협의체는 실효성이 불분명하고 분쟁중재위는 손익계산이 확실치 않다는 반응들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검증협의체가 제대로 열려본 적도 없는데 매출 등 자료를 모두 내놓는 건 내키지 않는 일”이라며 “분쟁중재위에 갔다가 회사 측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어떡하느냐. 무엇이 득이 되는 결정인지 따지기 어렵다”고 했다.

일단 홈쇼핑업체들은 방송 중단 예정일까지는 협상을 지속할 전망이다. 업계는 송출수수료 부담 완화와 함께 ‘방송 중단’이란 파국은 막고 싶어하는 눈치다. 실제로 지난달 28일 LG헬로비전에 재계약 협상 중단을 통보한 CJ ENM 커머스(CJ온스타일)도 헬로비전 측과 협상을 진행 중이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홈쇼핑 3사 모두 협상의 여지가 전혀 없는 막다른 골목까지 몰린 건 아니다”라며 “분쟁조정위나 검증협의체까지 가지 않고 협상이 극적타결돼 방송중단 사태가 오지 않을 가능성도 열려있다”고 말했다.

김미영 (bomnal@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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