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물'로 자동차 달리게 한다…성남에 들어선 그린수소 공장
경기도 성남시 수정구에 있는 성남광역정수장에 지난 14일 큰 변화가 생겼다. 팔당댐에서 온 한강 물을 정수 처리해서 경기 동남부에 사는 400만 명에게 수돗물을 공급하는 이 곳에 ‘공장’이 들어선 것이다. 정수장 안쪽으로 깊숙하게 들어가자 흰색 외벽에 ‘Green Hydrogen(그린수소)’라는 파란 글씨가 쓰여진 건물들이 보였다. 국내 최초로 수력 발전을 통해 생산한 전기로 물을 전기분해(수전해) 해서 수소를 만드는 시설이다.
정수장에 수소 생산 시설이 만들어진 건 그린수소를 얻기 위해 필요한 깨끗한 물과 전기를 모두 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린수소는 재생에너지 전력을 이용해 순수한 물을 전기분해해서 생산한 수소를 말한다. 천연가스를 고온·고압에서 분해해서 얻거나 석유·화학공정에서 부산물로 나오는 ‘그레이수소(Gray Hydrogen)’와 달리 생산 과정에서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는다.
그린수소 생산 시설은 이날 준공식을 마치고 시험 가동되고 있었다. 중심에는 그린수소 시설의 핵심인 수전해(Alkaline) 장치가 있었다. 이곳으로 들어온 정수장 물을 전기로 분해해서 수소와 산소로 각각 분리한 뒤에 저장한다.
" “생산 과정에서 만들어진 산소는 대기로 배출하고요. 수소는 수분을 제거하고 순도를 높인 후에 후속 공정을 진행합니다.” 정현범 한국수자원공사 그린수소사업부장이 수전해 설비를 가리키면서 설명했다. "
한강 물로 전기 생산하고 수소 원료 만들어
깨끗하지만 비용 많이 들어…“경험 더 쌓아야”
그린수소는 탄소중립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대안 에너지로 주목받고 있다. 제주에서도 전국 최초로 풍력을 활용해 생산한 그린수소를 연료로 수소 버스를 운행하고 있다. 문제는 생산 과정에서 여전히 큰 비용이 투입된다는 것이다.
류필무 환경부 대기미래전략과장은 “그린수소 기술이 아직 초기 단계다 보니 생산 비용이 많이 들고 수소 에너지에 대한 수요도 아직은 제한적”이라면서도 “어떻게 하면 비용을 줄이고 시설을 더 효율적으로 운영할 것인지에 대한 경험이 쌓이면 앞으로 탄소 중립 에너지원으로서 중요한 자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환경부와 한국수자원공사는 성남정수장 외에도 내년 상반기에 밀양댐에도 소수력을 이용한 그린수소 생산 시설을 착공할 계획이다. 또 소수력보다 발전 규모가 큰 대수력을 활용하기 위해 충주댐에 그린수소 생산시설을 설치하기 위한 용역도 올해 안에 추진할 방침이다. 2030년까지 연간 3만9000대의 수소차를 충전할 수 있는 그린수소 생산 시설을 만드는 게 목표다.
윤석대 한국수자원공사 사장은 “그린수소는 온실가스의 주범인 화석 연료를 완전히 대체할 수 있기에 기후위기의 직접적인 해법 중 하나”라며 “지속적으로그린수소 생산기지 및 기반시설을 전국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했다.
천권필 기자 feel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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