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 부하직원 성추행한 전 KPGA 직원…1심서 징역 6개월·집유 2년

수년간 사무실·화장실 등지에서 성추행…피해자만 10여명
피고인 "진술 과장" 주장…재판부 "수치·혐오 일으킬 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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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동성 부하 직원들을 성추행한 전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직원이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18일 KPGA에 따르면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 형사 6단독 정연주 판사는 지난 15일 '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추행' 혐의로 기소된 40대 A씨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40시간의 성폭력 치료강의 수강 및 신상정보등록 등을 명령했다.

A씨는 KPGA에서 재직할 당시 수년간 사무실이나 화장실 등지에서 동성의 부하직원들을 대상으로 엉덩이를 쓰다듬거나 귓불을 어루만지는 성추행과 음담패설 등을 일삼았다.

그는 회사 내 인사·성추행 방지 교육을 포함한 조직경영 업무 전반을 관장했던 관리자였음에도 이같은 행동을 벌였다. 고소를 진행한 9명을 포함해 10여명이 피해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이후 수사기관의 수사를 받아 혐의가 확인된 A씨는 지난해 2월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법정에서 "고소인들이 성추행 문제 제기를 하지 않다가 노동조합 설립 이후 고소한 것으로 진술이 과장됐다"고 주장했으나 이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재판부는 "추행 피해가 발생한 방식, 추행 당시의 말과 행동 등이 서로 상당히 유사하고 고소한 피해자들 외에 다수의 참고인들도 유사한 피해 내용을 진술했다"면서 "피해자들이 하급자로서 피고인과 계속 같은 회사에서 근무해야 하는 사정 등을 규합해보면, 추행 상황 당시에는 자신들이 입은 피해를 사건화 하는 것에 망설였을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판시했다.

이어 "동성이라 해도 엉덩이나 귀를 만지는 행동은 서로 대단히 친밀한 관계이거나 상호 동의 하에 이뤄진 것이 아니라면 수치감과 혐오감을 불러 일으킬 수 있는 행위에 해당한다"며 "추행 상황, 피고인과 피해자들의 직무 관계, 피고인이 피해자들에게 접촉하면서 했던 말과 행동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의 행위는 추행 행위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KPGA는 지난해 사내 인사위원회를 열어 A씨에게 해고를 통보했다.

허준 KPGA 노조위원장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국내 프로스포츠 단체의 조직문화가 더욱 성숙해지기를 바라며, 협회 사무국 직원들의 인권이 신장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starburyn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