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식 가치투자’ VIP자산운용이 대거 비중 늘린 종목은

현대그린푸드·F&F·한솔케미칼
실적 성장 대비 저평가주 매입

최준철 VIP자산운용 대표. 사진=매경DB

‘한국식 가치투자’를 추구하는 VIP자산운용이 최근 들어 현대그린푸드, F&F, 한솔케미칼 등의 지분을 대거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VIP자산운용은 적정 기업가치 대비 저평가된 우량주를 발굴해 장기 보유하는 투자 기조로 운용업계 내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운용사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VIP자산운용은 최근 현대그린푸드 주식을 183만5028주 사들이며 지분 5.42%를 확보했다. VIP자산운용은 최대주주인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23.8%)과 정교선 부회장(12.7%) 및 현대지에프홀딩스(10.1%)에 이은 주요 주주 중 한 곳으로 자리 잡았다.

현대그린푸드는 안정적인 현금창출능력을 보유하고 있어 꾸준한 실적 성장이 기대된다. 흥국증권에 따르면 올 3분기 현대그린푸드의 매출액, 영업이익은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5.6%, 36.8%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익 상향에도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 주가순자산비율(PBR)이 각각 5배, 0.6배로 실적 대비 기업가치가 낮아 저평가 가치주를 좋아하는 VIP자산운용이 비중을 늘린 것으로 풀이된다.

또 VIP자산운용은 의류주인 F&F 주식도 사들이며 지분을 5.27%(201만8704주)로 늘렸다. 주요 브랜드인 MLB의 3분기 홍콩, 중국 시장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71%, 39% 급증하며 성수기에 재진입할 것으로 기대되는데, 12개월 선행 PER은 8~9배에 불과해 과매도 국면이란 증권가 시선이 적지 않다. 최준철 VIP자산운용 대표는 “최고경영자(CEO)를 중요한 투자 요인으로 꼽는다”며 “김창수 F&F 회장의 경영 철학, 능력을 신뢰한다”고 말했다.

그 밖에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관련주인 한솔케미칼 주식도 69만9322주(6.17%) 보유 중이다. 삼성전자 파운드리 공정에는 대량의 희석액이 투입되는데, 한솔케미칼은 삼성전자에 과산화수소를 공급하고 있다. 최근엔 2차전지(배터리) 사업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 중이기도 하다. KCC글라스, HL홀딩스 지분도 각각 6.31%, 9.02% 가지고 있으며 주주가치 제고에 힘쓰는 주식인 메리츠금융지주 주식도 대거 보유하고 있다.

VIP자산운용은 ‘리틀 워런 버핏’이라 불리는 최준철, 김민국 공동대표 체제에서 가치 투자 유행을 활성화하고 있다. 우량한 재무 구조, 실적 성장, 뛰어난 경영자 등 기업 펀더멘털이 우수함에도, 주가가 저평가된 종목들을 발굴해 집중 투자한다.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지난 한 주 동안 국내주식형 펀드 상품 중 VIP자산운용의 1호 공모펀드인 ‘VIP한국형가치투자’ 펀드에 가장 많은 자금(84억원)이 유입됐다. 3개월 동안 들어온 자금 규모는 776억원에 달한다. 해당 펀드의 3개월 수익률은 7.85%로 코스피(3.5%)를 웃돌았다.

VIP자산운용은 “이미 기대감을 반영해 더 이상 싸지 않은 종목 비중은 줄이고 오해로 저렴해진 종목 비중을 늘리겠다”며 “20년간 가장 능숙하게 해온 방식”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