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간 지붕공사 사망자 125명…가을철 추락위험 주의보

노동자 A씨는 지난 6월 경기 김포시 소재 공장 지붕 패널 설치 작업 중 패널이 미끄러지면서 지붕 끝부분에서 8.2m 아래로 추락해 숨졌다. 사고 전날에 이어 당일에도 비가 내렸고 이로 인해 지붕패널 마감재인 강판 위에 물기가 있어 미끄러웠다. 지붕 가장자리에는 안전난간 등 추락위험방지 장치가 없었다.

노동자 B씨는 지난 6월 강원 평창군 소재 축사 지붕 교체공사 현장에서 작업 준비 중 밟고 있던 채광창이 파손되며 4.6m 아래로 추락해 사망했다. 축사 신축 이후 20년 이상 지나면서 채광창이 경화돼 쉽게 부서졌다.

노동자 C씨는 지난 7월 부산시 소재 공장 태양광발전소 구축공사 현장에서 설비 자재를 가지러 지붕 상부로 이동 중 채광창이 파손되면서 8.0m 아래로 추락해 숨졌다. 채광창 안전덮개, 채광창 아래 추락방호망 등이 설치돼 있지 않았다.

고용노동부는 오는 19일부터 11월30일까지 ‘지붕작업 추락위험 주의보’를 발령했다.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간 건설 현장 지붕공사 사고사망자는 125명이다. 지붕공사는 건설 현장에서 가장 많은 사망사고가 발생하는 현장 중 하나다. 특히 장마와 집중호우가 끝나는 가을철(9~11월)에 가장 많이 발생한다. 2020~2022년 기준 계절별 사망자는 봄 35명(28.0%), 여름 21명(16.8%), 가을 54명(43.2%), 겨울 15명(12.0%)이다.

노동부는 “지붕공사 사망사고는 주로 축사·공장·창고 등 소규모 초단기공사(1~2일)에서 발생하고 있어 사고예방을 위해서는 불시 감독·점검보다는 교육·지도를 통해 안전의식 및 안전조치를 강화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밝혔다. 노동부와 산업안전보건공단은 초소규모 건설공사 기술지도 사업으로 전문건설업체 본사와 작업 현장을 방문해 주요 사고사례, 안전조치를 지도하고 채광창 안전덮개 구입비용의 70%를 지원한다. 지원 대상은 상시노동자 50인 미만 사업장으로 지붕 상부에서 공사한 실적이 있는 업체다.

최태호 노동부 산재예방감독정책관은 “지붕공사 추락사고 대다수가 사고 위험성 인식 부족 및 기본적인 안전수칙 미준수로 발생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기본 안전수칙 미준수 현장의 사망사고에 대해 무관용 원칙에 따라 철저히 수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지환 기자 baldkim@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