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 누워 야구관람…서울시, 잠실에 세계 두 번째 첨단 돔구장

유영규 기자 2023. 9. 18.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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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잠실 돔구장 건설안 실내 조감도

서울 잠실에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 버금가는 첨단 돔구장이 생깁니다.

호텔 객실에서 편안하게 야구 경기를 관람하고 막히는 지점 없이 관람석 복도를 한 바퀴 돌며 원하는 어느 곳에서나 경기를 즐길 수 있게 됩니다.

북미 출장 중인 오세훈 서울시장은 16일(현지시간) 캐나다 토론토 로저스센터를 방문한 자리에서 이런 내용의 잠실 돔구장 건립 계획을 밝혔습니다.

오 시장은 돔구장을 둘러본 뒤 "야구를 보는 것도 목적이지만 가족 단위 등 삼삼오오 모여 즐길 수 있게 시설이 아주 잘 돼 있어 하나의 축제 같은 느낌이다. 호텔이 돔구장과 붙어 있어 가능한 일"이라며 "우리도 이렇게 야구를 축제처럼 즐길 수 있도록 만들기 위해 호텔과 연계해 돔구장을 짓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습니다.

로저스센터는 투수 류현진 선수가 속한 메이저리그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홈구장으로 약 4만 1천 석 규모의 돔 경기장입니다.

토론토 메리어트시티센터호텔과 일체형으로 조성돼 일부 객실에서 경기를 관람할 수 있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메리어트시티센터호텔은 시즌 중에는 주로 야구관객이, 비시즌에는 컨벤션센터 방문객 등이 이용합니다.

숙박비는 경기 일정에 따라 약 300∼2천 달러(약 40만∼250만 원) 수준입니다.

시즌 중에는 거의 빈 객실이 없을 정도로 인기가 많습니다.

호텔 측은 야구장을 조망할 수 있는 복층 객실을 취재진에 공개했습니다.

객실 1층에는 5∼6명 정도가 간단히 업무를 보거나 모임을 할 수 있는 크기의 공간에 테이블, 의자 등이 갖춰져 있었습니다.

유리창 너머로 경기가 열리고 있는 야구장이 한눈에 들어왔습니다.

2층에 마련된 침실에서도 유리창 앞 소파에 앉아 편안하게 경기를 관람할 수 있었습니다.

잠실 돔구장은 민간투자로 진행되는 '잠실 스포츠·마이스(MICE) 복합개발 사업'의 일부입니다.

서울시는 현재 이 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인 ㈜서울스마트마이스파크(가칭·주간사 ㈜한화)와 돔구장 건립 계획을 구체화하고 있습니다.

개폐식이 아닌 폐쇄형 구조에 국제경기 유치가 가능한 3만 석 이상의 국내 최대 규모로 계획 중입니다.

돔구장은 우천·폭염 등 악천후에 영향을 받지 않고 안정적인 운영이 가능합니다.

또 올스타브레이크(올스타전이 개최되는 약 1주일간의 정규리그 휴식기), 오프 시즌에는 대규모 공연·행사도 열 수 있습니다.

시는 내·외야를 순환하는 360도 개방형 콘코스(관중석과 연결된 복도공간)와 스카이박스, 필드박스, 패밀리존 등 최신 트렌드를 반영한 각종 프리미엄석을 도입할 예정입니다.

아울러 돔구장과 호텔(야구장 뷰 120실 포함해 총 300여 실)을 연계 조성해 객실, 레스토랑, 피트니스 등 호텔 내 여러 공간에서 이색적인 경험을 제공한다는 구상입니다.

호텔과 연계한 야구장은 로저스센터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가 된다고 시는 설명했습니다.

잠실 돔구장은 현 잠실야구장을 허물고 그 자리에 지어집니다.

시는 내년 말까지 실시협약을 마무리하고 2025년 시즌까지 기존 잠실야구장에서 경기를 치른 뒤 2026년 착공, 2031년 말 준공한다는 목표입니다.

공사 기간 대체 구장 확보 문제는 아직 검토 중입니다.

서울시 관계자는 "잠실주경기장에 리모델링을 통해 1만 7천 석 규모의 대체 구장을 만드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여러 공사가 동시에 진행되면 안전관리 측면에서 우려된다는 전문가 의견에 따라 불가능한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LG와 두산, KBO에서 공사를 나눠서 하자고 제안했지만 그렇더라도 안전 확보가 쉽지 않고 10개월 이상 공기 지연이 불가피해 받아들이지 않았다"며 "고척돔, 목동야구장이나 수원, 인천 등 기존 구단과 같이 나눠서 쓸 수 있는 방안을 KBO와 구단 등과 협의할 계획"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돔구장 건설비는 5천억 원 안팎으로 추산됩니다.

민간투자 기업이 당초 제안했던 개방형 구장과 비교하면 배 이상입니다.

일각에서는 돔구장 건립 결정으로 인해 사업비가 커지면서 사업 진행이 지지부진한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이와 관련해 시 관계자는 "투자기업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양 구단에서 일부 비용을 분담하는 안도 검토했지만 민투사업법상 전체 사업비가 함께 늘어나는 문제가 있어 기업 측이 전부 부담하기로 한 것"이라며 "초창기에는 준비가 덜 돼 다소 미흡한 부분이 있었으나 현재 관련 리스크는 거의 해소됐고 원만히 협상이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사진=서울시 제공, 연합뉴스)

유영규 기자 sbsnewmedi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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