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과학칼럼] 애그테크(AgTech)와 기술사업화 기회
올해 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는 기후 변화와 더불어 가장 많이 다뤄진 분야가 스마트농업일 것이다.
이상 기후로 인해 인도, 브라질, 호주, 중국 등이 피해를 보면서 이에 따른 쌀, 원당, 밀과 같은 작물의 가격이 상승하는 가운데 인도는 쌀 절반에 대한 수출 금지를 선언하기에 이르렀다.
나사(NASA)도 온실가스 배출로 인해 옥수수 수확량이 최대 24% 감소할 것으로 예측한 바 있다.
여기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촉발한 지경학 이슈는 중국-미국 이슈로 재부각되고 있어 상황이 이른 시일 내에 개선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오히려 패권경쟁이 치열해질수록 식량안보 우려가 증대됨에 따라 각국은 자국 내 스마트농업을 장려하고 있어 농업의 안정적인 생산과 관련한 기술, 시장에 대한 수요는 지속해서 증가할 수밖에 없다.
시장분석기관인 마켓앤마켓사는 스마트농업시장의 규모를 팬데믹 이후 U자형 회복을 거쳐 성장하는 것으로 분석한 바 있다.
이에 따르면 2020년 123억달러 규모의 시장이 10.1%의 성장세를 보이면서 2026년까지 207억달러 시장 규모를 형성할 것으로 보고 있다. 농업에서 혁신적인 디바이스, 장치, 센서 등 첨단 기술 채택 및 수요 증가가 스마트농업시장의 성장을 촉진하는 요인으로서 예측기간 정밀농업 부문은 11.6%, 정밀임업 부문은 6.8%, 스마트온실 부문은 7.9%, 축산 모니터링 부문은 10.1%, 정밀양식 부문은 15.5%의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측한 바 있다 .
상기 분석에서 나타난 바와 같이 스마트농업은 다양한 분야에서 기술의 융·복합을 통해 가치가 창출되는 분야로, 최근 ‘애그테크(AgTech)’라는 영역으로 부상하고 있다.
미생물 비료, 바이오 작물보호제, 디지털관리 플랫폼, 토양 모니터링, 작물 수확량 예측 모니터링 분야나 농업용 드론, 수확용 로봇 등이 애크테크의 예로, 관련 기업들은 혁신 기술과 농업과의 접목을 통해 시장의 기회를 확대하고 있다. 글로벌 1위 농기계기업인 미국의 디어앤컴퍼니의 경우만 하더라도 농업용 자율 주행 트랙터 기술 개발업체를 인수해 정밀농업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이스라엘 토양 센서 개발업체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토양·기후·수확량 관련한 예측 서비스로 영역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이와 관련해 지난해 KISTI 기술사업화연구센터 연구원들은 미래 농업 가운데서도 삼면이 바다인 우리나라의 특성을 보고자 수산품 가공에 참여하는 국내 주요기업들의 프로파일 분석을 수행한 바 있다.
생산효율성, 기술잠재성, 운영안정성, 재무건전성, 기업수익영, 영엽효율성, 자본활용성을 기준지표로 주요 4대 기업들의 역량을 비교·분석해 보니 흥미로운 결과가 도출됐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기업이 수익을 창출하는 데에 자원 및 영업활동 요소들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활용했는가를 보여주는 생산효율성이나 영업효율성 지표 점수는 높은 반면 매출, 자본, 자산, 고용이익 등을 얼마나 기술에 재투자하는지 나타내는 기술잠재성 지표는 낮아 미래를 위한 기술투자활동은 상대적으로 소극적인 것으로 보인다. 즉, 현재 역량을 의미하는 현행점수는 충분히 높은 반면 아직 잠재역량은 충분히 발휘되지 못하는 것으로, 역으로 성장의 여지가 충분하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물론 분석의 편의를 위해 미래농업 가운데 특정 기업군을 추출해서 분석했고, 해당 기업들이 현재 충분히 수익달성을 하고 있기에 신규 영역에 소극적일 수는 있으므로 결론을 일반화할 수는 없다.
한편 스마트농업을 화두로 지난 몇 년간 정부 투자는 활발히 이뤄져 지능화된 농업으로의 진화 속도는 점차 빨라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KISTI가 발간한 분석보고서에 따르면 스마트농업의 지역별 정부 연구·개발 투자 현황은 2015~2021년 7년간 8000억원 이상으로, 서울이 1381억원(17.1%), 경기가 1028억원(12.7%), 전북이 1023억원 (14.9%)으로 전국적으로 관심이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다만 스마트농업 세부 기술군·지역별 연구·개발 투자 현황에 따르면 지역별 연구·개발 역량의 차이는 존재한다. 스마트농업 관련한 애그테크 국내 기업들도 눈에 띄는데 이들은 농업에 디지털기술과 AI를 접목해 최적의 농축수산물 생육 환경을 조성하고 생산성과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있다. 영역도 농작물 스마트팜으로부터 스마트양식장, IoT 기반 스마트팜 설비, 재배관리 솔루션, 스마트 축산설비 기업까지 다양하다.
재차 강조하자면 앞서 언급한 여러 환경·정책적 요인들과 맞물려 스마트농업과 애그테크시장의 기회가 창출되는 가운데 향후 스마트농업을 중심으로 한 국가 간, 기업 간 경쟁도 더욱 치열해질 것이다. 이때 경쟁, 수요과 공급의 미스매치를 해결하는 것은 결국 혁신적인 기술이라고 판단되며, 첨단 기술의 채택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K-애그테크 기업들이 활약상을 볼 날도 머지않을 것으로 기대해본다.
김은선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데이터분석본부장
nbgk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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