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연, 국산 의료용 방사성동위원소 중국·파키스탄에 수출

‘RFT-30 사이클로트론’에서 생산한 저마늄-63, 지르코늄-89

한국이 자체 기술로 생산한 의료용 방사성동위원소 2종이 아시아권에 처음으로 진출했다. 사진은 RFT-30 사이클로트론./한국원자력연구원

한국이 자체 기술로 생산한 의료용 방사성동위원소 2종을 아시아권에 수출했다. 지난해 미국과 아프리카로 방사성동위원소 2종을 수출한 것에 이어진 성과다.

한국원자력연구원 첨단방사선연구소는 ‘RFT-30 사이클로트론’에서 생산한 의료용 방사성동위원소 저마늄-63, 지르코늄-89 2종을 각각 중국 상해응용물리연구소(SINAP)와 파키스탄 암병원 INMOL(Institute of Nuclear Medicine & Oncology Lahore)에 수출했다고 18일 밝혔다. 사이클로트론은 양성자를 가속해 암 같은 질병 진단을 위한 방사성동위원소를 생산하는 입자 가속기를 말한다.

이번에 수출한 2종의 물량은 종 20 밀리퀴리(mCi)로 국제 가격으로 환산하면 수천만원 규모다. 원자력연구원은 올해 4분기에는 정기적인 수출량을 늘리고, 태국원자력연구소(TINT) 등 아시아 다른 지역으로 수출을 확대할 계획이다.

원자력연구원 가속기동위원소연구실은 사이클로트론 기반 동위원소 생산시스템을 개발해 그간 수입에 의존했던 방사성동위원소를 국내에 공급해왔다. 작년에는 미국과 남아공에 수출하기도 했다. 올해 연구팀이 중국에 수출한 저마늄-63은 전립선암과 신경교종암을 진단할 수 있는 방사성동위원소 갈륨-68의 원료다. 해당 원료는 양전자방출단층촬영(PET) 같은 방사선영상장비의 정확도를 유지하기 위한 교정선원으로 활용된다. 파키스탄에 수출한 지르코늄-89는 다른 동위원소보다 몸 속에 오래 머물러 질병을 정확하게 진단하는 의료용 동위원소다. 종양을 찾아가는 약물과 결합해 체내에 주사하면 환자의 종양 위치나 크기를 방사선 영상을 통해 정확히 알 수 있다.

의료용 방사성동위원소는 특수 물질로 취급돼 수출 과정이 복잡하고 까다로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국내 방사성동위원소 전문 기업인 새한산업, 엔바이로코리아와 연계해 수출 허가 절차를 진행했다.

정병엽 원자력연구원 첨단방사선연구소장은 “앞으로도 의료용 방사성동위원소의 국산화와 수출 확대를 위해 지속적으로 생산 시스템을 고도화하고, 국제 네트워크를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이 자체 기술로 생산한 의료용 방사성동위원소 2종이 아시아권에 처음으로 진출했다. 사진은 해당 방사성동위원소 2종을 개발한 한국원자력연구원 가속기동위원소개발실 연구진. (윗줄 왼쪽부터) 주진식 선임연구원, 안주영 연구원, 김태현 선임연구원, 이준영 선임연구원, 이종철 선임연구원 (아랫줄 왼쪽부터) 공영배 책임연구원, 박정훈 실장, 허민구 책임연구원. /한국원자력연구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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