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내 자급률 상승 등으로 개선 여력 크지 않아 기술 우위 유지중인 반도체는 일시적 영향 전망
한국 업종별 대중국 수출액(단위=십억달러)<자료=한국신용평가>
중국 경제에 대한 우려가 커진 가운데 중국을 주요 교역국으로 둔 국내 주요 산업에 대한 우려의 전망이 나와 주목된다.
15일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한국신용평가는 최근 ‘가라 앉는 중국호, 한국 주요 산업에 미치는 영향’이란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국내 대부분의 수출업종이 부정적 영향을 받고 있다고 진단했다.
한신평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국내 상위 5개 수출업종인 반도체, 자동차, 석유화학, 정유, 철강의 대중국 수출비중은 각 40%, 2%, 38%, 7%, 11%로 반도체와 석유화학 비중이 높다.
정혁진 한국신용평가 실장은 “중국 노출 비중이 높은 업종은 올해 상반기 영업실적이 부진했다”며 “한국 경제 전반의 불확실성이 점차 커지고 있는 양상”이라고 말했다.
한국 주요 수출산업의 중국시장 변화에 따른 영향<자료=한국신용평가>
한신평은 중국 경제 부진에 따른 영향 측면에서 석유화학, 철강, 디스플레이업종이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평가했다. 중국 경제 부진이 국내 수출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경기변동에 따른 일시적 효과와 중국의 자급률 변화, 미국 주도 글로벌 공급망 재편, 전·후방산업의 성격 변화 등 구조적 효과로 나눌 수 있는데 이들 업종에 구조적 요인이 더 큰 영향을 주고 있다는 설명이다.
중국내 석유화학 자급률 추이<자료=한국신용평가>
오윤재 선임연구원은 “한국산 석유화학제품의 50% 가량이 중국에 수출되며 중국는 국내 석유화학산업의 최대 수출시장”이라며 “2019년 이후부터 중국내 석유화학 생산설비가 순차적으로 준공되면서 중국의 저렴한 제품이 시장에 유입되고 원가 경쟁력에서도 과거 디배 개선된 모습을 보일 것으로 예상돼 국내 석유화학업체들에게는 부담요인”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높은 중국 수출의존도와 지리적 이점 등을 감안할 경우 국내 석유화학업체들이 중국 이외 대체시장 확보 등의 대응도 쉽지 않다”며 “향후 중국 경기가 회복되더라도 국내 석유화학산업의 실적개선 폭은 크지 않을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중국 반도체 자급률<자료=한국신용평가>
반면 반도체의 경우 경기 부진이라는 일시적 요인을 주로 받을 뿐 중국에 비해 기술과 제품 경쟁력에서 우위를 유지하고 있어 중국 부진에 따른 영향은 크지 않다고 평가했다. 김정훈 수석연구원은 “높은 수입 비중에 비해 중국 내에서 생산되는 반도체의 비중은 매우 낮은 수준이고 중국 정부는 반도체 해외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반도체 자급률 확대를 추진해왔으나 현재까지의 실적은 저조한 상황”이라며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 관련 규제 등으로 중국의 반도체 자급률이 중기적으로도 유의미한 수준으로 개선될 가능성이 낮을 것으로 예상되는 점을 고려하면 향후 중국 경기회복시 국내 메모리반도체업체의 충분한 수혜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기업들의 지난해 메모리반도체 수입액은 433억달러(약 56조원)로 글로벌 메모리반도체 제조사가 생산하는 메모리의 31%(DRAM 30%·NAND 33%)를 수입하고 있다. 2021년 기준 중국의 반도체 자급률(다국적 기업 포함)은 16.7%, 중국 업체만을 대상으로 할 경우의 자급률은 6.6%에 불과하다.
중국 경제 부진이 상당 기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국내 업종·기업별 대응력이 기업 신용도에도 영향을 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정혁진 실장은 “중국 노출이 큰 산업내 기업들은 경쟁력을 바탕으로 기술 혁신, 사업 다각화, 대체 거래선 발굴 등을 통해 중국의 내수 부진, 중국 제품과의 경쟁 심화, 글로벌 공급망 변화에 얼마나 성공적으로 대응하는지에 따라 향후 신용도가 차별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