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벽에서 추락한 '골프 황제'를 살려낸 차? 제네시스 GV80 [biz-플러스]

서민우 기자 2023. 9. 18.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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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시 7년만에 글로벌 100만대 돌파
브랜드 론칭 초기 부족했던 라인업
약한 인지도 탓에 글로벌 판매 고전
2021년 우즈 교통 사고가 전환점
최고 수준의 품질·안전 경영 지속
글로벌 명품 車 브랜드 반열 올라
GV80 충돌테스트 시험 장면. 사진제공=IIHS
[서울경제]

국산차 최초의 프리미엄 브랜드인 제네시스가 출시 7년 10개월 만에 글로벌 누적 판매 100만 대를 돌파했다. 2015년 11월 출시한 이래 하루 평균 357대씩 팔려 나간 셈이다.

제네시스는 올해 8월까지 국내 69만 177대, 해외 31만 8627대 등 글로벌 시장에서 총 100만 8804대를 팔았다고 18일 밝혔다. 2021년 6월 누적 판매 50만 대를 넘어선 지 2년 3개월 만에 이룬 성과다.

현대차(005380)그룹 내부에서는 글로벌 누적 판매량 100만 대를 돌파한 제네시스의 ‘결정적 순간’으로 2021년을 꼽는다. 그해 2월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가 탑승한 차량이 미국 로스앤젤레스 인근 도로를 달리다 절벽 아래로 추락한 끔찍한 사고가 발생했다. 이때 우즈가 탔던 차량이 제네시스의 첫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GV80이었다. 당시 현지 언론을 통해 전면부와 후면부가 크게 파손된 차량 사진이 공개돼 큰 충격을 안겨줬다.

타이거 우즈, 2021년 끔찍한 교통사고···GV80 덕에 생명 큰 지장 없어
2021년 2월 타이거 우즈가 탑승했다가 절벽 아래로 추락해 전·후면부가 파손된 GV80의 사고 차량 모습. 우즈는 다리에 부상을 입었지만 생명에는 큰 지장이 없었다. AFPBB뉴스

하지만 더욱 놀라운 것은 우즈가 다리에 부상만 입고 생명에 큰 지장이 없었다는 점이다. LA 경찰 당국도 사고 브리핑에서 “제네시스 SUV 차량의 앞부분이 완파됐으나 내부는 대체로 손상되지 않았다”면서 “치명적이었을 사고였지만 에어백 등이 우즈의 생존을 도왔다”고 밝혔다. ‘세상에 없던 특별한 럭셔리 경험을 제공한다’는 목표 아래 최상의 품질과 안전성을 추구해왔던 제네시스의 뚝심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다.

2015년 11월 브랜드 론칭 후 상대적으로 부족한 라인업과 인지도 탓에 고전했던 제네시스는 이 시기를 전후로 판매량이 수직 상승했다. 2019년 7만 7135대에 불과했던 제네시스의 글로벌 판매량은 2020년 13만 2450대로 첫 10만 대 시대를 열었다. 이듬해 20만 1415대를 판 데 이어 지난해에도 21만 5128대를 판매했다. 올 들어 8월 기준 15만 4035대의 판매량을 기록하며 3년 연속 20만 대 판매 달성이 유력한 상황이다.

우즈의 교통사고로 ‘제네시스는 안전한 차’라는 인식이 확산된 데다 GV80·GV70·G80 전동화·GV60 등 경쟁력 있는 신차들을 잇따라 내놓으며 단점으로 지적됐던 라인업 문제를 해결한 것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美 JD파워 조사, 4년 연속 1위···품질도 글로벌 명품차 버금
제네시스의 첫 SUV 모델 GV80. 사진 제공=제네시스

제네시스는 그동안 한국 차가 믿음을 주지 못했던 품질 테스트에서도 두각을 나타냈다. 미국 시장조사 업체 JD파워가 발표한 2022년 ‘신차품질조사(IQS)’에서 전 세계 고급차 브랜드 1위를 차지했다. 해당 조사는 1987년부터 시작된 세계 최고 권위의 품질조사로 제네시스는 2017~2020년 4년 연속 1위를, 2021년 2위에 이어 다시 1위에 오르며 최고의 품질 경쟁력을 인정받았다.

제네시스는 ‘역동적인 우아함’이라는 차별화된 디자인을 바탕으로 대담한 디자인과 뛰어난 성능을 갖춘 모델들을 지속적으로 출시하고 있다. 2020년 4개 차종에 불과했던 라인업은 현재 세단 5종, SUV 2종, 전기차 3종 등 총 10개로 늘어났다. 이 같은 독창적인 라인업을 바탕으로 제네시스는 미국·유럽·중국·중동·호주 등 17개 시장에 진출했다.

차별화한 고객 경험, 발 빠른 전동화도 성장의 배경

제네시스가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둘 수 있었던 또 다른 배경으로 차별화된 고객 경험 제공이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제네시스는 럭셔리한 경험과 서비스로 ‘제네시스만의 차이’를 전달하기 위해 전 세계 50개 곳에 제네시스스튜디오·제네시스라운지·제네시스하우스 등 다양한 형태의 브랜드 경험 공간을 구축해 세심하게 관리하고 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지난해 10월 미국 조지아주에서 열린 전기차 전용 신공장 기공식에서 인삿말을 전하고 있다. 사진제공=현대차그룹

제네시스는 전동화 시대에서도 프리미엄 브랜드 성장을 목표로 새로운 도전을 이어간다.

제네시스는 2021년 9월 발표한 전동화 브랜드 비전에 발맞춰 2025년 이후 모든 신차를 전기차로 출시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전기차 생산지를 다변화하고 글로벌 전동화 수요에 대응할 계획이다. 현재 GV70 전동화 모델을 생산하고 있는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을 비롯해 2025년 완공 예정인 미국 조지아주 전기차 신공장(HMGMA)에서도 신규 플랫폼이 적용된 전용 전기차를 생산해 전기차 격전지인 북미 시장을 공략할 방침이다.

제네시스는 2030년까지 8종의 순수 전기차 라인업을 구축할 계획이다. 사진출처=제네시스 홈페이지

전동화 라인업으로의 전환과 함께 원자재·부품은 물론 생산공정을 포함한 브랜드의 모든 가치사슬에 혁신을 도모함으로써 탄소 중립 달성 목표도 구체화할 예정이다.

송민규 제네시스사업본부장 부사장은 “올해 중에 GV80 상품성 개선 모델과 GV80 쿠페를 출시하고 향후에도 기존에 없던 새로운 차급의 신차도 추가해 라인업의 완성도를 높여나갈 것”이라며 “세상에 없던 제네시스만의 특별한 럭셔리 경험들을 계속 만들어나가겠다”고 말했다.

서민우 기자 ingagh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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