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운 수능 출제 가능성 커져… 이과 상위권 재도전 증가

김유나 2023. 9. 18.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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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학년도 수능 원서 접수 결과 분석
2023년 응시 2022년보다 감소 50만4588명
교육당국 킬러문항 배제 발표 효과
졸업생·검정고시생 28년만에 최대
미적분 표준점수 확보 유리 판단
통합수능 도입 이후 선택 최고치
올해 11월16일 치러지는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원서 접수 결과가 공개됐다. 올해 수능의 특징은 졸업생 비중이 크고 수학에서는 미적분 선택자가 늘어났다는 것이다. 입시업계에서는 교육 당국의 ‘킬러문항(교육과정 밖 초고난도 문항) 배제’ 원칙 발표, 선택과목에 따른 표준점수 유불리 현상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졸업생 비중 커져… 이과 상위권 재수 증가

17일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 따르면 올해 수능 응시원서 접수자는 지난해보다 3442명 감소한 50만4588명이다. 재학생이 아닌 졸업생 등(검정고시생 포함)의 비중은 35.3%로 1995학년도 38.9%, 1996학년도 37.3% 이후 28년 만에 역대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졸업생은 31.7%(15만9742명)로 전년보다 3.7%포인트(1만7439명), 검정고시생은 3.6%(1만8200명)로 전년보다 0.5%포인트 늘었다. 검정고시생을 뺀 졸업생 비중은 1997학년도(32.5%) 이후 27년 만에 최고다.

입시업계에서는 특히 상위권 이과 수험생 중 다시 수능에 도전하는 이들이 늘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 교육 당국은 2022학년도부터 문·이과 통합형 수능을 치르고 있지만, 교육 현장에서 문·이과 구분은 아직 남아 있다. 교육계에서는 수학에서 미적분이나 기하를 선택하고 탐구영역에서 과학탐구를 선택하는 학생을 이과로 본다. 최근 수능은 수학 영향력이 커진 데다가, 문·이과 구분 없이 수학 성적이 산출돼 이과생은 인문계열 학과 지원 시 상대적으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는 “최근 수험생들은 재수를 해서라도 전공 불문하고 좋은 대학에 가야겠다는 욕망이 크다. 각 대학마다 전공 제한이 많이 풀어진 것이 (재수 증가) 원인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정부의 킬러문항 배제 방침이 수험생들의 부담을 낮췄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는 “‘초고난도 문항 배제’라는 출제 기조 변화로 ‘쉬운 수능’ 출제 가능성이 커져 수험생들의 도전 심리가 작용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종로학원은 “의약학계열 선호도가 증가한 것도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며 “올해 이과 상위권 경쟁률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재수를 해서라도 의약학계열에 지원하려는 이들이 많다는 의미다.
◆미적분·과탐Ⅱ 응시자도 늘어

수학에서는 미적분 선택자가 크게 늘었다. 미적분 선택자는 49.2%로 확률과통계 선택자(46.7%)를 넘어서며 통합 수능 도입 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통합 수능 도입 후 미적분이 표준점수를 따는 데 유리하다는 인식이 퍼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현재 수능은 같은 선택과목을 응시한 지원자들의 공통과목 평균점수에 따라 표준점수가 조정되는 구조다. 미적분 선택자들은 통상 확률과통계 응시자들보다 공통과목 평균점수가 높아 같은 원점수여도 확률과통계 선택자보다 표준점수가 올라간다.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는 “미적분 선택자가 늘어난 것은 자연계 지원자가 증가한 영향도 있지만 선택과목 조정 점수제도로 미적분의 표준점수가 잘 나왔던 것이 원인이기도 하다”며 “인문계열 지원자 중 미적분 선택자가 증가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과탐 응시자는 47.8%(사탐 1과목·과탐 1과목 선택자 제외)로 전년(46.7%)보다 늘었다.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는 “최근 첨단 과학 분야의 입학 정원이 늘고 의약학계열 선호도가 증가하면서 자연계에 대한 전반적인 선호도가 증가한 것이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과탐Ⅱ의 경우 서울대가 올해 과탐Ⅱ 지정을 폐지해 응시자가 줄 것으로 예상됐지만, 선택자는 전년 1만5989명에서 올해 2만889명으로 4900명 늘었다. 지난 6월 모의평가 등에서 과탐Ⅱ의 표준점수가 높게 나온 것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종로학원은 “과탐Ⅱ가 과탐Ⅰ에 비해 표준점수가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나는 추세라 선택자가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는 “과탐Ⅱ 응시자가 늘면 지난 모의고사보다 표준점수 차이는 다소 줄어들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다만 공부를 하지 않은 상태에서 과탐Ⅱ를 선택한 수험생도 상당수 있을 것으로 짐작돼 결과적으로 과탐Ⅱ 표준점수가 다소 높게 나올 것으로 추측된다”고 내다봤다.

세종=김유나 기자 yo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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