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먹튀 방지법’ 물거품 되나…與 제동에 무산 위기
與 장동혁 “심도 있게 검토해야”, 장기간 계류 가능성
이대로가면 ‘수상한 먹튀 방지’ 주가조작 후속책 무산
금융위 “투자자 보호, 국민 위해서 개정안 처리 필요”
[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기업 소유주(오너)나 임원의 수상한 주식 먹튀를 방지하는 ‘내부자 주식거래 사전공시제도’ 법안 처리가 난항을 빚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법안 처리 필요성을 강조했지만, 여당에서는 심층 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히면서 법안이 장기간 계류될 전망이다.
해당 자본시장법 개정안은 주요 주주(10% 이상 보유) 및 임원이 보유 주식을 3개월에 걸쳐 대량매도(발행 주식의 1% 이상)를 할 경우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증선위)와 한국거래소에 미리 사전공시하도록 하는 내용이 골자다. 이같은 내부자 거래 사전공시제를 둬서 일반 투자자를 보호하고 불공정거래를 막자는 취지다.
해당 법안이 발의된 것은 202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카카오페이(377300) 임원 8명이 회사 상장 후 스톡옵션으로 받은 주식 900억원어치를 팔았다. 이후 카카오페이의 주가는 열흘 동안 10%가 하락했다. 이른바 ‘카카오페이 먹튀’로 불리는 해당 사건 이후 재발방지를 위해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관련 개정안을 발의했다.
개정안은 정무위에 계류됐다가 올해 4월 주가조작·하한가 사태가 터진 뒤 급물살을 탔다. 주식 폭락 전에 수백억원의 지분을 각각 매도한 김익래 다우키움그룹 회장, 김영민 서울가스(017390) 회장 사례에 대한 재발방지 차원에서다.
당시 8개 종목(삼천리(004690), 서울가스(017390), 대성홀딩스(016710), 세방(004360), 다올투자증권(030210), 하림지주(003380), 다우데이타(032190), 선광(003100))은 지난 4월24일부터 폭락해 나흘 만에 시총 8조원이 증발했고, 일반 투자자들은 손해를 봤다. 하지만 김익래·김영민 회장은 이같은 하한가 사태를 미리 예견하고 주식을 팔아 현금화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이후 금융위는 이용우 의원이 대표발의한 법안에 수정 의견을 내면서 법안 처리를 본격 추진했다. 정무위는 지난 5월16일 법안심사제1소위원회, 지난 6월15일 전체회의에서 해당 법안을 처리했다.
이어 그는 “(법사위) 2소위로 회부해서 심도 있게 논의하고 문제점을 해소한 뒤 의결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상장회사협의회 등은 해당 개정안 관련해 주식 처분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하는 ‘재산권 침해’라는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금융위는 일반 투자자 보호 필요성을 강조하며 법안 처리를 요청했다.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법사위에서 “(자본시장법 개정안은) 정무위에서 상당히 오랫동안 논의됐고 (쟁점들도) 하나씩 아주 자세하게 논의가 됐다”며 “기업들이 상대적으로 어려워지는 측면이 있어서 그런 의견들이 있지만, 개정안 내용은 국민을 위한 것이고 일반 투자자를 보호하겠다는 법”이라고 지적했다.
김 부위원장은 “대주주, 임원의 (주식 먹튀를) 제한하겠다는 것이다. 그냥 제한하는 게 아니라 국민을 위해서 제한하는 것”이라며 “여러 의견이 나왔는데 대부분 (정무위에서) 논의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날 전체회의 처리가 어려울 것으로 보이자, 김 부위원장은 “(소위가 아니라) 가능하면 전체회의에 계류해 주셨으면 한다”고 요청했다.
관련 요청에 김도읍 법사위원장은 장동혁 의원의 동의를 거쳐 전체회의 계류를 결정했다. 이를 두고 국회 관계자는 “이해관계를 가진 기업이나 단체들이 법안 처리에 세게 민원을 제기했다”고 귀띔했다. 장 의원은 통화에서 해당 법안의 계류를 요청한 배경에 대해 “전부 법리적인 문제 때문일뿐”이라고 강조했다.
최훈길 (choigiga@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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