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단기채 금리 고공행진에 석 달새 1조달러나 몰렸다
“미국 달러예금 금리가 1년 만기 5.2%가량인데, 미국 단기채 금리가 5.3%를 넘어섰습니다. 미국 단기채에 돈 몰리는 이유가 여기 있죠.”
미국 단기 국채 금리가 5% 넘어 고공행진하면서 투자자들이 몰리고 있다. 최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만기 1년 이하 미국 신규 단기국채(T-bill)에 최근 석 달간 1조달러(약 1330조원)가 투자된 것으로 집계됐다. 블룸버그는 “엄마 아빠부터 기업 재무담당자, 대형 자산운용자까지 이 흔치 않은 기회에 몰려들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 연준이 마지막 금리 인상만을 남겨뒀다는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최근 단기 국채 금리는 5%를 웃돌고 있다. 16일(현지 시각) 기준 6개월 만기 국채 금리는 5.5%, 1년 만기 국채 금리는 5.42%에 달한다. 개인투자자들로선 은행 계좌에 돈을 넣어두기보다 단기 국채 매입이 유리해진 상황이다. 자산관리업체 브랜드와인 글로벌의 존 매클레인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통신에 “여유 자금을 단기 국채에 할당할 매우 좋은 기회”라면서 “S&P500지수 수익률이 6개월물 국채보다 낮다. 이는 흔한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기준금리 예측 모델인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오는 20일 열릴 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정책금리를 동결할 확률이 98%까지 치솟았다. 이번 금리 동결을 기정사실화하면서, 금리 인상 사이클이 사실상 끝났다는 전망이 우세한 분위기다.
국내 채권투자자들도 미국 단기채에 상당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최근 석 달 사이 서학개미 순매수 상위 종목에 ‘SPDR 블룸버그 1~3개월 T-bill ETF’ ‘iShares 0~3개월 국채 ETF’ 등이 올라있다. 초단기채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들이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올 들어 총 미 국채 판매액(1조2000억원) 중 3개월 미만 초단기채만 4400억원 매수한 것으로 집계됐다. 조미옥 삼성증권 센트럴금융센터 지점장은 “미 국공채 단기물 금리가 달러 예금보다 높아진 만큼, 고액 자산가들을 중심으로 초단기채 매수 규모가 많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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