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여빈의 항해 [HI★인터뷰]
"시청자 아닌 배우로서 탐났던 작품"
배우의 동력은 '표현하고자 하는 에너지'
배우 전여빈이 지난 2015년 데뷔한 이래로 가장 바쁜 일정을 소화 중이다. 드라마와 영화를 오가면서 충무로 라이징스타에서 대세 배우로 거듭났다. 그의 목표는 의외로 소박하면서도 단순했다. 연기자의 인생, 지금의 항해를 계속 이어나가고 싶다는 전여빈의 배는 현재 순항 중이다.
최근 전여빈은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본지와 만나 넷플릭스 오리지널 '너의 시간 속으로'(이하 '너시속') 관련 이야기를 나눴다. '너시속'은 1년 전 세상을 떠난 남자친구를 그리워하던 준희가 운명처럼 1998년으로 타임슬립해 남자친구와 똑같이 생긴 시헌과 친구 인규를 만나고 겪게 되는 미스터리 로맨스다.
이날 전여빈은 바쁜 일상을 먼저 전했다. 지난 8일 공개된 '너시속' 홍보를 막 마치고 개봉을 앞둔 영화 '거미집'으로 배턴을 이어갈 채비 중이다. '너시속'을 두고 마치 뉴에이지 음악의 느낌 같은 작품이라고 표현한 전여빈은 여전히 작품에 대한 대중의 반응을 기다리고 있다. 다만 일부러 시청자들의 댓글 등을 확인하는 것은 지양하고 있단다. 이유를 묻자 전여빈은 "제 안에서 느낌을 정리하고 난 후에 관객들의 반응을 살펴보려고 한다. 아직은 너무 떨린다. '너시속'이 제 손가락처럼 소중한 작품이라서 좋은 말이든 나쁜 말이든 쿨하게 흘려보낼 수 없다. 시간이 많이 흐르면 어떤 반응이든 그저 담담하게 받아들 일 수 있을지 궁금하다. 아직은 반응에 쿨하지 못하다"고 말했다.
앞서 진행된 제작발표회에서 전여빈은 원작인 대만 드라마 '상견니'를 향한 팬심을 고백하기도 했다. 시청자를 떠나 배우로서 '너시속'에 대한 갈망을 느꼈고 기회를 쟁취했다. 당시를 두고 전여빈은 "겁도 없이 제게 다가와준 행운을 덥석 잡았고 감사했다"고 말하며 웃음을 터트렸다. 다만 원작의 틀에 갇히리라는 우려 때문에 다시 시청하거나 참고하진 않았다. "감독님은 원작의 모방성에 갇히는 것을 극도로 염려하셨어요. 그래서 제게 주어진 글, 감독님, 전여빈이라는 배우 안에서 (방향성을) 찾아가려고 했습니다. 끝까지 보고나니 우리가 노력한 흔적이 엿보였어요. 이 작품을 위해 각자가 할 수 있는 노력을 긁어모았죠."
전여빈은 '너시속' 시청을 마치고 김진원 감독에게 훌륭한 연출가라는 극찬을 남겼다. 누군가 보기엔 미흡할지라도 그는 최선의 노력을 다했고 그것을 고스란히 담아낸 작품이기 때문이다.
사실 이번 작품은 전여빈에게 결코 쉬운 작품은 아니었다. 준희와 민주, 또 민주 몸에 들어간 준희와 준희 몸에 있는 민주까지 각기 다른 역할을 모두 소화해야 했기 때문이다. 그는 캐릭터를 만들기 위한 과정에 대해 "모든 것이 고민이 됐다. 각 인물들의 감정 표현을 만드는 것으로 시작했다. 매 순간이 (내가)만들어가는 포인트였다. 그렇지만 배우로서의 본능, 글을 읽었을 때 어떻게 표현해내고 싶은지 상상하는 것을 두려워하진 않았다. 계속 갇히지 않으려고 하면서 세심하게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전여빈의 말을 빌리자면 배우는 표현하고 싶은 에너지, 그 동력으로 살아간다. 그렇기 때문에 1인2역이라는 과제가 오히려 전여빈에게는 좋은 추진력이 됐다. 쉽지도 편하지도 않지만 기꺼이 받아들인 어려움은 연기적으로 단련할 수 있는 기회가 됐다. 특히 전여빈은 인물이 평면적으로 표현되는 것을 지양하기 위해 계속 캐릭터를 들여다보고 행적을 쫓았다.
지난해 '글리치'에 이어 '너시속' 그리고 '거미집'과 개봉을 앞둔 '하얼빈'까지 배우로서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지만 전여빈은 여전히 가야 할 길이 멀고 길다고 언급했다. 스스로 인복이 있다면서 자신을 향해 쏟아지는 숱한 러브콜의 이유를 겸손하게 답하기도 했다. "자기가 가진 능력 안에서 감당하고 책임지며 밥벌이를 하는 일이 감사해요. 결코 당연한 감사함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제겐 지금의 이 순간도 너무 중요하지만 시야를 더 멀리 보고 싶은 마음이 있어요. 긴 항해를 하고 싶어요. 깊은 숨을 쉰다고 생각하면서 배우 생활을 하고 싶습니다."
우다빈 기자 ekqls064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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