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간의 성취’ 그대로 토해낸 블랙핑크, 웅장하고 완벽했던 ‘본 핑크’ 피날레[SS현장]
[스포츠서울 | 함상범 기자]정확히 지구 한 바퀴를 돌았다. 전 세계 팬들을 대상으로 66번째 치루는 공연이다. 완성도 높은 모든 무대가 피날레처럼 느껴졌다.
여유와 완숙미, 열정과 파워가 동시에 전달됐다. 굉음처럼 강력한 사운드를 뚫고 나오는 보컬과 래핑, 무대와 하나 된 역동적인 퍼포먼스가 눈과 귀를 사로잡았다. 소울 짙은 네 멤버의 목소리가 울려 퍼지자, 블랙핑크의 밤이 열렸다.
블랙핑크가 16일과 17일 양일간 서울 구로구 고척 스카이돔에서 ‘블랙핑크 월드투어 본 핑크 피날레 인 서울’(‘BLACKPINK WORLD TOUR BORN PINK FINALE IN SEOUL’)의 대장정을 마쳤다.
지난해 10월 서울에서 시작해 북미와 유럽, 아시아, 오세아니아, 중동 등 34개 도시에서 66회에 달하는 최대 규모의 투어를 통해 180만 관객과 소통했다. 이날 스카이돔에서 열린 ‘본 핑크’는 그간 쌓은 경험의 총체이자 완결판이었다.
YG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이날 공연엔 일찌감치 수많은 인파가 몰렸다. 여섯 시가 임박했는데도 줄이 길게 늘어져 있었다. 일부 팬들은 공연장으로 입장하지 않고, 공연장 앞에 모여 사진 찍기 바빴다. 블랙핑크 굿즈는 공연 시작 전 품절됐다.
한국 팬뿐이 아니었다. 전 세계 팬들이 몰려들었다. 중국, 대만, 일본, 영국 등지에서 팬들이 총출동했다. 취재진도 국내는 물론 외신도 많이 찾았다. 일본 매체 JP통신의 마세 하루미는 “블랙핑크는 일본에서도 초미의 관심사”라며 공연장을 찾은 이유를 전했다.
이번 콘서트가 유독 관심이 가는 이유는 네 멤버에게 많은 변화가 있었기 때문이다. 지수는 솔로 활동과 함께 배우 안보현과 공개연애를 시작했다. 아무리 증거가 포착돼도 도망치듯 ‘사실무근’을 외쳤던 이전과는 다른 깔끔한 인정이었다.
리사와 로제 역시 열애설이 뒤따랐다. 제니는 HBO 드라마 ‘디 아이돌’로 칸 영화제 레드카펫을 밟았다. 개인적으로 복잡한 상황임에도, 그룹과 개인 어떤 측면에서든 성취가 폭발했다.
아울러 데뷔 8년 차에 접어든 블랙핑크는 재계약 여부가 결정되지 않았다. 네 멤버 모두 아직 도장을 찍지 않은 탓에, 어쩌면 이번 공연이 블랙핑크 완전체를 보는 마지막일지도 모르는 우려가 드는 것도 사실이다.
우려는 우려일 뿐, 등장할 때마다 최초·최고·최다 타이틀을 수집하는 블랙핑크는 이날 콘서트에서 ‘최전성기 걸그룹’의 위상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여유와 부드러움, 그러면서 각 잡힌 안무는 눈을 뗄 수 없었고, 춤과 동반하는 노래 역시 조금의 흔들림이 없었다. 왜 이들이 전 세계가 주목하는 그룹인지, 음악만으로 충분한 설명이 됐다.
‘핑크 베놈(Pink Venom)’으로 시작한 콘서트에 필요 없었던 건 ‘곡 설명’이다. 굳이 긴 말을 하지 않아도, 모두가 따라 부를 수 있는 메가 히트곡으로 채워졌다. ‘하우 유 라이크 댓(How You Like That)’, ‘프리티 새비지(Pretty Savage)’, ‘킥 잇(Kick it)’까지, 오프닝을 그려냈다.
팬들은 ‘애니멀 사운드’로 화답했다. 양 사이드에 자리한 큰 스크린에 멤버의 얼굴이 나올 때, 폭죽이 터질 때, 강력한 퍼포먼스가 등장할 때, 멤버들이 미소를 지을 때, 조금이라도 역동적인 변화가 있으면 웅장한 함성이 스카이돔을 가득 메웠다. 흔들리는 핑크빛 하트봉은 마치 핑크색 물결을 연상시키는 듯 곳곳에서 요동쳤다.
오프닝이 끝난 뒤 제니는 “블링크(팬덤명)가 앉아 있는 모습을 보고 심히 서운한 제니”라고 장난 섞인 멘트를 던졌다. 곧 관객들을 향해 “일어나야지”라며 일어나라는 손짓을 했다. 그러자 현장을 가득 채운 팬들이 일어섰다. 팬들이 일어나 환호하는 진풍경이 오프닝이 끝난 직후 벌어진 것. 팬들은 이후로 앉지 않은 채 무대를 즐겼다.
이후 음악적으로 모두 출중한 실력을 갖춘 네 멤버는 솔로로서도 각자 무대를 꾸몄다. ‘솔로(Solo)’와 ‘유 앤 미(YOU & ME)’를 부른 제니는 실루엣 댄스가 압권이었다. 아름다운 춤선을 만화처럼 풀어낸 이 대목은 화려함 그 자체였다.
로제는 돌출 무대에 올라 블랙핑크 메인보컬의 힘을 선사했다. 곡은 ‘곤(Gone)’과 ‘온 더 그라운드(On The Ground)’. 솔로 활동을 시작한 지수는 ‘올 아이즈 온 미(All Eyes On ME)’와 ‘꽃(FLOWER)’를 선보이며, 솔로 가수의 저력을 드러냈다. 리사는 밴드 사운드에 맞춰 ‘머니(MONEY)’를 열창했다. 메인 래퍼이자, 댄서인 리사가 보여준 피날레에서의 미소에서 탑티어의 재능과 끼가 느껴졌다.
블랙핑크의 팬이 아니더라도 충분히 귀에 익은 곡으로 공연이 채워졌다. 8년 동안 치열하게 쌓아온 블랙핑크의 발자취가 이 공연 안에 가득 담겨 있었다. ‘킬 디스 러브(Kill This Love)’부터 ‘러브식 걸스(Lovesick Girls)’, ‘불장난’, ‘타이파 걸’(Typa Girl), ‘셧 다운(Shut Down)’까지 쉼없이 달렸다.
블랙핑크는 “한 단락 한 단락 무대가 끝날 때마다 뭉클해진다”며 조금씩 촉촉하게 젖어들었다. “오늘은 울지 않을 것”이라는 다짐 섞인 목소리에 울음이 차지했고, 눈가는 서서히 빨개지고 있었다.
이날의 마지막 곡은 ‘포에버 영(Forever Young)’이었다. 데뷔 때부터 지금까지, 블랙핑크의 옆을 지켜온 팬들 앞에서 영원을 약속했다. 대미를 장식하고 무대 뒤로 블랙핑크는 사라졌지만, 블링크들의 외침은 계속됐다.
얼마 지나지 않아 댄스 챌린지가 시작됐고 충분히 열기가 더해진 뒤 블랙핑크는 스카이돔을 한 바퀴 돌며 ‘스테이(Stay)’를 불렀다. 앙코르 무대를 통해 ‘붐바야’, ‘예 예 예(Yeah Yeah Yeah)’, ‘마지막처럼’을 끝으로 공연을 마쳤다.
가수라면 누구나 부러워할만한 월드투어의 대장정을 마치는 자리, 기념비적인 업적을 쌓는 과정에서의 노고와 스쳐 지나가는 듯 멤버들은 울컥하는 감정을 막지 못하고 팬들에게 감사함을 표현했다.
지수는 “1년 전에 이 정도 시기에 월드투어를 시작했는데, 1년 후인 지금 콘서트를 무사히 마무리할 수 있어서 너무 행복하다. 끝까지 좋은 추억으로 마무리할 수 있게 해준 블링크에게 고맙다”고 고개를 숙였다.
로제는 “첫 서울 콘서트 때 제니 언니가 울었던 게 엊그제처럼 느껴진다. 이후 몇 년이 지나 이렇게 두 번째 월드투어의 마지막 순간에 서 있다고 하니 신기하다. 마지막이지만 뭔가 영원히 이럴 것만 느낌이다. 행복하다”고 말했다.
리사는 “블링크가 없었다면 월드투어를 해내지 못했을 것이다. 항상 응원해 주시고 같이 즐겨주셔서 너무 감사하다. 이런 멋진 경험을 하게 해주신 블링크 너무 사랑하고, 저의 20대를 함께 빛내주셔서 감사하다”며 웃었다.
끝으로 제니는 “블랙핑크가 7주년을 맞았는데, 막상 한국에서 블링크를 많이 만나지 못한 것 같아 아쉬움이 컸다. 그래서 앙코르 피날레 만큼은 한국에서 하고 싶었는데 이뤄져서 감사하다. 이 자리를 빛내준 모든 분께 감사하다는 말을 전해드리고 싶고, 앞으로도 저희는 멋있는 블랙핑크가 되겠다”고 마무리 했다.
intellybeast@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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