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정품 인증을 확인하세요” 믿었는데…인증마크까지 짝퉁 만들어

정슬기 기자(seulgi@mk.co.kr) 2023. 9. 17. 2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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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크림 정품인증 마크마저
가짜로 만들어 붙인 제품 등장
“디자인 도용” 크림 법적 대응

패션 제품의 개인 간 거래가 늘면서 유명 브랜드 제품을 베껴서 파는 ‘짝퉁’ 문제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국내 대표 리셀 플랫폼 네이버 크림(KREAM)은 짝퉁 여부를 감별해 정품 인증을 확인해주는데, 최근 이같은 정품 인증 포장과 태그조차 허위로 만들어 판매하는 사례가 나와 소비자들의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패션플랫폼들이 짝퉁 감별을 위해 총력전을 펼치지만 진화하는 사기 행각을 막기엔 역부족인 모양새다.

17일 네이버 크림은 최근 자사의 정품 인증 마크를 가짜로 만들어 붙여 다른 온라인 플랫폼에서 판매하는 상품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다른 개인 간 거래 플랫폼에 ‘크림에서 산 제품을 선물 받아 중고로 거래한다’는 내용의 판매글이 올라왔는데, 여기에 붙어 있는 크림의 정품 인증 태그가 가짜였다는 것이다.

크림 측은 “정품인증 포장부터 의류라벨에 붙이는 태그까지 가짜였다”며 “크림의 인증 태그가 붙어 있으면 정품이라는 공감대가 생기다보니 이제 그것조차 가짜로 만들어 가품을 진품인 척 판매하려는 것”이라고 한탄했다. 최근 문제가 된 판매글이 올라온 중고거래 플랫폼은 패션 브랜드 제품에 대한 정품 검수가 따로 없는 곳이다.

리셀 플랫폼 네이버 크림의 정품인증 로고(왼쪽)와 짝퉁(오른쪽) <네이버카페 캡처>
크림 관계자는 “크림에서 구매한 경우에는 거래 내역 확인이 가능하기 때문에, 혹시라도 크림에서 구매했다는 제품을 다른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살 때는 판매자에게 크림 거래내역을 우선 요청해야 한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이 경우에도 제품을 하나만 사 놓고 다른 것에는 짝퉁 태그를 달아 속일 수 있어 크림에서 구매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덧붙였다.

크림은 법적인 대응도 고려하고 있다. 크림 관계자는 “제조업체가 한 곳이 아니라 여러 곳일 수 있고, 실제로 제조업체를 특정하는 것 자체도 어렵다”면서 “가품 태그 제조업체가 특정될 경우 브랜드 보호 차원에서라도 디자인 도용 등에 대한 책임 물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크림은 중국 쪽 업체가 크림의 가짜 태그를 만드는 것을 확인한 것으로 파악됐다.

또 다른 개인간 거래 플랫폼인 번개장터 역시 정품 검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번개장터는 패션 의류, 명품 중고거래가 많아 이로 인한 짝퉁 이슈를 해소하기 위해 작년 12월부터 번개케어를 운영한다. 번개장터의 정품 검수 센터는 서울 성수동에 연면적 1750㎡(약 530평) 규모로 들어서 있다.

번개장터 측은 실제로 번개케어 서비스를 통해 샤넬 가브리엘 백팩의 가품을 찾아내기도 했다. 샤넬 백백의 케이스, 포장재만 정품이고 본품은 가품으로 대체해 넣은 사례다. 이밖에도 쿠션이 정품과 다른 살로몬 XT-6 운동화, 신발의 무게가 다르고 쿠션이 다른 피터슨 스니커즈, 사이즈 라벨의 폰트와 뒤꿈치 힐컵 강도가 다른 뉴발란스993 등을 찾아냈다.

명품 거래 플랫폼 트렌비도 중고명품 거래 사업을 확대하고 있는데, 정품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한국정품감정센터를 만들었다. 트렌비는 한국정품감정센터가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진행한 검수 건수는 11만6515건인데 그 가운데 검수를 통해 569개(약 0.5%)의 가품을 걸러냈다고 밝혔다.

온라인 거래가 늘면서 위조제품 발견 사례도 갈수록 늘고 있다. 특허청은 온라인 위조상품 신고 건수가 2019년 6661건에서 2020년 1만6693건으로 늘어났다고 발표했다. 또한 온라인 위조상품 재택 모니터링단을 통한 단속 건수도 2020년 12만6542건에서 2022년 18만1131건으로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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