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컴 ‘도조’ 발표 후…기대감 커진 ‘테슬라식 자율주행’

이재덕 기자 2023. 9. 17. 2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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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배 빠른 새 AI 칩 탑재 등
새 슈퍼컴 인공신경망 기술
테슬라의 12번째 버전 ‘FSD’
머스크의 생중계 공개 이어
완전자율주행 구현 여부 주목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25일(현지시간) 자사 자율주행 프로그램인 ‘FSD(완전자율주행)’의 12번째 버전을 공개했다. 그러면서 미국 캘리포니아주 팰로앨토에서 테슬라 차량에 탑승해 45분간 자율주행하는 모습을 트위터로 생중계했다.

FSD 버전 12를 탑재한 차량은 공사 구간을 조심스럽게 통과하고 비보호 좌회전도 무리 없이 해냈다. 머스크 CEO는 “이런 운전에 대해 (사람이 컴퓨터에) 코드 한 줄 넣지 않았다”며 “인공신경망이 알아서 한 일”이라고 말했다.

다만 직진 신호를 기다리고 있던 차량이 교차로 좌회전 신호에서 앞으로 조금 전진하자 머스크 CEO는 브레이크를 밟았다. 그러고 나서 “(운전에) 개입했다”고 말했다. 45분간 자율주행 과정 중 인위적인 개입은 딱 한 번뿐이었다.

테슬라 자동차의 자율주행 이미지. 테슬라 유튜브 영상 캡처

최근 테슬라가 새로운 버전의 FSD를 공개하면서 슈퍼컴퓨터 인공신경망을 이용한 완전자율주행 기술에 자동차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구글 웨이모·GM 크루즈 등 기존 업체들은 라이다·레이다·카메라·교통신호 정보 등을 종합해 미국 샌프란시스코 같은 제한된 지역 안에서 자율주행이 가능한 로보택시를 선보였다. 반면 테슬라는 카메라 장치와 카메라가 찍은 영상 데이터를 분석하는 슈퍼컴퓨터만을 이용해 지역 제한 없이 어디서든 완전자율주행이 가능한 기술 개발에 나섰다.

기존 기술은 프로그래머가 일일이 코드로 만들어 넣은 다양한 규칙을 기반으로 차량이 움직였다. 예컨대 이전 버전 FSD나 구글 웨이모·GM 크루즈 등은 프로그래머가 ‘신호등이 녹색일 때 주행한다’ ‘양쪽 차선 중앙을 따라 움직인다’ 등 규칙을 프로그래밍해서 넣는다.

이와 달리 인공신경망에 기반한 테슬라의 새 자율주행 시스템은 테슬라 차량 운전자로부터 수집한 주행 영상을 기반으로 규칙을 스스로 학습한다. 기존 방식은 도로에 트래픽콘 같은 장애물이 있는 경우 자율주행이 불가능하거나 복잡한 코드를 넣어야 했지만, 인공신경망 학습 방식은 인간 운전자의 운행을 모방해 장애물을 비켜 갈 수 있다. 차량에 장착된 카메라는 교통 상황 인식은 물론 데이터 수집용으로 활용된다.

업계 관계자는 “전 세계 도로를 주행하며 데이터를 수집하는 차량이 수백만대에 달하는 테슬라이기에 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테슬라는 현재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를 탑재한 슈퍼컴퓨터를 운용하고 있다. 하지만 내년에는 테슬라가 자체 설계한 칩인 ‘D1’을 장착한 슈퍼컴퓨터 ‘도조’를 자율주행 운행에 사용할 계획이다.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D1은 엔비디아의 GPU인 ‘A100’보다 6배 빠르다. 도조가 도입되면 테슬라는 약 200만대 차량이 매일 보내오는 수십억건의 영상을 빠르게 분석해 ‘자율주행 운전연습용’으로 활용한 뒤 무선으로 테슬라 차량 자율주행 기능을 업데이트할 수 있다.

다만 기술을 먼저 공개하고 오류는 이후에 개선하는 테슬라 개발 방식에 대한 우려도 있다. 테슬라 자율주행 차량에서 사고가 잇따르고 완전자율주행 기능 출시일이 계속 연기되는 것도 이런 점을 뒷받침하고 있다.

이재덕 기자 du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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