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잡히는 가계대출…보름 새 8천억 늘었다
주요 은행의 가계대출이 이달에도 증가하며 보름 만에 8000억원 넘게 불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년 동안 감소세가 계속된 신용대출까지 증가세로 전환할 조짐을 보였다.
17일 은행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9월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 14일 기준 681조6216억원으로 8월 말(680조8120억원)보다 8096억원 늘었다. 중순 이후에도 추세가 계속되면 9월 가계대출 증가분은 8월 증가분(1조5912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대출 종류별로는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이 6176억원 증가했다. 주담대는 6월부터 8월까지 각각 1조7245억원, 1조4868억원, 2조1122억원 늘었다. 현재 추세대로라면 9월 주담대 증가폭도 1조원대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주요 은행은 금융당국이 최근 가계대출 증가세 주범으로 꼽은 50년 만기 주담대의 대출 한도를 제한하기 시작했다.
국민은행은 지난 1일부터 50년 만기 상품의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산정 기한을 최대 40년으로 줄였다. 우리은행도 13일부터 산정 기한을 40년으로 축소했고, 하나은행은 14일부터 50년 상품 판매를 중지했다. 이런 대출 한도 제한이 효과를 나타내면 9월 주담대 증가폭은 더 줄어들 수 있다.
반면 올 6월부터 8월까지 -7442억원, -2462억원, -2657억원을 기록했던 신용대출은 이달 중순까지 3445억원 증가했다. 남은 보름 동안 흐름이 계속되면 5대 은행의 신용대출은 2021년 11월(3059억원) 이후 처음으로 전월보다 증가하게 된다.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2021년 11월 연 1.00%로 0.25%포인트 오른 뒤 올 1월부터 현재까지 3.50%를 유지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부동산이나 주식 등 자산시장으로 자금이 이동한 것으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이에 올 4월부터 시작한 은행권과 전 금융권의 가계대출 증가세는 9월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전체 은행권과 금융권 가계대출은 전월보다 각각 6조9000억원, 6조2000억원 증가했다. 은행권 증가폭은 2021년 7월(9조7000억원) 이후 2년1개월 만에 가장 컸다. 전 금융권 가계대출이 전월보다 6조원 넘게 늘어난 것은 2021년 10월(6조1000억원) 이후 처음이었다.
유희곤 기자 hul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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