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야고분군, 인류가 보호해야 할 유산이자 대한민국의 쾌거"
각 지자체 보전·관광 활성화 계획 발표…통합 관리 기구 설치 목소리도
(전국종합=연합뉴스) 고대 국가 가야의 역사적 가치를 보여주는 가야고분군(Gaya Tumuli)이 17일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것과 관련해 고분군이 분포하는 지자체가 일제히 환영 입장을 냈다. 또 보전 및 관광 활성화 계획도 밝혔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는 이날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열린 회의에서 가야고분군을 세계유산 목록에 올리기로 결정했다.
한국 16번째 세계 유산이다.
가야고분군은 1∼6세기 중엽에 걸쳐 경남 김해 대성동·함안 말이산·창녕 교동과 송현동·고성 송학동·합천 옥전과 경북 고령 지산동, 전북 남원 유곡리에 존재했던 고분군 7곳을 하나로 묶은 연속 유산이다.
강력한 중앙집권화를 이룬 주변 다른 동아시아 국가와 공존하면서도, 정치적으로 연맹 체계를 유지했던 독특한 동아시아 고대 문명을 잘 보여주는 중요한 유적이다.
가야는 기원 전후부터 562년까지 낙동강 유역을 중심으로 번성했던 작은 나라의 총칭으로 금관·아라·대가야 등이 잘 알려져 있다.
가장 많은 고분군이 분포하는 경남은 해인사 장경판전(1995년), 통도사(2018년), 남계서원(2019년) 등 앞서 등재된 세계유산 3곳의 보전 경험을 바탕으로 적극 관리해 세계적인 문화유산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박완수 경남지사는 "세계유산으로 등재돼 전 세계적으로 가야 문명의 가치를 인정받게 됐다"며 "앞으로 정부와 긴밀히 협력해 세계 유산적 가치 보존과 관리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홍태용 김해시장과 이상근 고성군수는 "고분군이 상징하는 금관가야(김해)와 소가야(고성)의 찬란한 역사가 훼손되지 않도록 지속적인 보전 관리에 노력하겠다"고 각각 포부를 밝혔다.
김윤철 합천군수는 "이번 등재로 임나일본부설과 같은 일본 역사 왜곡을 국제적으로 극복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강조했다.
임나일본부설은 4세기 일본이 한반도 남부로 출정해 가야와 그 주변을 정벌 후 설치한 통치기관을 의미하며 이후 562년까지 한반도 남부를 지배했다는 학설이다.
성낙인 창녕군수는 "세계 문화유산에 걸맞게 보전하겠다"고 말했다.
이들 경남지역 지자체장은 많은 이가 지역을 찾도록 노력하겠다고 입을 모았다.
경북도는 가야 고분군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에 따라 내년에 '경북도 가야문화 신르네상스 프로젝트'를 추진할 계획이다.
경북은 이번 등재로 전국에서 유일하게 신라, 유교, 가야 3대 문화와 관련한 세계유산을 보유하게 됐다.
이를 계기로 가야문화를 새롭게 조명하고, 기존 신라·유교문화와 연계한 발전방안을 모색하는 등 문화관광 생태계를 새롭게 구축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도는 대가야(고령), 성산가야(성주), 고령가야(상주) 등 도내 범 가야 문화권 연대를 통한 가야문화 정체성 확립, 가야 고분군 통합관리기구 및 국립세계유산원 건립, 가야문화 디지털 복원·랜드마크 조성 등 맞춤형 관광 자원화를 추진한다.
가야 고분 둘레길·신라 왕경 가로길·하회 퀸스로드 연결 등 3대 문화권 연결 문화유산 생태계 구축 등을 계획하고 있다.
이철우 경북지사는 "세계유산 등재는 경북의 신라, 유교에 이어 가야까지 3대 문화를 전 세계가 인정하는 대한민국의 쾌거"라며 "경북은 세계유산의 보고인 만큼 전통 문화자원을 전승·보존하고 미래 먹거리로 적극 활용·발전시키겠다"고 말했다.
지산동 고분군이 있는 경북 고령군은 잔치 분위기다.
이남철 고령군수는 "세계유산 등재는 우리 대가야 문화와 유산이 국제적으로 인정받고 보존되는 것을 의미한다"며 감격스러워했다.
그는 "세계유산 미디어아트, 대가야 역사·문화·예술 특구 지정 사업 등 세계유산 등재와 연계한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고령 주민 A씨는 "가야 고분군은 이제 우리 군민들에게 큰 자부심이 될 것"이라며 "후손들에게도 이어질 소중한 문화유산이 됐다는 게 실로 감격스럽다"고 말했다.
고령군은 지역 곳곳에 세계유산 등재를 알리는 현수막을 설치해 주민과 기쁨을 나누는 한편 다음 달에 공식 축하 행사를 열 계획이다.
전북 남원시는 세계적인 관광 브랜드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최경식 남원시장은 "우리 지역 고분군은 5∼6세기 가야연맹 중 가장 서북부 내륙에 위치했던 운봉고원의 가야 정치체를 대표하는 고분군"이라면서 "지역 주민들의 오랜 바람이었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가 이뤄져 대단히 기쁘다"고 밝혔다.
이어 "세계유산에 걸맞은 보존·관리 방안을 구축하고 효과적인 활용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종합 정비계획을 수립해 유산의 체계적인 보존·관리를 선도하겠다"고 강조했다.
최 시장은 "세계유산 등재를 위해 고분군 내의 사유지를 매입하고 수목을 정비하는 등 고분군 정비사업을 추진해 왔다"면서 "이를 토대로 유곡리, 두락리 고분군을 세계적인 관광 브랜드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시는 '남원 가야고분군 홍보관'을 내년까지 짓는다는 계획이다.
조근제 가야문화협의회 의장 겸 경남 함안군수는 "관련 지자체가 10년 이상 노력을 통해 이루어낸 성과"라며 "세계유산 등재는 가야 문화유산이 국가와 민족을 넘어 전 인류가 공동으로 보호해야 할 가치가 있는 중요한 유산으로 인정받은 것"이라고 치켜세웠다.
고분군이 각기 다른 지자체에 분포하는 만큼 통합 관리하는 기구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홍태용 김해시장은 "(다른 지역에 위치한) 7개의 가야고분군이 한꺼번에 등재됐기 때문에 이 유산을 하나로 묶어서 통합 관리하는 기구가 조속히 설립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기구 유치를 위해) 과열 경쟁보다는 유산을 중심으로 하나의 관광 자원화 발전 전략을 모색하는 것이 필요한 것 같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이정훈 이준영 김용민 이승형 백도인 김동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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