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적 감춘 중국 국방부장…외신 “부패 혐의로 조사”
외교부장 이어 낙마 가능성
‘시진핑 3기’ 타격 불가피
중국에서 갑자기 종적을 감춘 외교부장이 전격 해임된 지 두 달도 안 돼 이번에는 국방부장의 행적이 묘연해지면서 의문이 증폭되고 있다. 시진핑 3기 내각이 공식 출범한 지 6개월 만에 최고위직 인사 2명이 잇따라 낙마하는 상황이 될 수 있는 만큼 그 내막에 관심이 모아진다.
17일 외신 보도 등을 종합하면 리상푸 중국 국방부장(사진)은 지난달 29일 베이징에서 열린 제3차 중국·아프리카 평화안보포럼 참석 이후 20일 가까이 행적이 묘연한 상태다.
로이터통신은 지난 7~8일 중국과 베트남 국경에서 열릴 예정이던 연례 국방협력회의도 리 부장의 ‘건강 상태’를 이유로 갑자기 연기됐다고 보도했다. 리 부장은 지난 15일 열린 중앙군사위원회의 정치 교육 관련 회의에도 나타나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로이터통신은 복수의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리 부장이 군사 장비 조달 문제와 관련해 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해까지 중앙군사위원회 장비발전부장을 지낸 리 부장이 당시 함께 일했던 간부 8명과 함께 조사를 받고 있다는 것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와 미국 월스트리트저널도 리 부장이 부패 혐의 등으로 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으며 이미 해임됐거나 해임될 가능성이 크다는 보도를 내놨다.
올해 3월 국방부장에 임명된 리 부장은 장비발전부장 재임 당시인 2018년 러시아로부터 Su-35 전투기 10대와 S-400 방공미사일 시스템을 불법 구매했다는 이유로 미국의 제재 대상에 올라 있는 인물이다. 중국은 아랑곳하지 않고 그를 국방부 수장 자리에 올리며 미국과 부딪쳤다.
리 부장의 조사와 해임설이 사실이라면 시진핑 주석에게도 일정한 정치적 타격이 불가피하다. 지난 3월 시진핑 3기 내각이 출범한 지 6개월 만에 최고위급 인사 2명이 잇따라 낙마하는 상황이 되기 때문이다. 두 사람 모두 중국 내각인 국무원에서 총리와 부총리에 이어 가장 고위직에 해당하는 국무위원을 겸직하는 인물이다.
파이낸셜타임스는 리 부장과 친 전 부장 모두 시 주석이 발탁한 인물이라는 점에서 과거 다른 고위 인사들이 제거됐을 때와는 상황이 다르다며 시 주석이 책임을 회피하기가 어려워졌다는 평가를 내놨다.
베이징 | 이종섭 특파원 noma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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