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에만 사는 신종 모기 확인

김기범 기자 2023. 9. 17. 2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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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년 이상 경비대 괴롭혀
‘독도점등에모기’로 명명

70년 넘게 독도 경비대원을 괴롭혀온 독도의 흡혈 곤충이 독도에만 서식하는 신종 모기라는 사실을 국내 연구진이 밝혀냈다. 1950년대에도 이 신종 모기 때문에 독도의용수비대원들이 고통받았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환경부 국립생물자원관은 그간 깔따구로 알려져 있던 흡혈성 곤충이 독도에만 서식하는 신종으로 확인돼 곤충 이름을 ‘독도점등에모기(Culicoides dokdoensis·사진)’로 명명했다고 17일 밝혔다.

생물자원관과 배연재 고려대 교수 등 연구진은 지난해 자생생물 조사·발굴 사업을 통해 이 모기가 파리목 등에모기과 점등에모기속에 속하는 신종 곤충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 모기는 깨알만 한 크기(몸길이 2~3㎜)로 눈에 잘 띄지 않아 그동안 깔따구로 오인됐다.

주둥이가 퇴화해 아무것도 먹지 못하는 깔따구와는 달리 이 모기의 성충은 식물의 즙이나 꿀을 먹고, 산란기의 암컷은 산란을 위해 척추동물의 피부와 모세혈관을 이빨로 찢어 흡혈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생물자원관은 이번에 확인된 독도점등에모기는 자발적으로 결성됐던 독도의용수비대원이 1953년에도 고통을 증언했을 정도로 오랜 기간 독도경비대원을 괴롭혀 왔던 곤충이라고 설명했다. 이 모기의 유충은 오염된 서식처에서도 잘 견디며, 성충은 빛을 향해 모이는 특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생물자원관 등 연구진은 독도 지명을 딴 독도점등에모기의 형태 및 생태 정보를 최근 곤충학 국제학술지(Entomological Research)에 투고했으며 올해 말 국가생물종목록에도 올릴 예정이다.

연구진은 앞으로 독도경비대원들의 불편함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등에모기류의 생태적 특성을 고려한 관리 방안 등을 모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기범 기자 holjja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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