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이지만 영원히” 고척서 피날레, 블랙핑크의 위엄[스경X현장]

김원희 기자 2023. 9. 17.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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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G엔터테인먼트



분홍빛 물결이 고척돔을 휩쓸었다.

불랙핑크는 17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월드투어 ‘본 핑크 피날레 인 서울’ 공연을 개최했다. 지난해 10월 서울 올림픽공원 케이스포돔에서 문을 연 이번 투어는 1년여의 기간 동안 총 66개국을 거쳐 다시 서울에서 막을 내리게 됐다. 무엇보다 이번 공연을 통해 K팝 여성 아티스트 최초로 국내 최대 실내 공연장 고척돔에 입성했으며, 스테이지 규모부터 LED 스크린, 레이저, 조명, 특수효과 등의 연출 요소들을 추가 확대돼 더욱 큰 기대를 모았다.

그 기대를 보여주듯 서울 피날레 공연은 16일과 17일 이틀간 총 3만5000명의 팬을 동원했고, 이날 고척돔에는 공연 시간이 임박했음에도 인산인해를 이룬 국내외 팬들이 공연장 입장을 위해 긴 줄을 늘어섰다. 팬들은 저마다의 개성을 드러낸 블랙과 핑크가 어우러진 의상을 자랑하며 인증사진을 찍는 등 기다리는 시간마저 즐기는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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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장 안에도 응원봉을 흔드는 핑크색 물결이 가득했다. 댄서들의 강렬한 오프닝 퍼포먼스와 함께 화려한 폭죽이 터지고 뜨거운 함성 속 블랙핑크가 등장했다. 최근 미국에서 개최된 ‘2023 MTV VMA’에서 ‘베스트 안무’ 부문에서 수상한 ‘핑크베놈’으로 문을 연 이들은 ‘하우 유 라이크 댓’ ‘프리티 세비지’ ‘킥 잇’ ‘휘파람’으로 카리스마 넘치는 무대를 이어갔다.

무대를 마치고 팬들 앞에 마주한 이들은 기쁨의 탄성을 보이며 ‘블링크’(팬덤명)를 외쳤다.

로제는 “오늘 진짜 특별한 날이다. 저희 ‘본 핑크’의 마지막 공연이다. 1년이 지나서 서울에서 두 번째 공연을 하게 됐다”고 인사를 전했다. 지수 역시 “1년간 해온 투어의 마무리를 함께 하고 있다. 미친 듯이 춤추고 소리 질러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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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로는 멤버들의 솔로 무대가 몰아쳤다. 전주만으로 함성을 이끈 제니의 ‘솔로’와 ‘유 앤드 미’로 시작해, 로제의 ‘곤’ ‘온 더 그라운드’, 지수의 ‘올 아이즈 온 미’ ‘꽃’, 리사의 ‘머니’까지 혼자여도 빛이 나는 무대가 펼쳐졌다.

‘킬 디스 러브’ ‘러브식 걸스’ ‘불장난’ ‘타이파 걸’까지 히트곡 무대가 이어지며 분위기는 고조 됐고, 고척을 가득 메운 열기는 ‘셧다운’ 무대에서 절정을 이뤘다. 지난해 9월 발매 당일 밀리언셀러를 기록하며 ‘걸그룹 최초’ 타이틀을 안겨준 정규 2집의 타이틀곡으로 미국 빌보드 핫100 25위에 오르는 등 전 세계 팬들의 사랑을 받았던 만큼 공연장에 모인 팬들은 떼창으로 무대를 즐겼다.

로제는 “마지막 공연까지 응원하러 와줘서 너무 행복하다. 지난 투어의 첫 공연도 여전히 기억이 남아있다”며 “영원히 기억에 남을 거 같은데, 오늘도 이렇게 많은 분이 와줘서 너무 감사하다. 어제는 울었는데 오늘은 울지 않겠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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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니 또한 “이때까지 했던 공연과 다르게 한 무대가 끝날 때마다 마음이 뭉클하다. 1년을 마무리하는 하루인 만큼 끝까지 다 같이 즐겨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앵콜 무대는 멤버들이 트레일러를 타고 팬들에게 좀 더 가깝게 다가갔다. 앵콜 무대를 기다리며 펼쳐진 ‘댄스 챌린지’ 이벤트 코너에서는, 많은 팬이 전광판에 나오는 히트곡 메들리에 맞춰 블랙핑크 못지않은 춤솜씨 뽐내는 진풍경을 연출하기도 했다. ‘스테이’ ‘붐바야’ ‘예예예’ ‘마지막처럼’으로 이어진 앙코르 무대에서는 멤버들이 편안한 복장으로 등장해 자유로운 매력을 보여줬고, 플로어석 관객은 물론 객석에 있던 팬들 또한 일어나 콘서트의 마지막을 즐겼다.

앵콜 무대까지 모두 마친 블랙핑크는 투어를 마무리하는 소감과 함께 팬들을 향한 사랑과 고마움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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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수는 “1년 전 이때쯤 서울에서 투어를 시작해 여기서 피날레 콘서트 마무리할 수 있어서 행복했다. 끝까지 좋은 추억으로 마무리할 수 있게 해준 ‘블링크’(팬덤명) 고맙다”고, 로제는 “제니가 첫 콘서트에서 울 던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월드투어를 두 번 돌았다. 항상 블링크와 연결된 느낌이었다. 마지막 공연이지만 영원히 이렇게 이어질 것만 같은 느낌이다. 행복하다”고 말했다.

제니는 “말이 1년이지, 다사다난했다. 정말 많은 비행기 이동 시간이었는데, 멤버들 서로 건강하게 이끌어주는 마음이 있어서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 멤버들도, 블링크도, 스태프도 모두 고생했다”고 인사를 전했다.

리사는 휴대전화에 작성해온 소감을 읽기도 했다. 그는 “우리 만난 지 2596일이 됐다. 이번 투어에서 ‘블링크’(팬덤명)와 함께 했기 때문에 다양하고 대단한 공연장에서 무대를 할 수 있었다. 블링크가 없었다면 해내지 못했을 것”이라며, “이런 멋진 경험을 하게 해준 블링크 너무 사랑한다. 저의 20대를 함께 빛내줘 너무 감사하다”고 밝혀 뭉클함을 안겼다.

김원희 기자 kimwh@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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