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FP 배터리 달고… 전기차 ‘가성비’ 경쟁

백소용 2023. 9. 17. 2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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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시장 출시 본격화
가격 저렴하고 생애주기 긴 대신
NCM배터리보다 주행거리 짧아
테슬라코리아의 중국산 ‘모델 Y’
기존 모델보다 2000만원 이상 ↓
기아 경차 ‘레이 EV’ 9월 출시
2000만원대 합리적 가격 주목
KG모빌리티의 ‘토레스 EVX’
보조금 따라 3000만원대 구입

“가격이냐, 성능이냐.”

국내 전기차 시장에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채택해 ‘가성비’를 앞세운 전기차가 등장하면서 소비자들이 고민에 빠졌다. LFP 배터리는 가격이 저렴한 대신 주행거리는 짧다. 주행거리에 민감한 국내 시장에서는 찾아보기 힘들었는데, 최근 전기차 시장의 가격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LFP 배터리 전기차의 장점이 부각되고 있는 것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LFP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가 국내에 잇따라 출시되는 가운데, BYD·CATL 등 중국 업체들이 주력하는 LFP 배터리는 저렴하고 생애 주기가 길다는 장점이 있다. 국내 배터리 기업들이 주력하는 삼원계 니켈·코발트·망간(NCM) 배터리보다 무겁고 에너지 밀도가 낮아 주행 거리는 짧은 편이다.
테슬라의 '모델Y'.
테슬라코리아는 최근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모델Y의 중국산 제품인 후륜구동형 모델을 국내에 출시하면서 가격을 대폭 낮췄다. 국내에서 판매하던 기존 모델Y 롱레인지 모델의 가격이 7874만원인데 중국산 모델Y는 이보다 2000만원 이상 낮은 5699만원이다. 보조금을 반영하면 4000만원 후반에서 5000만원 초반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기존 미국산 NCM 배터리 대신 중국산 LFP 배터리를 탑재해 가격을 인하할 수 있는 여지가 생긴 것으로 보인다. 가격이 낮아진 대신 주행거리는 기존 모델의 500㎞ 수준에서 350㎞로 짧아졌다.

국내 완성차 기업들도 LFP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를 속속 출시하고 있다.
기아의 ‘더 뉴 기아 레이 EV’.
기아는 이달 중 출시되는 소형 SUV 레이의 전기차 모델 ‘더 뉴 기아 레이 EV’에 LFP 배터리를 탑재했다.

레이 EV는 35.2㎾h(킬로와트시) 용량의 LFP 배터리를 탑재했다. 1회 충전 시 주행거리는 복합 205㎞·도심 233㎞이며, 복합전비는 14인치 타이어 기준 5.1㎞/㎾h이다. 150㎾급 급속 충전기로 40분 충전 시 배터리 용량 10%에서 80%까지 충전할 수 있으며, 7㎾급 완속 충전기로 충전 시 6시간 만에 10%에서 100%까지 충전할 수 있다.

레이 EV의 구동모터는 최고출력 64.3㎾(약 87ps)와 최대토크 147Nm이다. 가솔린 모델의 최고출력 76ps(약 55.9㎾) 및 최대토크 9.7kgf·m(약 95.1Nm)보다 각각 약 15%, 55%씩 향상된 성능이다.

가격은 4인승 승용 2775만∼2955만원, 2인승 밴 2745만∼2795만원 수준이다.

기아 관계자는 “레이 EV는 합리적인 가격대를 기반으로 도심 주행에 최적화된 도심 엔트리 EV로서 전동화 흐름을 더욱 가속화할 촉매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KG모빌리티는 20일 출시하는 중형 SUV 토레스의 전동화 모델 토레스 EVX에 LFP 배터리를 탑재했다.

KG모빌리티가 쌍용자동차에서 사명을 변경한 뒤 처음 출시하는 전동화 모델인 데다 내연기관차 토레스가 흥행에 성공한 만큼 큰 기대를 받고 있다.
KG모빌리티의 '토레스 EVX'.
토레스 EVX는 LFP 배터리를 사용해 안전성과 내구성을 높이고 화재 위험성을 낮췄다고 KG모빌리티는 강조했다. 1회 충전 시 주행거리는 자체 측정 결과 420㎞ 이상으로, 서울에서 부산까지 도달할 수 있는 거리다.

판매 가격은 E5 4850만∼4950만원, E7 5100만∼5200만원 수준이다. 전기차 보조금에 따라 3000만원대로 구입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향후 보급형 전기차를 중심으로 LFP 배터리를 채택하는 전기차가 점차 늘어날 것이라고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전기차 시장의 성장세가 주춤하며 가격이 소비자 선택에 큰 영향을 미치는 변수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배터리가 전기차의 원가에서 절반 정도의 비중을 차지하는 만큼 배터리 가격이 전기차 가격을 좌우한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소비자가 전기차를 선택할 때 주행거리가 중요한 요소였는데 최근에는 가격도 중요한 요소로 떠올랐다”며 “프리미엄 전기차에는 기존의 배터리가 계속 사용되겠지만 보급형 전기차에는 LFP 배터리를 탑재해 저가 전기차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백소용 기자 swini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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