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사 밀착서 문화 협력까지…김정은, 방러 마치고 귀국길

박은경 기자 2023. 9. 17. 2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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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박6일 일정…역대 최장 해외 방문
로켓 등 우주·군사 시설 시찰 중점
발레 관람 이어 대학교 등 방문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7일 5박6일간의 러시아 방문을 마치고 북한을 향해 출발했다. 김 위원장 취임 뒤 역대 최장 해외 방문인 이번 일정은 우주·군사 분야에 집중하면서 앞으로 새로운 수준의 북·러 군사밀착을 예고했다.

리아노보스티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김 위원장이 탄 전용열차는 연해주 아르툠-1 기차역에서 떠났다. 레드카펫이 깔린 임시 계단을 밟고 기차에 올라탄 김 위원장은 러시아 측 인사들에게 손을 흔든 뒤 경례를 하며 작별 인사를 했다.

앞서 김 위원장은 이날 루스키섬에 위치한 FEFU를 방문해 보리스 코로베츠 총장과 만나 대학 비전과 과학시설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FEFU에는 43명의 북한 학생들이 유학하고 있다. 이후 FEFU 인근에 있는 연해주 아쿠아리움으로 이동해 바다코끼리 공연을 지켜봤다. 이날 올레그 코제먀코 연해주 주지사와 만나 농업, 관광, 문화, 스포츠 등 분야 협력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은 방러 일정 마지막 날을 제외하면 대부분 일정을 첨단 군사분야 시설 시찰에 할애했다. 김 위원장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4년5개월 만에 회담한 장소도 아무르주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였다. 러시아가 옛 소련 시절 우주 대국 위상을 되찾으려는 상징적인 장소에서 푸틴 대통령과 만난 것이다. 푸틴 대통령은 인공위성 등 첨단기술 발전을 돕겠다는 의사를 내비쳤고, 김 위원장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서방과 대립하고 있는 러시아에 전폭적 지지 입장을 밝혔다.

김 위원장은 이후 극동 도시의 군사 관련 시설을 두루 돌았다. 지난 15일 하바롭스크주 콤소몰스크나아무레에 있는 ‘유리 가가린’ 항공기 공장을 방문해 러시아 주력 전투기와 민간 항공기 생산 공정을 둘러봤다. 16일에는 블라디보스토크로 이동해 크네비치 군 비행장을 돌아봤다. 전략핵잠수함과 각종 수상함 등 최신 장비를 갖춘 러시아 태평양함대 기지도 시찰했다. 16일 오후에는 블라디보스토크 마린스키 극장에서 발레 ‘잠자는 숲속의 미녀’ 공연을 관람했다. 러시아 매체 ‘이즈베스티야’는 김 위원장이 이 공연을 보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이 5박6일 동안 러시아에 머물렀는데, 이는 역대 최장 외국 방문 기록이다. 김 위원장의 이번 러시아 방문을 계기로 군사 협력을 포함한 북·러 간 밀착이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은 “김 위원장 방러를 통해 북·러관계는 냉전 시대 동맹을 넘어서는 전면적, 전략적 포괄적 동맹으로 발전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평가했다.

박은경 기자 yam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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