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도 멋있게"...월드투어 마친 블랙핑크, 재계약 언급은 없었다 [종합]
K팝 최초 고척스카이돔 입성...양일간 3만5,000여 팬 동원
그룹 블랙핑크(BLACKPINK)가 고척스카이돔을 뜨겁게 달구며 1년여간 이어진 월드투어 '본 핑크' 여정의 막을 내렸다.
블랙핑크는 17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블랙핑크 월드투어 '본 핑크' 피날레 인 서울(BLACKPINK WORLD TOUR 'BORN PINK' FINALE IN SEOUL)' 2일차 공연을 개최했다.
지난해 10월부터 앙코르 공연을 포함해 북미 유럽 아시아 등 전 세계 34개 도시에서 총 64회차에 달하는 걸그룹 역사상 최대 규모의 투어를 전개했던 블랙핑크는 이번 서울 피날레 공연을 통해 '본 핑크' 월드투어 여정에 마침표를 찍는다.
특히 이번 공연은 K팝 걸그룹 최초 고척스카이돔 입성이라는 새 발자취를 남기며 의미를 더했다. 블랙핑크는 지난 16일부터 이날까지 2회에 걸쳐 진행된 피날레 공연에서 양일간 총 3만5,000여 관객을 동원시키며 압도적인 티켓 파워를 과시했다.
"1년 만 서울 공연, 너무 행복해"
이날 '핑크 베놈'으로 강렬한 무대의 포문을 연 블랙핑크는 지난 서울 공연에 비해 한층 탄탄해진 라이브 실력과 여유로운 퍼포먼스로 현장의 열기를 끌어올렸다. 첫 무대 이후 무대 중앙으로 나선 블랙핑크는 두 번째 무대 이전 간단한 인사를 건네며 팬들의 환호를 자아냈다.
로제는 "저희가 드디어 1년이 지나서 이제 서울에 두 번째 공연을 하고 있는데 정말 너무 기쁘고 너무 행복하다"라고 인사를 건넸고, 이어 차례로 인사를 마친 멤버들은 '하우 유 라이크 댓' '프리티 새비지' '킥 잇' '휘파람'으로 폭발적인 에너지의 오프닝 무대를 이어갔다.
팬들은 쏟아지는 블랙핑크의 히트곡 메들리에 자리에서 일어나 뜨거운 환호를 보냈다. 이에 리사는 "어제보다 함성이 훨씬 더 큰 것 같아서 저도 에너지가 올라온다"라고 감탄했고, 지수는 "끝까지 이 에너지로 달려보자"라고 각오를 다졌다.
이어 로제는 "오늘 진짜 특별한 날이다. 저희 '본 핑크'의 마지막 공연이다"라고 이날 공연의 의미를 되새겼고, 지수는 "1년 간 이어온 투어의 마지막을 함께하는 만큼 미친듯이 춤추고 소리 질러달라"고 말했다.
오프닝 무대 이후 곧바로 멤버들의 솔로곡 개인 무대가 이어졌다. 제니는 '솔로'와 '유 & 미'로 강렬한 퍼포먼스를, 로제는 '곤'과 '온 더 그라운드'로 감성적인 무대를 선보였다. 이어 지수는 '올 아이즈 온 미'와 '꽃'으로 자신만의 매력이 묻어나는 무대를 펼쳤고, 리사는 '머니'로 압도적인 래핑이 돋보이는 파워풀한 퍼포먼스를 선보여 팬들의 함성을 자아냈다.
이와 함께 블랙핑크는 '킬 디스 러브' '러브식 걸즈' '불장난' '타이파 걸' '셧 다운' '돈트 노 왓 투 두' '탤리' '뚜두뚜두' '포에버 영' 에 이르는 셋리스트로 쉴 틈 없이 공연을 채우며 팬들과 뜨겁게 호흡했다. 틈틈이 팬들의 호응을 유도하며 현장 분위기를 달구는 멤버들의 여유로운 모습은 지난 1년의 성장을 가늠케했다.
"나의 20대, 빛내줘서 고마워"
'본 핑크' 여정의 마지막 공연인만큼 이날 멤버들은 무대 사이 사이에도 남다른 소회를 드러냈다.
로제는 "저희 마지막 공연까지 응원해주러 와주셔서 너무 너무 행복하다"라며 "예전에 했던 첫 투어의 공연도 기억이 난다. 그 때도 평생 기억에 남을 것 같았는데 두 번째 월드투어 마지막까지 서울에서 하게 돼서 너무 행복하다. 너무너무 감사하다"라며 남다른 감회를 전했다.
제니 역시 피날레 공연에 대한 남다른 소회를 전했다. 그는 "저희가 콘서트의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데 이 때까지 했던 쇼와 다르게 한 단락 한 단락 끝날 때마다 마음이 뭉클해지고 있다"라며 "1년을 마무리하는 하루인만큼 끝까지 즐겨달라"고 말했다.
이날 블랙핑크는 '스테이' '붐바야' '예 예 예'로 앙코르 무대에 다시 올랐다. 멤버들은 이동차를 타고 무대 곳곳을 누비며 팬들에게 애틋한 인사를 건넸다.
이번 피날레 콘서트를 앞두고 공연만큼이나 기대를 모았던 것은 블랙핑크의 재계약과 관련한 언급이었다. 최근 재계약 시점을 맞은 블랙핑크는 그간 리사의 재계약 불발설 등 각종 추측을 낳아왔던 바, '본 핑크' 월드투어를 마무리하는 이날 공연에서 멤버들이 직접 재계약에 대한 언급 여부는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하지만 이날 재계약에 관해 멤버들의 직접적인 언급은 없었다.
앙코르 공연 마지막 곡인 '마지막처럼'을 앞두고 다시 한 번 팬들 앞에 선 지수는 "저희가 딱 1년 전 지금 이맘때쯤 서울에서 시작해서 1년 후인 오늘 여기서 콘서트를 마무리할 수 있어서 행복했다. 끝까지 좋은 추억으로 마무리할 수 있게 해 준 블링크들에게 고맙다. 오늘 공연을 하면서 여러 생각이 들더라. 저희가 다 같이 1년 동안 투어를 하면서 아무도 안아프고 건강하게 잘 마칠 수 있어서 다행이고, 많은 블링크들이 힘을 주셔서 감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들 너무 고생했다"라고 월드투어를 마친 소감을 전했다.
로제는 "첫 번째 콘서트에서 저희가 노래를 부를 때 제니 언니가 울던게 엊그제 같은데 그 때 이후로 벌써 4~5년이 지났다. 그런데 벌써 새로운 월드투어의 마지막 공연을 하고 있다는 것이 신기하다. 마지막이지만 뭔가 영원히 이럴 것만 같은 느낌이다. 그래서 너무 행복하다"라고 미소를 지었다.
리사는 "저는 사실 블링크한테 하고 싶은 말을 까먹지 않으려고 휴대폰에 써왔다"라며 직접 준비해 온 소감을 읽었다. 그는 "우리 만난지 벌써 2596일이 됐다. 이번 투어는 블링크와 함께 했기 때문에 정말 다양하고 대단한 공연장에서 무대를 할 수 있었다. 블링크가 없었다면 분명 해내지 못했을 거다. 날씨가 좋든, 안 좋든 항상 끝까지 응원해주시고 즐겨주셔서 너무 감사하다. 이런 멋진 경험을 하게 해주신 블링크, 너무나 사랑하고 저의 20대를 함께 빛내주셔서 너무 감사하다"라고 말했다.
끝으로 제니는 "우선 일단 우리 멤버들에게 너무 수고했다고 말하고 싶다. 말이 1년이었지만 저희한테는 정말 다사다난한 시간이었다. 그래도 저희가 넷이서 건강하게 서로를 이끌어주는 마음이 있어서 여기까지 올 수 있지 않았나 싶다. 멤버들에게 진짜 우리 너무 고생 많이 했다고 말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저희가 데뷔한 지 올해 7주년을 맞았다. 그 시간을 돌려보면 저희가 멋있고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서 막상 한국에서 블링크들을 많이 만나지 못한 것이 아쉬워서 꼭 앙코르 피날레 공연만큼은 서울에서 하고 싶었는데 할 수 있어서 너무 기쁘다"라며 "앞으로도 저희는 멋있는 블랙핑크가 돼 보도록 하겠다"라는 말로 앙코르 멘트를 마무리했다.
홍혜민 기자 hh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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