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와 세상] 김윤아
여당 대표가 ‘개념 없는 개념 연예인’으로 지목한 김윤아(사진)는 오랫동안 세상과 세상 사람들에 대한 관심으로 노래를 만들고 불러온 가수다. “풀리지 않는 의문들/ 정답이 없는 질문들/ 나를 채워줄 그 무엇이 있을까/ 이유도 없는 외로움, 살아있다는 괴로움/ 나를 안아줄 사람이 있을까.”
그는 ‘샤이닝’에서 세상이 점점 더 개인을 외롭고, 괴롭게 만들고 있다고 말한다. 2006년 자우림(紫雨林)의 앨범에 수록된 곡이다. 자우림은 곧 김윤아라고 할 정도로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김진만·이선규와 더불어 26년째 3인조 혼성밴드로 활동 중이다.
출발은 4인조였으나 드러머 구태훈이 중간에 탈퇴했다. 데뷔 전 홍대 클럽에서 ‘미운 오리’라는 이름으로 활동했으며, 영화 <꽃을 든 남자>의 주제가 ‘헤이 헤이 헤이’를 불러 명성을 얻었다.
우리 사회의 어두운 구석을 들여다본 자우림의 노래는 한두 곡이 아니다. 주한 미군의 성폭행 살해 사건을 바탕으로 한 노래인 ‘동두천 찰리’가 이를 증명한다.
“동두천 찰리/ 꽃다운 미스리의 가슴팍을 찔러놓고/ 동두천 찰리/ 빛나는 계급장과 엄마 품에 안기었지/ 동두천 찰리/ 말 못하는 풀잎처럼 누워있는 너는/ 아직 한밤중/ 목이 말라 말이 없나 어디 들어나 볼까.”
청소년의 극단적 선택 문제를 다룬 ‘낙화’에서는 “엄마 미안해요/ 아무도 내 곁에 있어 주지 않았어요/ 아무런 잘못도 나는 하지 않았어요/ 왜 나를 미워하나요”라고 노래한다. 끝없는 경쟁 사회의 폐해를 다룬 ‘광야’에서는 “너의 머릴 밟지 않고 그곳에 갈 수 있을 것인가/ 그저 오늘 하루도 살아남은 것이 기쁠 뿐인가”라고 절규한다.
노래는 메시지다. 가수는 우리가 사는 세상의 이야기를 전하는 메신저다. 하여, 김윤아의 ‘개념’은 존중돼야 한다.
오광수 시인·대중음악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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