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트리플세터가 실종된 사이…두산 발야구에 휘청, 63세 듀오 ‘절묘한 번트쇼’[MD광주]
[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KIA의 트리플세터가 실종된 사이, 두산 특유의 발야구가 그라운드를 수놓았다.
두산이 15일에 이어 17일 광주 KIA전마저 잡고 파죽의 6연승을 내달렸다. KIA가 시즌 중반 이후 기동력과 클러치능력, 장타력의 조화로 타선을 업그레이드하며 최근 9연승을 내달렸지만 박찬호의 부상으로 한 풀 꺾인 감이 있다. 최원준도 타격 부진에 시달리며 정상 가동이 안 되는 날이 많았다.
KIA는 이날 최원준이 2번 타순에서 2안타 포함 3출루로 기세를 올렸으나 정작 리드오프로 나간 김도영이 5타수 무안타에 묶였다. 박찬호는 12일 대구 삼성전 이후 계속 개점휴업이다. 9연승 이후 이날까지 4연패 포함 3승6패로 주춤한 동안 타선의 사이클이 자연스럽게 내려왔다.
그 사이 두산이 번트로 발야구 및 번트쇼를 선보였다. 두산 전통의, 오래된 특유의 컬러가 고스란히 돋보인 한 판이었다. 9번 조수행(30)과 1번 정수빈(33)이 경기흐름을 뒤흔드는 번트로 KIA 내야진을 사실상 농락했다.
1-1 동점이던 3회초였다. 조수행이 1사 주자 없는 상황서 KIA 선발투수 토마스 파노니의 커터에 절묘하게 3루 방면으로 기습번트를 댔다. KIA 3루수 변우혁이 눈치 채고 전진 대시, 잘 잡았으나 조수행이 1루에 헤드퍼스트슬라이딩을 감행, 세이프를 이끌어냈다.
변우혁도 대처를 잘 했다. 그러나 2사 후 김재호의 타구를 잡지 못하고 외야로 빠트렸다. 실책. 이후 양석환의 결승타가 나왔다. 조수행의 번트안타 하나가 KIA 내야진과 경기 흐름을 뒤흔들었다.
두산의 번트쇼는 3-1로 앞선 5회에도 이어졌다. 박준영의 솔로포로 좋은 흐름을 이어갔고, 조수행이 안타를 쳤다. 여기서 정수빈이 1루 라인선상으로 절묘하게 번트를 댔다. 파노니와 포수 한준수가 동시에 대시했는데, 파노니가 잡을 법했으나 한준수가 공을 잡았다. 그러나 1루에 송구조차 할 수 없었다. 정황상 한준수가 콜을 외쳤으나 결과적으로 정수빈이 웃었다.
결국 무사 1,2루서 김재호의 희생번트와 양석환의 2타점 적시타가 나오면서 두산이 5-1로 승기를 잡았다. 이후 KIA가 나성범의 투런포로 추격했지만, 경기의 전체적 흐름이 두산으로 유지될 수 있었던 건 두 차례의 번트 덕분이었다.
KIA는 6회 유격수 김도영이 박준영의 타구에 포구 실책을 범했고, 7회에는 김대유가 정수빈의 빗맞은 타구를 손쉽게 잡았으나 1루에 악송구했다. 두산 에이스 라울 알칸타라에게 막혀 타선 연결이 안 됐는데, 실책이 3개가 나오면서 이기기 어려웠다.
두산 이승엽 감독은 “타선이 골고루 활약하며 짜임새 있는 모습을 보여줬다. 선수단 모두 합심하고 있는 것이 느껴진다. 매 경기가 중요한 가운데 팬들에게 지금처럼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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