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 보고계시죠?' 슬픔 이겨낸 33세 캡틴의 품격 "손자로도, 선수로도 아껴주신 분" [대구현장]

김영록 2023. 9. 17. 1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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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전 외할머니의 부음을 접했다.

경기 후 안치홍은 "오늘은 특히 외할머니께서 응원해주신다는 생각으로 타석에서 집중력을 가지려고 했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개인적인 것보다 팀이 연승을 탈 수 있도록 도움이 된 것이 더 기쁘다. 외손자로서, 그리고 선수로서도 아껴주신 외할머니께 항상 감사드린다"는 말과 함께 조문을 위해 발걸음을 서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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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안치홍. 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

[대구=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경기전 외할머니의 부음을 접했다. 하지만 경기가 우선이었다. 손자의 어깨에는 프로 선수의 책임감, 그리고 캡틴의 무게감이 얹혀 있었다.

17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 롯데 자이언츠 안치홍은 연타석 홈런 포함 3안타 5타점을 몰아치며 팀의 7대4 승리를 이끌었다.

3번 1루수로 선발출전한 안치홍은 첫 타석부터 찬스를 이어가는 안타를 쳤다. 1사 1,3루에서 전준우의 적시타가 터지며 선취득점에 성공했다.

삼성 선발 테일러 와이드너를 상대로 3회초 2점 홈런(시즌 7호)을 쏘아올린데 이어, 2번째 투수 최지광을 상대로 4회초 3점 홈런(8호)을 추가하며 상대 마운드를 초토화시켰다.

2개의 홈런 모두 슬라이더를 받아쳐 만들어냈다. 베테랑답게 변화구를 날카롭게 잡아챈 노림수가 돋보였다. 안치홍의 연타석 홈런, 1경기 2홈런은 지난해 8월 25일 부산 삼성전 이후 387일만이자 통산 6번째다.

삼성은 4회말 호세 피렐라의 2점홈런(13호)을 시작으로 추격을 시작했다. 7회말 이재현(12호)에 이어 9회말에는 이성규가 1076일만의 홈런을 터뜨렸지만, 승부를 뒤집기엔 역부족이었다.

경기 후 안치홍은 "오늘은 특히 외할머니께서 응원해주신다는 생각으로 타석에서 집중력을 가지려고 했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개인적인 것보다 팀이 연승을 탈 수 있도록 도움이 된 것이 더 기쁘다. 외손자로서, 그리고 선수로서도 아껴주신 외할머니께 항상 감사드린다"는 말과 함께 조문을 위해 발걸음을 서둘렀다.

롯데 안치홍. 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

이종운 롯데 감독대행은 "선발 박세웅의 뛰어난 피칭 덕분에 승기를 가져올 수 있었다. 꾸준한 선수라서 믿음직 스럽다. 또 오늘은 최준용이 위기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을 실점없이 막아줘 이길 수 있었다"고 자평했다.

이어 "타격에서는 안치홍의 5타점 활약이 경기 흐름을 우리 쪽으로 가져왔다"면서 "대구 원정에도 롯데 팬들이 승리를 위해 열정적으로 응원해준 모습에 감사드리다"고 덧붙였다.

이날 롯데는 박세웅과 안치홍, 팀 투타를 대표하는 선수들의 활약 속 승리를 따내며 3연승을 완성했다.

6년만의 가을야구를 향한 말그대로 마지막, 실낱 같은 기회를 이어갔다.

지난 4월의 9연승처럼, 여기서 기적 같은 연승을 보여주지 못하면 만나게 될 건 좌절 뿐이다. 그런 의미에서 외조모상을 당하고도 팀 승리를 이끈 안치홍의 집중력과 정신력은 단연 빛났다.

대구=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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