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DT인] 캐릭터 `콜라보 맛집` 만든 주역… "재미·혜택 함께 누려야 카드죠"
MBTI 특성 고려한 카드 출시… "찐팬들 모인 카페도 섭렵해요"
서희원 신한카드 체크선불팀 과장
카드업계에선 매년 '캐릭터 대전'이 펼쳐지고 있다. 저마다 팬덤을 겨냥한 귀여운 캐릭터들을 선보이며 10대는 물론 어른이(어른+어린이) 고객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카드사 가운데서도 캐릭터 마케팅으로 쏠쏠한 재미를 보고 있는 곳이 신한카드다. '미니언즈'부터 '짱구', '산리오', '잔망루피'까지. 모두 신한카드를 거쳐간 캐릭터들이다. 덕분에 '콜라보 맛집'이라는 별명도 갖게 됐다.
여기에는 신한카드 체크선불팀의 노력이 뒤따랐다. 지난 2013년 1월 신한카드 상품R&D팀에 입사한 후 올해 초 체크선불팀에 합류한 서희원 과장(35·사진)은 "캐릭터 열공을 위해 밤샘은 기본"이라고 전했다. 그는 "요즘 인기 있는 캐릭터가 무엇인지 파악하기 위해 밤 새서 여러 만화를 시청한다"며 "시간이 많지 않아 2배속으로 보곤 한다. 가끔 보면 애니메이션 회사에 다니고 있다는 착각이 들 정도"라고 말했다.
좋은 아이디어를 얻기 위해선 인기 웹툰이나 '찐팬'들이 모인 캐릭터 팬카페를 찾아보기도 한다. 서 과장은 트렌드 파악 차원에서 팀원들과 정기적으로 스터디에도 참여하고 있다고 했다.
대학 시절부터 금융사 입사를 꿈꿨던 그는 금융소비자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일을 하고 싶어 카드사에 들어오게 됐다고 설명했다. 서 과장은 "상품팀의 경우 상품 이용부터 해지까지 고객의 소비 생활 사이클을 알 수 있고 이를 기반으로 더 많은 것을 기획해볼 수 있는 기회라 생각해 지원하게 됐다"며 "현재 근무하고 있는 체크선불팀에서도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어 즐겁게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캐릭터 카드 출시를 위해선 먼저 국내외 캐릭터 라이선스사와 계약을 맺어야 한다. 이후 어떻게 하면 캐릭터가 더 돋보일 수 있게 디자인을 할 수 있는지, 효과적인 마케팅 방법 등을 협의한다. 그런 다음 다양한 색상과 무광 또는 유광으로 샘플 카드를 뽑아본다. 일련의 과정을 거쳐 캐릭터 카드가 세상에 나오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3개월 정도다.
서 과장은 "캐릭터에는 '세계관'이라는 것이 있다. 예를 들어 주인공과 악당은 웃으며 한 장면에 같이 있을 수 없다"며 "라이선스사에서도 캐릭터에 대한 검수가 까다롭다. 그래서 2~3개월 정도 시간이 더 소요돼 카드 출시까지 5개월 가량 걸리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신한카드는 단순히 귀여운 캐릭터들을 선보여 소비자의 호응을 이끌어내는 것을 목표로 하지 않는다. 캐릭터 특성이 반영된 서비스를 접목시켜 고객들이 재미와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예를 들어 신한카드가 지난 5월 선보인 '짱구는 못말려' 카드는 성격 유형 검사(MBTI)로 성향을 파악하는 Z세대의 특성을 살려 외향적인 E형과 내향적인 I형이 선호하는 서비스를 선택할 수 있도록 2종으로 출시됐다. 장난끼 많은 짱구를 '신한카드 Pick E 체크'에, 순둥한 성격인 강아지 흰둥이를 '신한카드 Pick I 체크'에 활용했다.
혜택 역시 차이를 뒀다. 활동적인 E 유형을 겨냥한 신한카드 Pick E 체크는 △사진관 △볼링장 △테니스장 △스키장 업종 등 놀이 영역에서 10% 적립 서비스를 제공한다. 또 요식 업종 중 가장 많이 이용한 '나만의 원픽' 맛집 가맹점에 대해 3·6·9회 이용 시마다 1000포인트씩 최대 3000 마이신한포인트 적립해준다.
집돌이·집순이가 많은 I 유형을 공략한 신한카드 Pick I 체크는 △음악 △OTT △도서 등 디지털 구독 서비스 10% 적립을 제공한다. 영역별 월 2회, 전체 월 최대 3000 포인트까지 적립이 가능하다.
귀여운 디자인과 MBTI를 접목한 서비스가 주목 받으면서, 신한카드 Pick E·I 체크카드는 출시 50여일 만에 5만매가 발급되는 등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인기에 힘입어 신한카드는 최근 SNS에서 '짱구 카드 시즌2' 출시를 위한 투표를 진행했다. 투표 결과 맹구와 오수가 선정, 이번에는 두 캐릭터들과 접목된 어떤 혜택이 쏟아질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신한카드는 지난 8월 여행 특화 상품 '월리를 찾아라' 카드도 내놨다. '월리를 찾아라'는 인물과 사물이 가득 찬 그림 속에서 세계 여행을 떠난 캐릭터 '월리'를 찾는 그림책이다. 이 카드는 해외 전 가맹점에서 1.2% 조건 없이 캐시백 혜택을 제공한다.서 과장은 금융권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간편결제 시장 확대 등에 따른 실물카드 사용량 감소 우려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특히 체크카드는 주 소비층인 10대 인구수 자체가 줄어들면서 이용량이 줄어들고 있는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카드의 디자인이 본인을 표현할 수 있는 수단으로 자리잡고 있고 카드사들도 노력하고 있는 만큼, 실물카드의 수요는 지속될 것"이라며 "앞으로 기존 고객 뿐만아니라 신규 고객 등 다양한 금융소비자들의 니즈를 만족시킬 수 있도록 캐릭터 포트폴리오를 다채롭게 구성하고 '짱구 카드'처럼 재미와 혜택 요소를 강화한 상품을 선보일 수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이미선기자 alread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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