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점 신호’ 보낸 중국 경제…회복 위해 필요한 카드는
이명철 2023. 9. 17. 18:25
8월 생산·소비지표 예상치 상회, 소비자물가 플러스 전환
금융시장도 바닥 찍어…글로벌IB도 경제 성장률 전망치↑
부동산 부진 여전해…전문가들 “추가 재정·통화부양 필요”
◇디플레 진입했던 中, 소비·투자 다시 늘어
지난달만 해도 극도로 부진했던 중국 경제지표들은 이달 들어 회복하고 있다. 17일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8월 산업생산과 소매판매는 전년동월대비 각각 4.5%, 4.6% 증가해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다.
여름 휴가철을 맞아 관광·외식 소비가 늘었고 중국 당국의 내구재 소비 진작책이 맞물렸기 때문이라고 국가통계국은 분석했다. 특히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동월대비 0.3% 하락해 디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상승률 둔화) 우려가 번졌는데 8월(0.1%)에는 상승 전환하며 소비 심리가 다소 나아졌음을 시사했다.
7월 두자릿수대 감소폭을 기록했던 수출입 지표도 나아졌다. 8월 수출액과 수입액은 전년동월대비 각각 8.8%, 7.3% 줄었지만 시장 예상치는 웃돌았다. 중국 8월 실업률은 5.2%로 전월(5.3%)보다 0.1%포인트 하락하며 고용 상황도 소폭이나마 개선됐다.
중국에 대한 투자심리도 회복하는 모습이다. 중국 상하이 종합지수는 지난달 25일 연중 최저점인 3064.07까지 내려갔다가 이달 15일 3117.74까지 올랐다. 연중 최저 수준(3696.63)을 기록했던 대형주 벤치마크 지수인 CSI 300 지수도 최근 3700선을 회복했다.
역내 달러·위안 환율은 지난 8일 7.343위안까지 올라 위안화 약세를 보였으나 15일 7.274위안까지 하락하며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중국 경제가 회복 기미를 보이는 이유는 유동성 완화와 경기 부양책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할 수 있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지난달 사실상 기준금리인 1년물 대출우대금리(LPR)를 10bp(1bp=0.01%포인트) 낮춘 바 있다. 15일에는 지급준비율을 25bp 인하했다. 지준율은 은행이 중앙은행에 적립해야 할 현금 준비율을 의미하는데 이를 낮추면 시중에 유동성이 풀리는 효과가 있다.
또 부동산 침체에 대응해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일부 인하하고 계약금 조건 기준을 완화하기도 했다. 중국 정부는 첫 주택 구입자가 아니면 최대 80%의 계약금을 내도록 해 사실상 진입장벽을 걸어왔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생산과 공급이 꾸준히 증가하며 시장 수요가 점차 개선되고 전반적인 고용 물가가 안정되고 있다”면서 “국민경제 회복이 가속화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IMF “구조 개혁 실시해 신뢰 회복해야”
올해 중국 경제 성장에 우려의 시각을 보냈던 해외에서도 다시 긍정적인 시각이 나오고 있다. JP모건은 지난달 올해 중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5.0%에서 4.8%로 낮춘 바 있는데 최근 다시 5.0%로 높였다. 호주뉴질랜드은행(ANZ)은 전망치를 기존 4.9%에서 5.1%로 상향 조정했다.
중국 정부가 올해 목표로 내세운 경제 성장률은 5.0%인데 이 정도는 달성 가능하다고 본 것이다. 지난달에는 JP모건을 비롯해 모건스탠리(4.7%), 바클레이즈(4.5%) 등이 중국의 5% 성장률에 의문을 표했다.
다만 중국 경제가 완연한 회복세를 나타내려면 근본적인 위기인 부동산 문제 등을 해결할 필요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전한다.
8월 중국 주요 도시 70개의 신구 주택가격은 전달보다 0.29% 하락하며 두달 연속 내림세를 기록했다. 중국 최대 부동산 개발업체인 비구이위안(컨트리가든)의 채무불이행(디폴트) 우려도 여전하다.
로이터는 옥스퍼드 이코노믹스의 중국 이코노미스트인 루이스 루의 말을 인용해 중국 주택 판매는 몇 달 내 순차적으로 회복세를 보이겠지만 부동산 재부양(reflating)까지는 힘들 것이라고 평가했다.
결국 지속 가능한 경제 회복을 위해선 더 많은 재정·통화정책이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핀포인트자산운용의 즈웨이 장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로이터에 “지준율 인하는 (중국 정부가) 성장을 촉진시키는데 시급하다는 흥미로운 신호”라며 “앞으로 몇 달간 전반적인 수요를 강화하기 위한 추가 정책이 나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국제기구인 국제통화기금(IMF)은 강력한 구조조정을 통한 경제 위기 해소 정책을 권고하기도 했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는 최근 로이터와 인터뷰에서 “구조 개혁 없이는 중국의 중기 성장률이 4% 밑으로 떨어질 수 있다”며 “문제가 있는 업체를 구제하기보다는 아파트 완공에 자금을 지원해 부동산 부문에 대한 소비자 신뢰를 해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명철 (twomc@edaily.co.kr)
금융시장도 바닥 찍어…글로벌IB도 경제 성장률 전망치↑
부동산 부진 여전해…전문가들 “추가 재정·통화부양 필요”
[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중국 경제지표가 개선 기미를 보이고 증시 또한 저점에서 상승하는 모습이다. 중국 정부의 부동산 규제 완화, 금리 인하 등 조치가 효과를 내면서 중국 경제 또한 바닥을 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한편에서는 부동산 경기 침체라는 가장 큰 문제가 해소되지 않고 있어 적극적인 재정·통화정책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디플레 진입했던 中, 소비·투자 다시 늘어
지난달만 해도 극도로 부진했던 중국 경제지표들은 이달 들어 회복하고 있다. 17일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8월 산업생산과 소매판매는 전년동월대비 각각 4.5%, 4.6% 증가해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다.
여름 휴가철을 맞아 관광·외식 소비가 늘었고 중국 당국의 내구재 소비 진작책이 맞물렸기 때문이라고 국가통계국은 분석했다. 특히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동월대비 0.3% 하락해 디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상승률 둔화) 우려가 번졌는데 8월(0.1%)에는 상승 전환하며 소비 심리가 다소 나아졌음을 시사했다.
7월 두자릿수대 감소폭을 기록했던 수출입 지표도 나아졌다. 8월 수출액과 수입액은 전년동월대비 각각 8.8%, 7.3% 줄었지만 시장 예상치는 웃돌았다. 중국 8월 실업률은 5.2%로 전월(5.3%)보다 0.1%포인트 하락하며 고용 상황도 소폭이나마 개선됐다.
중국에 대한 투자심리도 회복하는 모습이다. 중국 상하이 종합지수는 지난달 25일 연중 최저점인 3064.07까지 내려갔다가 이달 15일 3117.74까지 올랐다. 연중 최저 수준(3696.63)을 기록했던 대형주 벤치마크 지수인 CSI 300 지수도 최근 3700선을 회복했다.
역내 달러·위안 환율은 지난 8일 7.343위안까지 올라 위안화 약세를 보였으나 15일 7.274위안까지 하락하며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중국 경제가 회복 기미를 보이는 이유는 유동성 완화와 경기 부양책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할 수 있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지난달 사실상 기준금리인 1년물 대출우대금리(LPR)를 10bp(1bp=0.01%포인트) 낮춘 바 있다. 15일에는 지급준비율을 25bp 인하했다. 지준율은 은행이 중앙은행에 적립해야 할 현금 준비율을 의미하는데 이를 낮추면 시중에 유동성이 풀리는 효과가 있다.
또 부동산 침체에 대응해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일부 인하하고 계약금 조건 기준을 완화하기도 했다. 중국 정부는 첫 주택 구입자가 아니면 최대 80%의 계약금을 내도록 해 사실상 진입장벽을 걸어왔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생산과 공급이 꾸준히 증가하며 시장 수요가 점차 개선되고 전반적인 고용 물가가 안정되고 있다”면서 “국민경제 회복이 가속화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IMF “구조 개혁 실시해 신뢰 회복해야”
올해 중국 경제 성장에 우려의 시각을 보냈던 해외에서도 다시 긍정적인 시각이 나오고 있다. JP모건은 지난달 올해 중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5.0%에서 4.8%로 낮춘 바 있는데 최근 다시 5.0%로 높였다. 호주뉴질랜드은행(ANZ)은 전망치를 기존 4.9%에서 5.1%로 상향 조정했다.
중국 정부가 올해 목표로 내세운 경제 성장률은 5.0%인데 이 정도는 달성 가능하다고 본 것이다. 지난달에는 JP모건을 비롯해 모건스탠리(4.7%), 바클레이즈(4.5%) 등이 중국의 5% 성장률에 의문을 표했다.
다만 중국 경제가 완연한 회복세를 나타내려면 근본적인 위기인 부동산 문제 등을 해결할 필요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전한다.
8월 중국 주요 도시 70개의 신구 주택가격은 전달보다 0.29% 하락하며 두달 연속 내림세를 기록했다. 중국 최대 부동산 개발업체인 비구이위안(컨트리가든)의 채무불이행(디폴트) 우려도 여전하다.
로이터는 옥스퍼드 이코노믹스의 중국 이코노미스트인 루이스 루의 말을 인용해 중국 주택 판매는 몇 달 내 순차적으로 회복세를 보이겠지만 부동산 재부양(reflating)까지는 힘들 것이라고 평가했다.
결국 지속 가능한 경제 회복을 위해선 더 많은 재정·통화정책이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핀포인트자산운용의 즈웨이 장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로이터에 “지준율 인하는 (중국 정부가) 성장을 촉진시키는데 시급하다는 흥미로운 신호”라며 “앞으로 몇 달간 전반적인 수요를 강화하기 위한 추가 정책이 나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국제기구인 국제통화기금(IMF)은 강력한 구조조정을 통한 경제 위기 해소 정책을 권고하기도 했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는 최근 로이터와 인터뷰에서 “구조 개혁 없이는 중국의 중기 성장률이 4% 밑으로 떨어질 수 있다”며 “문제가 있는 업체를 구제하기보다는 아파트 완공에 자금을 지원해 부동산 부문에 대한 소비자 신뢰를 해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명철 (twomc@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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