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이순민 "대표팀 경험, 글보다 감정으로 느꼈어요"
(서울=연합뉴스) 설하은 기자 = "대표팀 경험은…글보다 감정으로 느꼈어요."
프로축구 광주FC의 미드필더 이순민은 17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3 30라운드 서울과의 원정 경기가 끝난 뒤 취재진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중앙 미드필더로 선발 출장한 이순민은 광주 공격축구의 핵심으로서 강한 중원 압박과 유기적인 패스 플레이로 경기 내내 상대 진영을 휘저었다.
이순민은 "올 시즌 서울에 1승도 없었고, 원정경기라서 힘들 거라고 생각했지만 결과적으로 승점 3을 따왔다는 것에 의미를 두고 싶다"고 소감을 말했다.
이순민은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국가대표팀에 승선해 생애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달았다.
아직 시차 적응을 하지 못했다는 이순민은 "새벽에 일어나서 경기를 뛰는 기분"이라면서도 "선수로서 성장을 할 수 있던 감사한 경험이라서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려고 한다. 다시 대표팀에 불러주시면 광주에서 뛰어서라도 가겠다"고 웃었다.
이순민은 "환경은 물론 좋은 선수들과 한 팀에서 훈련하고 경기했고, 상대 선수들도 나라를 대표하고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에서 뛰는 선수들도 많다 보니 좋은 영향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글로 배운 게 아니라, 감정으로 느껴지는 게 있다"며 "그런 부분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잘 모르겠지만 분명히 느꼈다"고 힘줘 말했다.
그러면서 "짧게 말씀드리자면, 정말 잘한다"고 한 뒤 "닿지 못할 정도는 아니라는 느낌을 받았다. 좀 더 노력하면 나도 저 선수들과 같은 위치에서 더 자신감 있게 할 수 있겠다는 희망을 봤다"고 눈을 반짝였다.
올라온 자신감과 함께 겸손도 잃지 않으려고 했다.
이순민은 "자만하기보다는 좀 더 겸손해져야 할 것 같다"며 "나의 부족함을 알고, 그것을 메꿔 낸다면 분명히 더 잘 될 수 있다는 희망을 봤다. 이 시점에서는 내가 해야 할 것들에 더 집중하려고 한다"고 다짐했다.
그러면서 "시차 적응이 힘들긴 하지만, 마음가짐이 중요한 것 같다"며 "평소처럼 준비하고, 생각하며 피곤하다는 생각을 안 하려고 최대한 노력했다"고 성숙한 자세를 보였다.
클린스만호에 승선한 이순민은 지난 8일 웨일스와의 평가전에서 후반 16분 황인범(즈베즈다) 대신 교체로 그라운드를 밟으며 A매치 데뷔전을 치렀고, 13일 사우디아라비아전에서는 후반 추가시간 교체 투입됐다.
이순민은 "클린스만 감독님과 면담을 통해 내게 원하는 부분과 역할 등을 들었다"며 "경기장 안에서 거칠게 상대를 압박하고 귀찮게 하고 괴롭히는 역할을 말씀하셨다"고 말했다.
자신의 포지션에 대해서는 "(살짝 전방으로 올라간) 그 자리가 클린스만 감독이 원하시던 자리가 맞긴 하다"며 "감독님은 프리시즌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한 황인범이 풀타임을 소화하기 힘들다는 예상을 하셨고, 내가 좀 더 해주기를 바라신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생소하다면 생소한 위치였지만 일단 기회가 주어졌다는 것 자체가 너무 영광이었다"며 "어느 위치든, 광주든 대표팀이든 프로 선수로서 변명은 필요없다고 생각한다. 경기장 안에서 좀 더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날 클린스만 감독이 경기를 직접 관전한 것에 대해서는 "아예 의식이 안 됐다면 거짓말이지만, 최대한 의식을 하지 않으려고 했다"며 "팀이 잘했기에 내가 대표팀에 선발됐다는 점에서 본질은 팀 승리라고 생각했다. 좀 더 헌신적으로 뛰려고 했다"고 돌아봤다.
그러면서 "앞으로 또 대표팀에 합류할 기회가 주어진다면 멀티 능력과 팀이 원하는 플레이 등을 좀 더 어필하겠다"고 의욕을 내비쳤다.
대표팀에서의 새로운 경험에 대해서는 "모든 게 에피소드였다"고 웃은 뒤 "조식을 먹으려고 하는데 바로 앞에서 (손)흥민이 형이 밥을 푸고 있는 것부터 인상이 깊었다"며 "주장이기도 하셔서 '필요한 것 있으면 언제든지 얘기하라'는 이야기도 해주시고, 감사한 기억뿐"이라고 말했다.
이날 경기 전 이정효 광주 감독은 "대표팀에 다녀온 이순민이 리셋이 돼서 다시 잡아주고 피드백도 줬다"고 했다.
이에 대해 이순민은 "새로운 팀에 갔다 오니 광주에서 하던 것을 이어 나가지 못했다"며 "휴식기 때 남은 선수들이 열심히 훈련한 것에 대해서도 맞추고 적응하는 부분이 필요했다"고 짚었다.
경기 중 기성용(서울)과 마찰을 빚고 경기 뒤 먼저 다가가 사과한 이순민은 "과한 액션을 한 내 실수라서 사과를 드렸다"며 "사과를 받아주시고 더 좋은 얘기도 해주셔서 감사했다. 앞으로는 성숙한 모습을 보여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soru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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