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11 현장] 진기명기에 원더골까지, 충남아산과 안양이 온몸을 불살랐던 '워터파크 대혈투'

김태석 기자 2023. 9. 17.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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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장 배수 시설이 좋지 못하다 보니 짧은 시간 안에 엄청난 양의 비가 쏟아지자 정상적인 플레이가 힘들었다.

이날 충남아산과 안양은 서로 일곱 골을 주고 받는 난전을 벌였고, 각각 프리킥으로 환상적인 원더골을 만들어냈다.

충남아산은 0-1로 끌려가던 전반 27분 김강국이 안양 수비벽 머리 위를 절묘하게 넘기는 오른발 프리킥 골을 만들어냈고, 안양 역시 1-2로 밀리고 있던 후반 4분 주현우가 아크 중앙에서 충남아산 수문장 박주원을 꼼짝 못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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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 일레븐=아산)

경기장 배수 시설이 좋지 못하다 보니 짧은 시간 안에 엄청난 양의 비가 쏟아지자 정상적인 플레이가 힘들었다. 하지만 비가 잠깐 줄어들어 잔디 상태가 괜찮았을 때 양 팀이 마치 장군멍군을 주고받든 프리킥 원더골을 연추랬다. 충남아산과 FC 안양의 대결을 두고 하는 말이다.

박 감독이 이끄는 충남아산은 17일 오후 4시 아산 이순신종합운동장에서 벌어진 하나원큐 K리그2 2023 31라운드 FC 안양전에서 4-3으로 대역전승을 거두었다. 충남아산은 전반 27분 김강국, 전반 39분 강민규, 후반 44분 박대훈, 후반 45분 박성우의 연속골에 힘입어 전반 6분 문성우, 후반 4분 주현우, 후반 10분 홍창범이 연이어 골을 만든 안양을 격전 끝에 한 골 차로 이기며 3연패 수렁에서 벗어났다.

이날 경기의 최대 화두는 경기 도중 난데없이 쏟아진 폭우였다. 킥오프 때만 하더라도 꽤 후텁지근한 맑은 날씨였는데, 정말 갑작스레 엄청난 양의 비가 쏟아졌다. 설상가상으로 이날 이순신종합운동장 피치 상태가 좋지 못했다. 특히 경기장 중앙에 후텁지근한 고온 날씨 때문에 잔디가 제대로 생육되지 못해 움푹 파인 공간이 굉장히 많았다. 비가 내리자 이곳에 물이 고이면서 경기 장면이 가면 갈수록 축구가 아니라 '워터 파크 물놀이'가 되어갔다.

선수들은 마음 먹은 대로 볼을 컨트롤하거나 패스할 수 없었다. 볼을 치고 드리블을 해도 물을 먹은 볼이 마음 먹은대로 앞으로 나아가지 못했기 때문이다. 대신에 태클의 사정거리는 매우 길어졌다. 마음먹고 슬라이딩 태클을 하면 워터 슬라이드처럼 쭉 미끄러져 날아갔기 때문이다.

이 와중에 이런 상황을 역이용하려는 선수들의 영리함도 살피는 재미도 있었다. 특히 후반 30분 충남아산 공격수 강민규가 보인 플레이가 대단했다. 하프라인에서 볼을 받으면서 수비수 머리 위를 크게 넘기는 놀라운 이동 컨트롤로 상대 진영 좌측면을 허물었다. 그리고 이어진 크로스 상황에서 하파엘이 반대편에서 쇄도하며 헤더까지 연결했으나 아쉽게 살짝 빗나갔다.

이때 강민규의 플레이가 대단히 지능적이었는데 평소대로 발밑으로 상대 수비수 배후 공간으로 돌려놓았다가는 제대로 굴러가지 않는 볼 때문에 걸리는 상황임을 미리 인지하고 역이용했기 때문이다. 크로스 역시 제대로 임팩트하기 힘든 상황인 만큼 달려오던 하파엘의 머리에 맞추기 위해 찍어 올렸다. 즉, 강민규처럼 순간적인 기지를 발휘해야 상대 진영에서 찬스를 만들 수 있었던 악천후 경기였다.

승부의 결정타가 된 후반 45분 박성우의 득점은 이와 같은 '미친 우중 경기'에서나 나올 법한 마법같은 골이었다. 수비진에서 길게 내찬 볼이 안양 진영 중앙에 떨어지더니 크게 튀어올라 전진 플레이를 하던 안양 수문장 박성수의 키를 넘기며 그대로 골이 되었다. 이런 골로 승리하다니, 충남아산 선수들은 결코 잊을 수 없는 경기였을 것이다.

그래도 기후와 잔디 상태가 그나마 멀쩡했을 때 멋진 골이 나왔다는 점은 이 경기를 본 팬들에게는 즐거움이었을 것이다. 이날 충남아산과 안양은 서로 일곱 골을 주고 받는 난전을 벌였고, 각각 프리킥으로 환상적인 원더골을 만들어냈다.

충남아산은 0-1로 끌려가던 전반 27분 김강국이 안양 수비벽 머리 위를 절묘하게 넘기는 오른발 프리킥 골을 만들어냈고, 안양 역시 1-2로 밀리고 있던 후반 4분 주현우가 아크 중앙에서 충남아산 수문장 박주원을 꼼짝 못하게 했다. 경기 종료 후에도 쏟아지는 비 때문에 집에 가는 길이 꽤 고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 경기를 '직관'한 팬들이 '승자'였다. 볼 거리가 정말 많았던 승부였다.

글·사진=김태석 기자(ktsek77@soccerbest11.co.kr)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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