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리브영 입점해 '그루밍 토닉' 시장 개척···5년내 연매출 500억 달성"

강동헌 기자 2023. 9. 17. 17:53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최영환 리우젤코리아 대표 인터뷰
'린&버터스 바버쇼' 수천명 열광에 수입 결심
'그루밍토닉' 시장 개척···다슈·그라펜 후발로
바버숍 생소했지만 그루밍족 늘며 크게 성장
올리브영 입점해 3년만에 매출 100억 바라봐
"재포장 수출로 동남아 남성 뷰티 시장 공략"
최영환 리우젤코리아 대표가 17일 서울 광진구에 있는 리우젤코리아 본사에서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강동헌 기자
[서울경제]

“2017년 일본에 갔는데 우연히 ‘린&버터스’의 바버 쇼를 보게 됐습니다. 그때 쇼를 보기 위해 수천 명이 모이는 걸 보고 리우젤을 들여오기로 결심했죠.”

최영환 리우젤코리아 대표는 17일 서울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리우젤(REUZEL)은 네덜란드에서 50년 넘게 바버숍을 운영해온 2명의 이발사가 창업한 남성 헤어 전문 브랜드로 현재 전 세계 75개국에 수출하고 있다. 창업주인 린과 버터스는 전 세계를 순회하며 바버 쇼를 여는데, 수많은 뷰티 업계 종사자들과 팬들이 몰리는 것으로 유명하다.

리우젤코리아는 2017년 국내 처음으로 ‘그루밍 토닉’을 들여오며 남성 헤어 뷰티 시장에서 새로운 영역을 개척했다. 당시 왁스나 포마드 등 제품은 시중에 많았지만 그루밍 토닉은 바버숍에서만 ‘해외 직구’로만 구매할 정도로 찾아보기 힘들었다. 그루밍 토닉은 바버숍에서 포마드로 헤어스타일을 고정하기 전, 자연스러운 볼륨감을 살리기 위해 주로 활용하는 제품이다. 최 대표는 “그루밍족이 크게 느는 걸 보고 한국에서도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지만 2017년까지만 해도 국내에 바버숍이 5곳밖에 없었다”고 회상했다.

이 때문에 처음 제품을 들여왔을 때는 월 100만 원 정도의 매출밖에 올리지 못했다고 최 대표는 전했다. 그것도 대부분은 바버숍에서 도매로 구매하는 것이었다. 최 대표는 “서구권에서는 수염을 기르는 남성이 80% 정도나 돼 용도에 따라 헤어 제품이 세분화·전문화돼 있지만, 국내서는 당시만 해도 머리 손질에 큰 돈을 쓴다는 게 생소한 분위기였다”며 “해외에서 유학하다가 돌아온 젊은 남성들이 그루밍 토닉을 반기는 모습을 보고 ‘잘 되는 건 시간 문제’라고 생각하며 기다렸다”고 말했다.

최영환 리우젤코리아 대표가 17일 서울 광진구에 위치한 리우젤코리아 본사에서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강동헌 기자

그러다가 남성 헤어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기 시작했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남성 뷰티 시장 규모는 2020년 1조 640억 원에서 지난해 1조 923억 원으로 성장했다. 커트 비용이 평균 4만 원 이상을 호가하는 바버숍이 인기를 끄는 등 그루밍족의 꾸밈 비용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머리 손질 시간이 20~30분 내외인 미용실과 달리, 바버숍은 1시간 이상 손님에 집중하며 세심한 손길로 만족할 만한 헤어스타일을 구사해준다는 점이 고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하지만 최 대표가 리우젤 제품을 일반 소비자들에게 소개할 창구는 마땅치 않았다. 그가 택한 방법은 올리브영의 상생 제휴 프로그램이었다. 올리브영 MD와 2~3개월간의 상담 과정을 거친 끝에 리우젤은 첫 오프라인 매장에 입점할 수 있었다. 최 대표는 “사람들로부터 입소문을 타며 브랜드 인지도를 천천히 쌓아가는 방법도 있지만 중소업체 입장에서는 마케팅 비용이 만만치 않다”며 “올리브영은 MD가 상품을 직매입해 매대를 책임지고 제품 설명과 마케팅 문구까지 관리해주는 시스템이라 믿고 맡길 수 있었다”고 말했다.

2019년 10월 처음 매장에 입점한 리우젤 그루밍 토닉은 입소문이 타면서 지난해 말까지 3년 만에 1200여개 전 매장에 입점했다. 론칭 이듬해인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매출이 연평균 116%씩 성장하며 지난해 65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올해는 85억 원을 바라보고 있다. 판매처도 다변화해 현재는 열리브영은 매출 비중이 60% 수준이고, 나머지 40%는 다양한 온오프라인 채널에서 나오고 있다. 최근에는 타투 스킨 제품도 새로 들여오며 제품군도 넓혔다.

그루밍 토닉이 큰 인기를 끌자 다슈, 그라펜 등 후발주자들도 관련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2019년 리우젤에서만 선보였던 그루밍 토닉은 올해 상반기 기준 취급 상품 수가 32개로 늘었다. 지난해 올리브영의 그루밍 토닉 카테고리 매출은 2년 전 대비 10배가량 급증했다.

최 대표는 현재 5년 내 연매출 500억 원대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국내 시장뿐만 아니라 베트남 등을 중심으로 동남아시아에서도 남성 뷰티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데, 이곳에 리우젤 제품을 재포장 수출하겠다는 계획이다. 최 대표는 “한국을 리우젤의 아시아 허브로 키우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며 “한국에 리우젤 제품을 들여와 베트남 등 동남아로 재포장 수출하기 위해 본사와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강동헌 기자 kaaangs10@sedaily.com

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