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빅3 車파업 반사이익 …"무노조 테슬라 결국 승자"
생산차질·임금인상 압박 없어
기가캐스팅 2년후 소형차 적용
3D 프린팅으로 비용 추가 절감
공정혁신해 빅3와 격차 확대 노력
바이든은 車노조 파업 두둔
제너럴모터스(GM), 포드, 스텔란티스 등 미국 3대 자동차 회사에서 이례적으로 동시 노조 파업이 벌어지고 있지만 테슬라는 나 홀로 반사이익을 누릴 것으로 전망된다. 테슬라는 이번 파업을 주도한 전미자동차노동조합(UAW)에 속해 있지 않아 파업에 따른 생산 차질 등 피해가 없으며, 파업 종료 후 예상되는 임금 인상 영향도 받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오히려 테슬라는 기술 혁신을 통한 비용 절감으로 전통 자동차 업체와 더 격차를 벌릴 방침이다.
우선 이번 파업으로 GM, 포드, 스텔란티스는 임금 등 상당한 비용 인상 압박에 직면했다.
UAW는 향후 4년간 임금 최소 40% 인상, 모든 근로자에게 연금 적용, 주 32시간 근무, 추가 생활비 지급, 일자리 보장, 임시직 고용 중단 등을 요구해왔다.
이에 대해 파업 이틀째인 16일(현지시간) 스텔란티스는 즉각적인 10% 인금 인상을 포함해 4년6개월간 총 21% 인상을 파업 직전에 제시했다. GM과 포드도 최대 20% 인상을 제시한 바 있다. 하지만 숀 페인 UAW 위원장은 마지노선을 30%대 중반으로 두고 물러서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파업이 종료되면 3사의 경우 인건비 등이 올라갈 수밖에 없어 결국 테슬라만 비용 경쟁력에서 유리해질 것이라고 자동차 업계는 분석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들 업체 인건비는 복리후생비를 포함해 시간당 평균 86달러로 추산된다. 웰스파고는 3개 회사가 UAW 측 요구를 모두 받아들이면 시간당 인건비는 평균 136달러가 될 것이라고 계산했다. 기존 대비 무려 58%나 오르게 된다.
반면 테슬라는 시간당 인건비가 이들 기업보다 낮은 평균 45달러에 불과하다. 전기차는 부품 수가 적기 때문에 내연기관차보다 더 적은 인원으로 생산할 수 있어 전체 인건비 부담이 덜하다.
여기에 테슬라는 비용을 절반으로 줄일 계획이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3월 생산 비용을 줄여 차세대 차량의 제조 비용을 50% 절감하겠다는 목표를 발표했다.
테슬라는 오히려 기술 혁신으로 추가 비용을 절감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테슬라는 기존 '기가캐스팅'을 한 단계 개선한 새로운 공법을 준비 중이다. 기존의 전통 차량에는 400개 부품을 조립해야 했던 것을 거대한 프레스 한 대로 찍어낼 수 있는 공법이다.
특히 테슬라는 3D 프린팅과 모래 주조를 활용해 자동차를 설계하는 방법도 고려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모래 주조를 통한 설계 검증 프로세스는 전통적인 자동차 회사가 하는 금속 프로토타입에 비해 설계 비용이 3%에 불과하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테슬라는 새로운 공법을 2025년 출시될 예정인 소형 전기차에 적용할 가능성이 크다. 차량 크기가 작아 프레스로 찍어내기 쉽기 때문이다.
이번 파업은 장기화될수록 테슬라에 더욱 유리하다. 테슬라에는 노조가 없어 파업 가능성이 사실상 제로여서다.
컨설팅 업체 앤더슨이코노믹그룹에 따르면 3대 자동차 회사에서 열흘간 파업이 이어지면 제조사·협력업체·노동자 비용이 50억달러(약 6조6000억원)를 넘어서고 공급망 혼란이 초래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회원 15만명을 둔 UAW는 2018년 테슬라 직원을 회원으로 가입시키려고 했으나 실패했다. 당시 UAW는 머스크 CEO가 불법적으로 노조 가입을 막았다면서 그를 고소했다. 이에 대해 미국 전국노동관계위원회(NLRB)도 인정했으나 추가 가입 움직임은 없었다. 머스크 CEO는 UAW에 비판적인 의견을 줄곧 유지해왔다.
한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자동차 업체 3곳의 파업이 개시된 지난 15일 사측에 양보를 촉구했다. 파업이 그의 재선에 발목을 잡을 수 있어 이례적으로 목소리를 냈다는 분석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긴급 연설을 통해 "누구도 파업을 원하지 않지만, 나는 집단 협상을 위한 노동자의 권리를 존중한다"며 "노동자의 괴로움을 이해한다"고 말했다.
또 그는 자동차 제조사가 역대급 이윤을 올리는 점을 지적하며 "기록적인 기업 이익은 기록적인 노동 계약으로 이어져야 한다"며 "기록적인 수익은 기록적인 임금 계약을 맺어 공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자동차 3사의 동시 파업 사태가 장기화되면 경제 전반에 악영향이 불가피하고, 이는 결국 경제 분야에서 바이든 대통령 지지율을 떨어뜨릴 수 있다.
[뉴욕 윤원섭 특파원 / 실리콘밸리 이덕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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